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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Sep 29. 2016

이직의 무게

세상에 일할 곳은 많습니다. 도시의 빽빽한 건물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기업이 입주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의 이름은 모래사장의 모래 한 줌 정도일 것입니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평균 이직 횟수는 약 2.6회입니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7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입니다. 실제 이직 횟수는 이보다 높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재직자의 평균 이직 횟수는 4.1회이고, 앞으로는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필자도 두 번의 이직을 했습니다. 모두 동종업계에서 이뤄진 이직입니다. 평균 재직 기간은 대략 2.5년 정도입니다. 길지 않은 셈이죠. 다만 첫 직장에서의 근무 기간이 짧아 이를 감안하면 다음 직장에서의 근속 기간은 조금 늘어납니다.


이직 판단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우선 이직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

(2) 인적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3) 실력을 키울 기회를 찾아서


직급과 연봉을 높이는 것은 (1)에 해당할 것이고, 조금 더 큰 회사로 옮기는 것은 (2)에 해당할 것입니다. (3)은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 역시 위 세 가지 모두가 이직 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특히 (1)은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유용하고, (2)와 (3)은 이직을 마음먹는 데 영향을 미치는 듯합니다.


물론 위 기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무엇인가 더 현실적인 고려 사항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나라의 조직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내부 정치'입니다.


고위직으로 가는 길은 좁다


젊은 날의 이직은 생각보단 어렵지 않습니다. 몸이 가볍다고 표현할 수도 있죠.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다면, 그 몸은 더 가벼울 것입니다. 


하지만 커리어가 계속되다 보면 몸은 무거워집니다. 몸이 무거워진다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1) 특정 회사에만 유용한 기술이 는다

(2) 내부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도가 커진다

(3) 타 기업으로의 이직 기회가 줄어든다


회사는 다 각자의 업무 방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회사에 오래 일하다 보면 그 방식에 적응하게 되고, 또 그 방식 아래에서 일을 잘 해나갈 수 있습니다. 10년 이상 근무하다가 이직하게 된다면, 이직하게 될 회사의 시스템을 다시 익히는, 일종의 마찰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내부의 인적 네트워크가 쌓일수록 이직은 어려워집니다. 그것은 기존의 조직에서 누릴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특혜 때문이기도 합니다. 승진은 반드시 능력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조직에 몸 담고 있으면 자연히 서로 간의 보이지 않는 신뢰 같은 것이 생기고, 암묵적인 상호 호혜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비록 조직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안녕을 위해 신규 진입자보단 나와 함께 오래 일한 동료를 챙기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 회사로 가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반대로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이직을 했을 때 나는 저 회사의 고위직이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훌륭한 조건으로 이직을 하더라도, 이직하게 될 그 조직에는 오랜 기간 몸담고 있는 누군가와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조직의 문화가 신규 진입자에게 야박하다면? 당신의 미래 현금 흐름에 굉장한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대체로 커리어의 후반부에 높은 연봉을 받게 된다는 것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 같은 것 때문에 누군가는 더 좋은 대우와 더 큰 회사로의 이직을 단념하고, 본래의 회사에서 높은 자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직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같지 않습니다. 조직 문화마다 이직이 당신의 미래의 자리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해 숙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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