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란 '돈이 돈을 버는 것'이다. 내가 가진 자산을 잘 운영해 추가적인 수익을 버는 것이 바로 재테크다. 혹자는 불로소득이라고도 표현한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재테크를 통해 진짜 '돈'을 벌기 위해선 많은 공부와 경험, 그리고 실천이 필요하기 때문에 노동이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다.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필요한 게 뭘까? 당연히 '돈'이다. 그러므로 자산을 불리는 30~40대와 많은 자산을 보유한 40~50대가 재테크에 가장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재테크의 기초가 되는 '종잣돈'은 왜 중요할까?
자산은 재테크의 체력
자산이 작으면 선택할 수 있는 투자 수단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특히 장기 투자가 부담스러워진다. 채권이나 부동산, 장외주식, 펀드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 것들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남들보다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하게 된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다. 실제 그렇다. 국민연금이나 공제회, 대기업같이 거대 자본을 굴리는 투자자들은 매년 투자를 한다. 불황일 때나 호황일 때나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를 하는데, 그렇게 해야만 급변하는 시장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자산이 부족해 딱 한 해에만 1000만 원을 투자했다고 하자. 그러면 그 투자연도 이후 몇 년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당신의 수익률은 좌지우지된다. 하지만 매년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다면, 자연히 시계열적 분산투자가 이뤄진다. 그만큼 위험은 낮아진다.
이른바 '물타기'라는 것도 있다. 투자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추가적인 투자를 감행해 평균 투자 단가를 낮추는 행위다. 물론 무분별한 물타기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은 계속 바뀌고, 기업의 가치도 변하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졌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이때 종잣돈이 충분하다면 '투자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종잣돈 모으기의 시작은 소비 모니터링
돈을 모으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소득, 이자, 시세차익 등을 통한 '플러스' 현금흐름을 늘리는 방법과 소비, 이자지급 등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줄이는 방법이다.
초기 종잣돈 모으기의 핵심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소득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 단계에선 소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모니터링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면 된다.
01. 매달 지불되는 비용 분류하기 (집세, 통신비, 공과금 등)
02. 일일 평균 식비 계산하기 (음주 포함)
03. 기타 소비 품목을 정리하기
1번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매달 크게 바뀌지 않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의 지출을 줄일 수 있다면, 그 효과는 크다. 가령 30만 원이던 월세를 5만 원만 줄여도 연간 6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통신비도 마찬가지다. 매년 한 번씩 통신사에 확인해 현재 자신의 통신 서비스 이용 패턴에 요금제가 적정한지 확인하자.
2번은 매일매일 다르지만 월별로 묶는다면 매달 지출되는 금액은 대동소이하다. 내가 식료품비에 많이 쓰는지 적게 쓰는지 비교하기 위해선 '엥겔지수'를 참고하는 게 좋다. 엥겔지수는 총가계 지출액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전체 평균은 약 14% 정도이며, 소득이 낮을수록 엥겔지수는 높아진다. 식료품비는 가장 필수적인 지출 부문이기 때문이다.
3번이 중요하다. 1번과 2번의 소비는 크게 줄이기 어렵지만, 3번은 의외로 줄일 구석이 많다. 의류나 사치품, 여가활동 등을 위한 지출이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소비 모니터링은 괴로운 일
지출 계좌는 하나로 통일하기
소비 모니터링은 괴로운 일이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소비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그런데 그 일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품도 많이 든다. 일일이 기록해야 하고, 체크해야 한다.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지출 계좌를 하나로 묶으면 한결 수월해진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적으로 무엇에 지출했는지 알게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옛날 가계부를 적듯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 물론 적금이나 펀드, 주식투자를 위한 계좌는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지나친 소비 줄이기는 금물
모든 면에서 아끼려는 구두쇠가 될 필요는 없다.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걷고, 식비를 줄이기 위해 싼 음식만 고집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체적인 면에서 효율을 생각해야 한다. 나의 시간과 건강을 고려해 결정을 내리면 된다. 자기계발을 위한 소비는 오히려 장려한다. 운동, 공부 등을 위한 소비는 투자에 가깝다. 기업도 임직원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피트니트 센터를 이용하라고 독려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런 소비는 더 많은 소득으로 돌아온다.
여가생활이나 여행을 통한 재충전에도 인색해선 안된다. 하지만 적당한 선은 지켜야 한다. 한 번의 여행에 월급을 몽땅 쓰면서 "나를 위한 선물"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자기합리화밖에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