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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피아 Dec 11. 2023

빚(2): 어떤 빚부터 갚아야 할까?

 5퍼센트 이자율을 기준으로 (feat. 유동비율 계산하기)

기업과 개인이 파산하는 이유는 더 이상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갚을 수가 없는 상태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자는 빌린 원금과 이자율로 인해 정해진다. 그래서 빌린 원금이 높거나 이자율이 높으면 내야 하는 이자 또한 많아진다. 빚은 기왕이면 없는 게 좋지만, 이미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 우선 이자율로 우선순위를 매긴다. 이자율에 따라 어떻게 빚을 갚아야 할지 윤곽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자율 5퍼센트가 기준점이다.

이자율이 5퍼센트 이하라면: 매달 최소 납부액만 낸다.
이자율이 5퍼센트 이상이라면 (주택담보대출제외): 최대한 빨리 갚는다!


빚 갚는 순서

1.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대출과 이자율을 나열한다. 신용카드, 학자금, 자동차 할부금, 주택담보대출금 등등.

2. 이자율에 따라 각 대출에 순위를 매긴다. 보통 신용카드 이자율이 제일 높다. 자고로 제일 빨리 갚아야 된다.

3. 5% 이상 이자율의 빚이 많다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필요 없는 지출 (커피, 해외여행, 외식)을 줄인다. 생계를 위해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아니라면 자동차를 팔아서 대출금을 갚는 것이 낫다.

4. 내가 갖고 있는 모든 대출에 최소 납부액을 낸다.

5. 가장 높은 이자율을 가진 부채를 갚는데 집중한다. 이것이 신용카드 대금이라면 최소한의 생활비와 비상금 150만 원만 남기고 모조리 내 돈을 이 부채를 갚는데 써야 한다. 평균 신용카드 이자율은 20%에 육박한다. 이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투자처는 없다.

6. 가장 높은 이자율을 가진 부채를 다 갚았다면 그다음 높은 이자율을 가진 부채를 갚는다.

7. 위의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나의 유동비율 (Current Ratio) 계산하기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의 유동부채에 대한 비율이며, 개인 또는 기업이 일 년 안에 부채를 얼마나 잘 상환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유동비율 = 유동자산 ÷ 유동부채

유동자산: 이미 현금화되어 있거나 1년 안에 쉽게 현금화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현금, 적금, 현금화 가능한 주식/채권, 지인들이 1년 안에 나에게 갚아야 할 돈 등이 유동자산의 예시다.

유동부채: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부채이다. 신용카드 값, 대출이자, 1년 안에 지인들에게 갚아야 할 돈 등이 그 예다.

이상적인 유동비율은 2다. 즉 적어도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를 내 유동자산으로 두 번은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 비율이 1보다 작으면 상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 빚을 한 번도 갚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내 전재산이 아파트에 들어가게 되는 순간 유동비율이 0이 된다. 아파트는 비유동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끌'이 위험한 것이다. 1년안에 갚아야 할 부채를 내 자산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능력이 0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대출을 받아야 할 일이 있으면 그 부채가 나의 유동비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주택담보대출금을 받아 매달 500만 원을 상환해야 한다면 일 년에 총 6,000만 원을 상환하는 것이 된다. 유동비율 = 2를 적용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그 시점에 나에게 1억 2천만 원 (6,000만 원 x 2)의 유동자산이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개인이 투자를 안 해서 망하는 일은 없다.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나를 쫓아올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투자 안 한다고 집안에 빨간딱지가 붙을 일도 없다. 하지만 대출은 다르다. 내가 수입이 있던지 없던지 내 채무는 내가 전부 갚을 때까지 나를 평생 따라다닌다. 이래서 빚내서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 성공확률이 백 퍼센트인 투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내가 빚을 무조건 갚아야 하는 확률은 백 퍼센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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