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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피아 Dec 23. 2023

사회초년생을 위한 퇴직연금 기초상식 뽀개기: 한국편

DB형? DC형?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까

처음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회초년생들은 회사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이 정신없는 와중에 정신줄 단단히 매고 입사 한두 달 내에 결정해야 할 것이 나의 퇴직연금운영방식입니다. 한 시간만 투자하면 모두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미루지 말고 꼭 제때 퇴직연금운영방식을 정하시길 바랍니다. 비정규직도 내가 지금 일하는 회사에서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반드시 알아보세요. 비정규직이라고 무조건 이 혜택을 못 받는 것이 아닙니다.


퇴직연금제도을 검색 해보시면 이 두 가지 단어를 보게 될 겁니다: (1) DB (Defined Benefit) (2) DC (Defined Contribution). 이 두 종류에 포함되어 있는 "D"는 "Defined", 즉 무엇인가가 "미리 정해졌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뒤에 단어가 다르지요? 하나는 우리가 요즘 흔히 말하는 회사에서 주는 "베네핏", 즉 퇴직급여가 확정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기여"를 하는 금액이 정해졌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이 DC형과 DB형을 둘 다 제공한다면 우리는 이제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DB (Defined Benefit): 확정급여형

DB제도는 "내 퇴직금이 미리 정해져 있다"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퇴직금은 직원의 퇴직 시점의 평균임금과 근속연수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는 산식을 이용해 계산합니다. 당연히 내가 지금 있는 회사에서 오래 일할수록, 돈을 더 많이 받을수록 퇴직금이 늘어납니다.


"나는 이 회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하여 뼈를 묻을 것이고 자산운용엔 관심이 없다"라는 생각이 있다면 DB형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그렇지만 미디어에서 다루는 MZ세대들은 자기 직장에 뼈를 묻을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필자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으레 첫 직장에서 몇 년 일하다가 이직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DB는 빠르게 넘어갑니다.


DC (Defined Contribution): 확정기여형

DC제도는 "내 회사가 연간 내 퇴직연금에 납입해 주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퇴직금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퇴직금을 만들기 위해 현재 기여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는 겁니다. 한국에서는 회사가 직원의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에 해당되는 돈을 직원이 정한 퇴직연금계좌에 이체합니다. 이 돈을 "부담금"이라고 합니다. 난 12개월 일하지만 결국 회사에서 받는 돈은 13개월어치입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퇴직연금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퇴직연금에 투자하는 돈은 나중에 은퇴 후 돈을 수령할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회사는 기여만 하고 운영은 근로자가 해야 합니다. 결국 나의 투자성과에 따라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리스크를 꺼려하는 사람은 DB형을 선호합니다. 적어도 DB형은 내가 산식으로 계산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평균적으로 요즘 MZ세대들의 마인드에는 DC형이 맞다고 봅니다. 길게 봐서 DB형보다 수익률도 더 좋을 수 있고요.


필자 개인적으로는 미니멀하게 운영하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다만 한국은 법적으로 퇴직금의 70%만 주식에 투자할 수 있고 나머지 30%는 채권에 투자해야해서 어쩔 수 없이 두 가지의 금융상품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핵심은 낮은 수수료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는 결국 개인의 선택이나 필자가 선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니멀 DC형 운영방법 4단계

1. 회사에서 지정한 증권사 중에 미국 S&P500 ETF와 한국장기국채 ETF가 있는 곳에 계좌를 연다.

회사가 나에게 준 퇴직연금운용선택지를 보면 은행, 증권, 보험사가 있을 수 있다. 이중 한국에서 ETF를 거래할 수 있는 곳은 증권사뿐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ETF가 수수료가 제일 저렴하다.

글 업데이트: 수수료를 잘 본다. 한국증권상장ETF는 숨은 보수 (기타비용)가 있다! 그러니 웹사이트에 공지되어 있는 총보수만 믿지 말고 반드시 ETF투자설명서를 열어서 "총보수/비용"이 몇퍼센트인지 봐야한다. 웹사이트에 총보수가 0.07%라고 공시되어 있어도 기타비용까지 합치면 0.1%가 넘기 때문이다.

30년 국채가 장기국채이다.

2. 회사가 언제 부담금을 이체하는지 알아본다. 어떤 회사는 1년에 한 번 이체해주기도 하고, 어떤 회사는 매달 나눠서 이체해주는 곳도 있다. 회사가 돈을 이체하는 시기에 맞춰서 어떻게 투자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꼭 알아보고 핸드폰 달력에 기록해 둔다.

3. 적립금의 70%는 미국 S&P500 ETF에 넣고 나머지 30%는 한국장기국채 ETF에 넣는다.

배당금이 자동으로 재투자 되는 ETF가 있다면 거기에 넣는다. "TR"이 붙은 ETF가 배당금 자동 재투자 상품이다.

주가지수추종 ETF가 무조건 수수료가 제일 저렴하다. 증권회사에서 별로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했을 때 이 수수료도 저렴한 지수투자가 수수료 비싼 액티브 펀드 수익률을 이길 확률은 8-90%다 (링크).

한국 국채는 안전자산이다. 한국 정부가 부도나면 그땐 퇴직금이 문제가 아니다.

미국 전체채권인덱스를 추종하는 ETF를 살 수도 있으나 내가 알기로는 한국 증권회사 연금에는 이 상품이 없다.

4. 회사를 퇴직할 때까지 (3) 번을 반복한다.


회사를 퇴직하면 IRP형으로 이전하기

IRP는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약자로 근로자가 퇴직 또는 이직 시 받는 퇴직금일시금을 수령하는 계좌입니다. 증권회사에 IRP를 열고 DB형이든 DC형이든 퇴직금을 이 IRP계좌로 옮겨서 다시 저 위의 미니멀 운영방법 (3)의 방식으로 돈을 분배해 놓으면 됩니다.


DC형 퇴직연금계좌를 열면 다양한 금융 상품의 종류에 순간 압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수료" 이 한 단어만 기억하세요. 수수료가 가장 낮은 것이 지수추종 ETF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웹사이트에 공지되어 있는 총보수만 믿지 말고 반드시 ETF투자설명서를 열어서 "총보수/비용"이 몇퍼센트인지 보십시오. 총보와 기타비용을 합친 수수료가 낮은 ETF를 선택하는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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