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삽니다. 그렇다고 생각을 하죠. 그런데 실제는 다릅니다. 만났던 사람을 계속 만납니다. 만나고 또 만납니다. 대학과 회사, 그리고 업종 밖을 벗어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드뭅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인간관계를 이어가기 때문이죠.
조직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타냐 매넌(Tanya Menon)은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 편안함을 느낀다"라고 설명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에 봉착해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간절할 때, 새로운 직장과 직업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때, 우리가 어울리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그리 쓸모가 많진 않습니다.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의 '약한 연대의 힘'이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새로운 직장을 구한 사람은 그 정보를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약한 연대로 이어진 사람들'에게서 얻었습니다. 강한 연대로 이어진 네트워크 안의 사람들은 이미 내가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새롭게 만난 약한 연대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거죠.
타냐 매넌은 새로운 필드의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불편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반복되던 패턴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죠. 또 사람들의 직업이나 의상, 얼굴, 체형 등으로 '필터링'했던 방식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새로운 사람'과 가까워질 수 있는 거죠. 편견을 내려놓고 불편함을 감수하면 우리는 우리와 다른 새로운 사람들을 우리의 네트워크에 얹을 수 있을 겁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타냐 매넌은 수강 학생들의 자리를 계속해서 섞었습니다. 강제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게 한 거죠. 하버드에서 이러한 네트워크 개입에 대해 연구한 그녀는 이런 결론을 냅니다.
제한된 공간을 마련하고,
새로운 사람을 피할 수 없게 만나게 하라.
우리는 본능적으로 새로움을 경계합니다. 새로움을 좋아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불편해하죠. 제가 만난 성공한 전문직 종사자나 기업의 C레벨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람 만나는 건 언제나 불편하다고.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또 새로운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구합니다. 그들은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일에 익숙해졌고, 그 불편함은 점점 작아졌습니다.
하지만 분명 기회는 내가 가보지 않았던 길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적인 혹은 공적인 기회는 내가 항상 봐오던 풍경보단 그 풍경을 제외한 무한한 공간에 있을 테니까요. 나와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서로 공감하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입니다만, 우리는 분명 나와 구분되는 누군가와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는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Shall We Eat?
쉘위잇 프로젝트는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네트워킹 런치 프로젝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강남, 여의도, 을지로, 판교 등을 중심으로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직장인끼리의 점심을 매칭하는 프로젝트죠. (베타 테스트 중입니다) 아래 링크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쉘위잇이 고른 맛집에서 새로운 사람과의 특별한 만남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