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펀드투자
모든 투자를 하나하나 우리가 할 수는 없다. 또, 우리가 모르는 국가나 산업에 쉽게 투자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가 대신 돈을 맡아 운용하는 간접투자상품인 ‘펀드’를 활용하면 된다. 펀드를 투자하기 전에 살펴볼 것들을 정리해보자.
먼저 장기 투자가 가능해야 한다. 펀드는 살 때와 팔 때, 그리고 투자 기간 동안 수수료가 발생한다. 짧은 기간만 투자하게 되면 팔 때 높은 수수료를 메긴다. 운용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기간만 투자해선 기대했던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
펀드의 매니저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펀드의 이름만보고 투자하기 십상이다. 운영이야 알아서 하겠거니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돈이다. 어떤 경력의, 어느 직급의 매니저가 나의 돈을 맡고 굴리고 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펀드마다 투자설명서가 있고, 우리는 그 설명서에서 펀드 매니저에 대해 알 수 있다. 운용전문인력의 이름, 출생연도, 직위, 운용중인 펀드 개수, 운용자산규모, 주요 운용경력과 이력 등을 확인 가능하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맡고 있는 펀드 수가 지나치게 많거나, 이직이 잦았다면 좋은 펀드매니저라고 보기 어렵다.
펀드의 테마를 확인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 같은 국가, 같은 섹터에 투자한다고 해서 비슷한 펀드는 아니다. 우선 펀드를 보수적으로 운용하느냐, 혹은 공격적으로 운용하느냐를 두고 나뉜다. 또, 주식이나 채권의 투자 비중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흔히 채권의 투자 비중이 클수록 위험이 낮거나 변동성이 작다.
펀드 투자 절차는 어떻게 될까?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금융회사에 방문하면 우리는 아래와 같은 절차를 밟아나가게 될 것이다. 하나라도 빠졌다면 판매자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1. 투자성향 파악을 위한 설문지 작성하기
투자목적, 재산현황, 금융지식, 투자경험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2. 투자성향 설명 받기
판매직원 혹은 상담원이 당신의 투자성향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설명해 줄 것이다. 투자성향은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으로 나뉜다.
3. 펀드 추천 받기
당신의 상황에 비추어 직원이 펀드를 추천해준다. 만약 당신의 투자성향이 안정추구형인데, 직원이 공격투자형 펀드를 추천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직원이 자신에게 가장 많은 수수료가 나오는 펀드를 추천해줬을 수 있다. 반드시 수수료 배분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자.
4. 가입여부 결정하기
몇 가지 추천 펀드를 앞에 두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바로 펀드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을 두고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추천한 펀드가 투자하는 국가나 산업에 대해 직접 한 번 알아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금융회사 직원은 해당 펀드가 돈을 벌지 말지는 별로 관심사가 아니다.
5. 가입 후 펀드 관리하기
펀드에 가입했다면 정기적으로 운용사는 당신에게 자산운용보고서를 보낼 것이다. 펀드는 당신의 투자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지만, 언제까지 투자를 이어갈 것인지는 당신이 판단할 몫이다. 꼼꼼히 보고서를 읽고 회수할지, 놔둘지, 더 투자할지 결정하자.
저금리 시대, 펀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
금리가 낮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금리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른다.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많고, 빌리려는 사람이 적으면 금리는 내려간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급격한 경제 성장을 겪었는데, 당시 예금금리는 10%를 크게 초과했다. 그 당시 돈을 사용하려는 기업 혹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금리가 높으면 예금만으로도 충분히 자산 불리기가 가능하다. ‘72법칙’을 적용해보자. 72법칙은 ‘72를 연평균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2배로 불어나는 시간을 계산해내는 계산법’이다.
금리가 16%이면 원금이 2배가 되는 시간이 고작 4.5년이다. 당신이 1억원을 은행에 맡기고 9년을 기다리면, 그 돈은 무려 4억원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후하게 쳐서 적금 금리를 2%라고 하자. 이 돈이 두 배로 뛰기 위해선 31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2%라는 수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방 따라 잡힐 수 있는 수준이다. 2%의 금리를 받았지만 물가가 1% 상승하면, 우리는 고작 1%의 수익만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은행이 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예금자 보험 제도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제1금융권 예금의 위험은 ‘제로’다. 위험이 없는 대신 수익도 매우 낮은 것이다. 그렇지만 위험이 없는 게 능사가 아니다. 위험을 조금 더 부담하면서 추가적인 수익을 찾아 다녀야만 미래에 나에게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