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필로소피아 Aug 31. 2024

적은 옷으로 있어 보이게 입는 법

효율적으로 쇼핑하기

"교수님, 어디서 옷 사 입으세요?" 


재미있게도 이게 학생들이 내 오피스 아워에 와서 숙제 이외에 제일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다. 아무래도 인턴십이나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사회 초년생 룩을 위한 옷 쇼핑에 관심이 많아지는가 보다. 


스타일리시해 보이고 싶어서 과소비를 하는 건 옳지 않지만, 나에게 맞는 몇 가지의 옷으로 단정하고 깨끗하게 보이는 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 사람들이 겉모습에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은근슬쩍 다 지켜본다. 나에게 옷에 관한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백인들이다.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예산도 다르니, 옷 브랜드를 알려준다고 한들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수업 마지막 날에 쇼핑할 때 어떤 옷 위주로 사야 하는지에 대한 내 기초적인 생각을 담은 5분 남짓한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해준다. 수업 내용과는 관련이 0.0001%도 없지만, 아마 이 정보를 한 학기 내내 배운 수업 내용보다 더 먼저 써먹을 것이라 생각하며. 


나의 핵심 메시지는 'Quality over Quantity'. 즉 양은 적지만 가심비 있는 옷을 사서 있어 보이게 입으라는 것이다. 

출처: Adobe Stock Photo

첫 번째: 천연 섬유(적어도 천연 섬유 혼방)로 만든 옷을 사기

브랜드보다는 원단을 따지는 게 효율적인 쇼핑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기왕이면,


1. 면(cotton)

2. 리넨(linen)

3. 실크(silk)

4. 울(wool)

5. 캐시미어(cashmere)


같은 천연 섬유로 만든 옷을 사야, 옷 자체도 오래가고 부티가 난다. 100% 천연 섬유가 아니라도, 적어도 이런 섬유와 혼방된 원단으로 만든 옷을 사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밝은 색의 옷일수록 소재빨을 많이 받고, 어두운 옷일수록 소재의 안 좋은 부분이 덜 티가 나니 이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디테일이 없는 뉴트럴한 색상의 옷을 사기

뉴트럴 컬러라고 한다면 흰색, 회색, 베이지(브라운), 검정이 있다. 이 색상의 옷들만 있어도 얼마든지 다양한 룩을 만들 수 있다.

디테일이 많고 색상이 강렬한 옷은 사람들이 기억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옷과 매치하기가 어렵다. 그럼 또다시 옷을 사야 하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 따라서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좋은 소재로 만든 뉴트럴한 컬러의 옷을 입는 것이 길게 보면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아래는 발표 때문에 차려입어야 하는 경우 자꾸 남학생들이 (체크)무늬나 패턴이 많은 옷들을 입어서, 기왕이면 이런 심플한 옷으로 옷장을 채우라고 내가 만들었던 사진이다.

세 번째: 색깔 있는 옷은 딱 하나만

여기서 '색깔 있는 옷'이라고 하면, 뉴트럴 컬러를 제외한 모든 색상(예: 빨주노초파남보)의 옷을 의미한다.


뉴트럴 컬러가 심심해서 색을 섞고 싶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걸친 아이템 중 딱 하나만 색깔 있는 것을 입는다. 예를 들어 티셔츠가 주황색이면 나머지(신발 포함)는 전부 뉴트럴 컬러의 아이템을 착용하는 거다.

네 번째: 액세서리로 심심함에 포인트를 주기

심심한 옷에 재미를 주려면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된다. 액세서리라고 하면 무궁무진하다. 안경테, 귀걸이, 목걸이, 팔찌, 스카프, 양말, 시계줄 색상 등등. 저렴한 가격에 파는 액세서리가 많으니 자기 형편에 맞는 것을 사서 시도해 보면 된다.


헤어 스타일도 액세서리다.


그리고 벨트를 활용하면 룩이 업그레이드가 된다. 특히 바지 허리 마감 부분이 허술할수록 더욱 도움이 된다. 갈색과 검은색 벨트가 활용도가 높다. 나는 이 두 가지 색상이 양면으로 붙어 있는 벨트를 자주 활용한다.


다섯 번째: 내 체형에 맞게 옷 수선하기

아무리 소재가 좋고 비싼 옷이라도 내 체형에 맞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기왕이면 심사숙고해서 산 김에, 하의 기장과 상의 품을 수선해서 입으면 구입한 옷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위의 다섯 가지 방법으로 '패셔니스타'는 못 돼도, '옷 못 입는다'라는 소리는 안 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면 된다. 


인생도 패션도 정답은 없지 않은가.

매거진의 이전글 증시가 폭락해도 내가 계속 주식을 사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