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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Jul 06. 2023

애팔래치아를 따라- 셰난도어 국립공원

필라델피아에서 방학 보내기

셰난도어     

나는 동부에 살고 있다.

그 말은 딱히 갈만한 관광지가 없다는 거다.

서부에는 요세미티도 있고 그랜드 캐니언도 있지만, 미국 동부에서 한국사람이 알만한 곳은 나이아가라 폭포가 전부다.


미국에 오기 전부터 아들은 가보고 싶은 미국 국립공원 순위를 매겼다.

1위는 옐로스톤, 2위는 그랜드 캐니언, 3위는 자이언 캐니언.

순서는 10위까지 있었다.

모두 우리가 살게 될 동부와는 어마어마하게 먼 곳이다.

한국에서 중국 상해도 2시간 반이면 가는데 같은 미국 땅에서 아들이 가고 싶은 국립공원에 가려면 5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 건 기본이다.     


미국에 온 후 지인의 추천으로 <나를 부르는 숲>을 읽었다. 그 책은 뉴 햄프셔로 이사를 간 작가 브라이슨이 애팔래치아 산맥을 종주하는 에세이다.


작가의 글을 따라 애팔래치안 남쪽 조지아주부터 메인주까지 걸은 후 나도 한동안 애팔래치아 앓이를 했다. 심지어 애팔래치아 산맥이 흐르는 펜실베니아에 살고 있지 않은가!

언젠가는 작가처럼 애팔레치아 트레일을 한 조각이라도 밟아야지.’ 늘 생각했다.


애팔레치아 산맥이 흐르고 집에서도 차로 4시간 밖에 안 걸리고, 국립공원이기까지 한 셰난도어 국립공원은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비록 사진으로 봤을 때는 강원도의 어느 산과 다름없어 보였지만 말이다.     


“셰난도어 가자.”

“싫어. 그냥 한국 산이랑 똑같은데 왜 가?”

“그냥 안 가봤으니 가는 거지.”

“귀찮아.”


나를 제외한 남편, 아들, 딸은 셰난도어에 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게 문제였다.     


그러다 방학을 맞았다.     


월요일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을 먹는데 남편이 말했다.

“우리 셰난도어 국립공원 갈까?”

내가 토요일부터 가자고 했었는데 이렇게 느닷없이?          


그렇게 짧은 1박 2일의 여행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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