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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Apr 14. 2016

보험과 투자를 한꺼번에? 노노!

마음이란 게 참 그렇다. 보험에 가입하자니 돈이 아깝다. 왠지 보험금을 납입한 것 이상으로 활용해야만 하는 느낌이 든다. 또, 보험금으로 낸 돈이 차곡차곡 모여 되돌려 받고 싶기도 하다. 더 나아가 수익을 내준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온 게 변액보험(Variable insurance)이다.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 성과를 나눠주는 보험 상품이다. 보험도 가입할 수 있고, 어쩌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니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을만했다.


이 변액보험은 1950년대 유럽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사실 금융업 전반으로 보자면 역사가 길진 않다. 1970년 중반 미국, 1980년대 말 일본을 거쳤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기 시작된 것은 2001년부터이니 그 역사는 매우 짧다. 


보험사의 기본은 수수료 장사: 보험사에 얼마가 들어가는 지 살펴라

보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보험은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터졌을 때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장치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모여 공동의 비상금을 준비해 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쁜 일이 안 생기면 그대로도 좋고, 설령 불운한 일이 터지더라도 비상금을 쓸 수 있으니 타격을 줄일 수 있다.


보험사는 그 중간에서 대신 돈을 맡아두고, 그 돈을 운용해 자산가치를 조금씩 늘리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가입자에게 일이 터졌을 때 그것을 평가, 적절한 수준의 비상금을 내어주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역할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다.


보험사는 자산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아니다.  물론 그 역할을 하지만, 다른 전문기관에 그 역할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출자나 위탁 등을 통해) 보험사는 투자 역시 위탁으로 진행하게 되며, 이 경우 수수료는 증가한다.


변액보험의 경우, 보험계약자가 납입하는 보험료 가운데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제외한 적립 보험료만이 투자에 들어가게 된다. 100만 원을 납입하더라도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제외한 90만 원만 투자됐다고 해보자. (대개 사업비는 10%를 넘는다) 


투자를 통해 이익을 내기 위해선 10%를 넘어선 수익률이 나와야 한다. 만약  채권과 같은 안정적인 투자처를 선택했다면, 당신이 이익을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위험 채권을 제외하고) 5%를 넘어서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수익이 기대되는 위험 자산(주식)에 투자한다면? 20%의 기대수익의 다른 면에는 그만큼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올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대부분의 가입자 성향과는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목적에 맞는 심플한 보험 가입하기

여러 가지 장치가 들어갈수록 수수료는 비싸진다. 복잡할수록 금융회사는 마치 "내가 고생하니 돈 더 줘"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복잡하지도 않다) 


만기환급금이 없는 순수 보장형 보험을 눈여겨봐야 한다. 돌려받을 돈 없이, 그리고 별도의 추가 손실이나 수익 없이 본래의 보험 역할에 충실한 이 상품이 '보험'때문에 일어날 골칫거리를 원천 봉쇄하는 방법이다.


만기환급형 보험보다 보험료가 싸다. (손해 보는 장사를 절대 하지 않는) 보험사는 만기에 돌려줄 돈을 미리 받기 때문에 만기환급형 보험이 더 비쌀 수밖에 없다. 보험료가 더 저렴할수록 해지 가능성은 낮고, 따라서 해지 페널티를 낼 가능성도 낮아진다.


투자는 다른 전문가에게 맡겨라

그렇다면 투자는? 보험은 보험 전문가에 맡겼으니, 투자는 투자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아니면 직접 해도 좋다.


최근 펀드 수수료는 매우 저렴해졌다. ETF 등에 투자하면 어렵지 않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펀드에 투자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보험사에 높은 사업비를 제공할 바에 펀드 수수료(0.5% ~ 3%)를 내는 게 요즘 시장 상황에선 더 적절하다.



보험은 나에게 닥칠 알 수 없는 미래 중 어려운 일에 대한 헤지(Hegde)다. 투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모험이다. 이 둘의 성격은 상이하다. 하나에 담기보단 각자의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럼으로써 각각에 대한 나의 운용 반경을 더 넓히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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