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이다.
정신없는 짐 싸기를 밤 12시까지, 이후 쪽잠을 자고 공항으로 왔다.
네 가족이 네 개의 마음을 품고, 각자의 배낭을 짊어지고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살 곳? 아직 미정.
호텔에 머물면서 집을 구하기로 했다.
아이들 학교? 미정.
집 주소가 있어야 학교에 등록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당연하던 모든 것을 새로 발급받거나 만들어야 한다.
은행계좌나 신용카드, 면허증. 이런 것들 말이다.
다행히 펜실베이니아는 면허시험 없이 한국 운전면허로 면허증 교환이 가능한 주다.
면허증이 있어야 차를 살 수 있기 때문에 그 동안에는 렌터카를 운전해야 한다.
그런데 면허증은 SSN이라는 사회보장번호가 있어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줄줄이 비엔나처럼 하나씩 꼬리를 물고 있는 해나가야 할 일들이 많다.
걱정하는 사람들에겐 "사람 사는 곳인데 어떻게든 다 되겠지요." 한다.
나에게 거는 주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