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 월요TALK
공부는 중요하고, 또 필요합니다. 지식은 인생을 풍부하게 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유학도 공부를 하는 방편 중 하나입니다.
유학은 '외국에 머무르며 공부하다'라는 뜻입니다. 국내에서 배우기 힘든 것, 외국에서 공부하기에 탁월한 것들을 공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외국에 머뭅니다. 그리고 이런 '특별한 상황'은 비용이 들기 마련입니다.
편차가 크긴 합니다만, 1명의 자녀를 4년 정도 해외에 유학을 보내게 되면 대략 3억 원에서 5억 원 사이의 비용을 치릅니다. 매년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나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유학지로 대부분 미국을 택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비용은 대동소이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유학은 출세의 지름길이었습니다.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가지 못했을 시절, 유학은 능력을 차별화하기에 좋았습니다. 그리고 취업 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이들 유학파 인재들은 요직을 차지하기 한결 수월했습니다. 유학에 대한 비용은 이후 경제 활동을 통해서 쉽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그럴까요? 조금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유학'이라는 타이틀이 더 이상 희소하지도 않고, 기업에서 그 타이틀에 목을 매고 있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유학파의 가장 큰 무기였던 '외국어 실력'도 교육 시장의 발달로 큰 차별점이 되긴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아트 유학'이라는 게 유행입니다. 순수예술, 그래픽 아트, 패션디자인 등 예술과 관련된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는 겁니다. 이 분야에 대해 학생의 관심도 늘고 있고, 또 대학 입학이 까다롭지 않다는 것도 이 유행에 힘을 실어준 듯합니다. 그러나 유학생 5명 중 1명은 중도 포기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졸업을 하더라도 취업이 쉽지 않습니다.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어려운 예술계 취업이 우리나라에서 잘 될 턱이 없지 않을까요.
'망하는 유학'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어려운 국내 학업의 도피처로 생각한다.
(2) 보내면 잘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
(3) 남들 혹은 유학 브로커의 주장에 의존한다.
(4) 자녀의 능력을 과소 혹은 과대평가한다.
(5) 비용은 '어떻게든' 마련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1), (2), (3)은 유학에 대해 숙고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합니다. 국내에서 잘 하지 못하는 자녀가 해외로 간다고 해서 갑자기 실력이 좋아질까요? 도피처라고 생각했던 그곳이 더 힘든 곳이지 않을까요? 학생 시기의 1년은 어른의 1년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떠나게 될 그곳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남들의 경험에 의존하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유학은 정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입니다. 자녀의 성격과 취향, 그리고 유학 대상 지역의 환경, 학교나 학원의 분위기 등 굉장히 주관적인 요소들이 유학의 질(Quality)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비용 문제로 돌아가 봅시다. 만약 자녀가 유학을 다녀와서 금전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 '비용' 문제는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유학을 보내지 않고 그 돈을 차라리 '증여'나 '상속'을 하는 것이 나을지 모르니까요.
예전에는 부모는 노후에 자녀에게 기댔습니다. 그것이 가족의 생존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자녀에게 기댈 수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부모가 성인 자녀를 데리고 살 정도로 세태가 바뀌었고, 중산층은 노년이 될수록 파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 전략도 바뀝니다. 만능키였던 유학은 더 이상 그 값어치를 하지 못할 때가 많아 보입니다. 더욱이 오직 '성공'만 바라보며 달려가던 옛 세태는 더 이상 올바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성공이 직장과 연봉으로만 평가되던 시대는 아니니까요.
자녀를 왜 유학 보내려고 하시나요? 유학을 어디로 보낼지, 언제 보낼지를 생각하기에 앞서 '왜' 유학이란 걸 선택하려 하는지 자녀와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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