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
2022년 통계청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평균초혼연령은 남자는 33.7세, 여자는 31.3세라고 합니다. 평균연령이 30대 초중반이니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커플이 맞벌이 부부로 신혼생활을 시작합니다.
결혼을 하고 나면 돈관리는 부부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핫이슈입니다. 요즘 미디어에 따르면 많은 맞벌이 부부들이 통장을 합치기보다는 각자 돈을 관리하고 생활비만 각출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신혼부부가 돈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전 솔직히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과 철학에 잘 맞는 돈관리 방법이 언제나 정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확률의 오답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오답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부라는 조직에서 회계투명성은 평화로운 부부생활을 위한 출발점입니다. 결혼 준비를 할 때 반드시 서로의 재정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합니다. 나의 재산과 빚을 공개하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저축할지, 빚을 갚아야 할지, 투자할지 심도 있게 의논해봐야 합니다. 대한민국에는 금융결제원에서 운용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사이트를 통해 내 계좌를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사이트 링크 클릭). 전반적인 내 부모님의 재정상태 (자산보다도 특히 채무) 또한 상대방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어느 나라나 결혼은 가족과 가족의 결속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앞둔 연인 사이에 이 대화가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면, 결혼 자체에 대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봐야 합니다. 돈문제가 이혼의 가장 큰 이유중 하나입니다.
아무리 각자 돈을 관리한다 하여도 우리의 수입과 지출, 순자산 상태는 공유되어야 합니다. 매달 우리 부부만의 재무제표를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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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독자분이 직장인이시라면 묻겠습니다. 본인의 회사를 사랑하시나요? 매일 아침 출근을 할 생각에 설레어 눈이 번쩍 떠지시나요? 만약 "예"라고 대답하실 수 있다면 큰 복 받으신 분입니다. 대다수는 그 정도로 내 직장과 일을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매일 아침 무거운 몸을 일으켜서 회사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매달 통장에 꽂히는 돈입니다.
돈 관리는 부부가 각자 따로 하는데, 배우자 A의 월급은 저축하고 배우자 B의 월급은 생활비로 쓴다고 가정해 봅시다. 배우자 B는 분명 열심히 일을 하는데 아무리 일을 해도 통장에 쌓이는 것이 없습니다. 이런데 회사 갈 맛이 나겠나요? 통장을 합친 부부라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돈 관리를 따로 하는 부부라면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부부는 둘이 함께 즐거워야 합니다.
그리고 맞벌이 부부라면 둘 다 연금저축펀드에 꾸준히 은퇴자금을 모아야 합니다. 매년 연금저축펀드에 저축할 수 있는 한도금액이 있기 때문에, 한 사람만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일정한 금액을 연금저축펀드에 저축하면 훨씬 더 빨리 큰돈을 모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우리 부부의 전체적인 상황을 보지 않고 무조건 결혼 생활비를 반반씩 각축하는 것도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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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오답은 타인의 말에 과도한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이 타인은 내 배우자의 부모가 될 수도 있고, 나의 부모가 될 수도 있겠지요. 혹은 동료나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조언을 주는 사람들이 재정 전문가라면 그들로부터 많이 배우며 유용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찬성합니다. 하지만 이 지식을 통하여 우리 부부도 우리 부부만의 철학을 만들어야 합니다. 부부의 일은 당사자가 가장 잘 압니다. 저 포함 그 누구도 부부의 돈관리 정답을 만들어 줄 수는 없습니다.
결혼에는 규모의 경제가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경제적인 부담을 나누고 협력함으로써 훨씬 더 빨리 자산을 늘릴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소통하세요. 그러다 보면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이 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