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일면식도 없는 직장인 스무 명이 모인다면 어떨까? 단 하나 공통점은 '직장인'이다. 지난 8월 '직장인 네트워킹 런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9월, 10월, 11월 동안 20회 이상의 네트워킹 런치를 진행했다. 12월엔 연말 모임과 휴가 등으로 인해 쉬어가기로 했다. 현재 600명까지 <회사_밖> 풀(Pool)이 늘었지만, 아직 빈번한 네트워킹 런치를 열기엔 부족했다. 600명을 지리적으로 나누면 해당 지역 내 모수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강남역 인근 직장인은 200명 이상 등록이 되어 있지만, 여의도는 100명 밑이다. (<회사_밖> 풀 등록하기)
네트워킹 런치를 진행하면서 온 피드백 중 하나에 대해 고민했다. 점심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좋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이다. 서로가 더 이어지고 싶지만 점심은 제약이 많다. 애초 네트워킹 런치는 '약한 연결'을 위한 것이었기도 하다. 초기 <회사_밖>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강한 연결'을 위해선 저녁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가했었다. 저녁은 퇴근 후 이동이 가능하고 할애할 수 있는 시간도 길었다.
먼저 생각한 것은 인원이었다. 서로 네트워킹을 한다면 몇 명이 적절할까? (불참을 고려하면) 10명은 적었고, 30명은 처음 테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엔 버거웠다. 그래서 20명이 됐다.
20명과 함께 무엇을 할까? 일단 일회성 이벤트는 아니었다. 강한 연결의 핵심 요소는 서로 파악할 기회가 여러 번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것은 부담스럽고, 한 달에 한 번은 너무 간격이 길었다. 그래서 한 달에 두 번 만나는 걸로 정했다.
모여서 무엇을 할까? 네트워킹이 주목적이므로 서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외부 강연자를 초청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났다. 결국 참여 직장인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콘셉트로 귀결됐다. 자신의 업 혹은 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든다면, 우리는 배울 수 있고 또 서로를 알게 되지 않을까? 찾아보니 <낯선대학>이란 훌륭한 프로그램이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이 이미 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생각에 <회사_밖>에서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추진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명, 한 달에 두 번, 참여자가 발표
구조가 잡혔다. 20명에게 1시간씩(발표 및 Q&A)을 주면 총 10번의 모임을 진행하게 된다. 처음과 끝을 위한 두 번의 모임을 더 하면 총 12번의 모임이 된다. 한 달에 두 번이니 딱 6개월의 프로그램이 된다. 여기까지 정리해보니 뭔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가장 큰 극복 과제가 있었다. 장소였다.
모임이 12번이나 되다 보니 안정적인 장소 확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였다. 접근성도 좋아야 하며, 또 발표를 위한 공간이기도 해야 했다. 당장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 부분을 개인적으로 풀긴 어려웠다. 누군가의 지원사격이 필요했다.
패스트파이브를 포함한 몇몇 공유 오피스에 제안을 던졌다. 이러저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데 장소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냐는 제안이었다. 그리고 패스트파이브 윤누리 커뮤니티 파트 리더님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몇 차례 의견을 주고받은 끝에 패스트파이브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장소는 환상적이었다. 패스트파이브 강남3호점 컨퍼런스룸은 접근성도 뛰어날뿐더러 발표를 위한 최적의 공간이었다. 20명을 수용하기에도 충분했다.
더불어 패스트파이브의 고객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즉, 패스트파이브 채널을 통해서도 <회사_밖>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회사_밖_동료>를 좀 더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
<회사_밖_동료>는 지원자 중 스무 명을 선발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월 19일까지 지원자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다행히도 현재까지 20명이 넘는 직장인이 지원을 했다. 이 첫 모임을 통해 20명의 직장인과 내가 강하게 이어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유익한 커뮤니티가 되길 바란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번 여정은 함께 하는 것이기에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