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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피아 Dec 11. 2023

빚 (1): 1억 원을 모을 때까지 직불카드 사용하기

빈대 같은 빚

요즘 전 세계가 빈대 때문에 난리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서울시에서 '빈대 예방 및 관리 안내서'라는 것도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다. 한 마리의 빈대가 집에 들어와서 번식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고 하여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애들이 공포의 대상이다. 빈대에 물리면 엄청 가렵고 얘네들은 살충제에 죽지도 않는다. 오죽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라는 말이 있을까. 초가삼간을 태우지 않으려면 최대한 조심해서 빈대를 집 안에 들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리고 빈대가 들어오더라도 초기에 박멸해야 한다.


뉴스를 보다 보니 언뜻 '빚(부채)은 빈대 같은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빚, 특히 신용카드대금, 이 생겼을 때 초기에 빨리 갚아버리면 괜찮지만 그러지 못하면 어마무시한 이자율로 인해 순식간에 그 빚이 몇 배로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이 빚을 박멸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러다 결국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순간이 온다. 이것을 법적으로 개인파산이라고 부른다.


유명한 금융전문가 데이브 램지는 26세에 백만장자가 되었으나 잘못된 돈관리와 막대한 빚으로 30세에 전 재산을 잃고 파산했다. 그의 책 '돈의 연금술'에서 그는 부자가 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빚이라고 말한다.


20대 청년은 직불카드만 써도 충분하다

이 빈대 같은 빚을 예방하는 방법은 우선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고 현금과 직불카드를 쓰는 것이다. 요즘은 너무나도 쉽게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 신용카드 평균 연체이자율이 24.25%라고 한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20대들도 이 신용카드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20대 개인 파산이 최대 규모라고 한다. 앞날이 창창한 20대들이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파산을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현실이다. 현금과 체크카드로도 얼마든지 오프라인,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미래의 내 소득을 현재로 당겨와 쓰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어떤 이들은 어차피 쓸 돈이니 신용카드를 긁어서 포인트를 쌓는 게 이득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 주위에 신용카드 포인트로 10억 원을 모았다는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다.


신용카드, 만들고 싶다면 1억 원을 모으고 난 뒤에 생각해 보기

솔직히 신용카드가 없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런데 나도 신용카드를 쓰는데 다른 사람은 평생 안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우리가 어느 시점에서 신용카드를 만들면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나 생각해 봤다. 나만의 룰은 '1억 원을 모으면 신용카드를 열어도 괜찮다'이다.


월급 250만 원 받는 사람이 한 달 월급의 50%를 매달 저축하면 1억 원을 만드는데 80개월 (약 7년)의 시간이 걸린다. 20대 때 중후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대충 30대 초중반이면 1억 원의 자산이 생기는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순자산 1억 원이 생기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다. 1억 원의 돈에 1% 이자를 받아도 그게 백만 원이다. 요즘에는 5%의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500만 원, 두 달 치 월급이다. 그래서 이 시점이 되면 이자 받는 재미가 쏠쏠해진다. 이 돈의 잠재적 가치도 보이고 이 1억 원을 쉽게 낭비하고 싶어지지 않는 마음에 자동으로 내 지출을 줄이게 된다. 돈에 대한 책임감이 생길 때 신용카드를 열면 제때 신용카드대금을 갚으며 내가 돈을 다스릴 수 있을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이자 할부에 속지 말자

'6개월 무이자 할부'라고 하면 공짜로 돈을 빌릴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100만 원짜리 상품을 사도 6개월 동안 한 달에 16만 7천 원씩만 내면 되지 않는가! 말도 안 된다. 은행은 비영리단체가 아니다. 할부는 습관이 되고 여러 개의 할부가 모이면 순식간에 큰 금액이 된다. 그러다 보면 할부금을 갚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빈대가 우리 집에 들어온 격이다.


정리

20대에는 현금과 직불카드만 쓴다.

신용카드를 만들고 싶다면 1억 원을 모으고 난 후에 생각해 본다.

무이자 할부는 무이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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