8과 11 사이
“인간은 여전히 인공지능이 어떻게 결론을 도출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입력과 출력은 알 수 있지만, 그 사이의 과정은 마치 블랙박스처럼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문득 책 속의 구절을 중얼거렸다.
“블랙박스 문제(Black Box Problem) 말이야?”
그녀가 호응했다.
“자 들어봐, 나한테 아이디어가 있어.
우선 우리 뇌는 좌뇌, 우뇌로 되어있잖아.
그럼 인공지능 개발도 두 개의 모델을 뇌량으로 연결하는데서 시작해야하는거 아닐까?“
내가 말했다.
”GAN(적대적 신경망) 기술이 이미 있지.“
그녀가 말했다.
”이미 두 개의 모델이 경쟁하면서 서로를 발전시키는 그런 기술이 나와있긴 하지만,
나는 우리의 좌뇌, 우뇌가 서로 적대적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내가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은 처음부터 사람의 뇌신경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어.
그런 모델을 만든다면 인공지능이 사람과 좀 더 비슷해질 수 있겠네.“
그녀가 말했다.
“사람보다 더 많은 뉴런을 가지게 될 수도 있지. 그럼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형태로 간주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말했다.
“그럼 만들어볼까?”
그녀가 말했다.
그렇게 우리는 새로운 인류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