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의 법칙: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돈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내 욕심을 다스리는 것
'파이어'라는 신조어를 들어보셨나요? 파이어(FIRE)는 'Financial Independence and Retire Early'의 약자로 '경제적 독립을 이뤄서 일찍 은퇴를 한다'라는 뜻입니다. 경제적 독립이란 근로 소득 없이도 현재 나의 생활방식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냅니다. 개인적으로 경제적 독립은 지지하나 요즘 같은 백세시대에 조기은퇴가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필자는 파이어족보다는 파인드(FIND)족이 되고 싶습니다. 'Financial Independence N Dream'이라고 '경제적 독립을 이뤄서 나만의 꿈을 찾아 가자'는 뜻으로 만든 저만의 단어입니다. 경제적 독립을 바탕으로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내가 속해있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필자의 목표입니다.
막연히 우리는 많은 돈이 있으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돈'이란 단어는 매우 추상적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경제적 독립을 위해 필요한 돈을 계산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법칙이 바로 '25의 법칙' (Rule of 25)입니다.
25의 법칙의 기원은 4%의 법칙 (4% rule)입니다. 1994년 재무관리사 윌리엄 벤겐 (William Bengen)이 고안해 낸 법칙으로 은퇴자가 매년 4%의 은퇴자산을 인출한다면 30년간의 은퇴 기간 동안 그 자산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예를 들자면 은퇴자산 5억 원으로 30년 동안 생활하고 싶다면 매년 2천만 원을 인출하면 됩니다. 4%를 반대로 생각하면 '곱하기 25'가 됩니다. 따라서 현재 경제적 독립을 위해 필요한 돈을 계산하려면 다음과 같은 방식을 쓰면 됩니다. 이 돈은 순자산입니다. 순자산이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금액입니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 필요한 돈 = 1년 치 생활비 x 25
이 공식을 적용해 보는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일 년간 총 지출한 돈이 3,600만 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이 돈은 대출금 이자를 포함한 고정비용과 변동비용을 모두 합친 금액입니다. 3,600만 원에 25를 곱하면 9억 원입니다. 내가 근로소득 없이 현재와 같이 월 300만 원의 생활비로 살고 싶다면 빚 없는 순자산이 9억 원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필요한 생활비가 늘어날수록 경제적 독립을 얻기 위해 필요한 돈의 액수도 늘어납니다. 월 500만 원을 쓰는 사람이라면 순자산이 15억 원이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월 200만 원으로도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경제적 독립을 위해 필요한 돈은 6억 원입니다.
전문가들은 조기은퇴를 원하는 사람들은 25의 법칙이 아니라 30의 법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40대에 조기은퇴를 하고 싶고 1년 치 생활비로 3,600만 원을 지출한다면 10억 8천만 원의 순자산이 필요합니다.
25의 법칙이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은 경제적 자유를 위해 필요한 돈의 액수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6억 원이 자유를 주는 돈이 될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6억 원은 택도 없는 돈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내 욕심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예전 글에도 한번 올렸던 "수도사와 장관"이란 우화로 마무리합니다.
베스트 프렌드였던 두 남자아이는 성장하면서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하나는 소박한 수도사가 되었고, 다른 하나는 왕을 섬기는 부유하고 강력한 장관이 되었다. 몇 년 후, 그들은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고급 의복을 입었으나 살찐 장관은 가난하고 남루한 수도사를 불쌍하게 여겼다. 도움을 주고자 그는 말했다. "너도 왕의 비위를 맞추는 법을 배운다면, 쌀과 콩만 먹으며 지내지 않아도 될 텐데." 이에 수도사는 답했다. "너도 쌀과 콩으로만 살 수 있다면, 왕의 비위를 맞추지 않아도 될 텐데."
대부분의 우리는 이 둘 사이 어딘가에 속한다. ( J.L. Collins, The Simple Path to Wealth에서 발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