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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Mar 02. 2016

당신이 알아야 할 우리의 인지능력 : 정보처리오류

Chapter 1. 감정은 이성을 배신한다

앞에서 살펴본 편향 혹은 오류가 우리의 잘못된 믿음 때문이라면 지금부터 얘기할 것들은 우리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면서 일어나는 오류에 관한 것이다. 슈퍼컴퓨터에 버금가는 훌륭한 하드웨어인 우리의 뇌지만,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내가 얼마에 샀는데! 못 팔아! - 기준점과 조정 편향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을 할까? 우리는 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기준이란 것을 만든다. 물론 그 기준에는 논리적인 근거가 있다기보다는 본능적이다.


성남시에 10억원짜리 주택을 샀다고 하자. 5년이 지나고 우리는 집을 팔 지 말 지 결정해야 한다.집 가격이 12억원으로 올랐다면 우리는 집을 파는 것에 대해 크게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집 가격이 8억원으로 떨어졌다면 망설일 것이다. 우리는 12억원과 8억원이시장 가격임을 알지만, 샀을 때 가격이 기준이 돼 우리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기준과 조정을 두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곤 한다. 자신이 매수 의견을 냈던 회사가 큰 위기에 봉착해도, 애널리스트는 매수 의견을 유지한 채 목표가를 살짝 낮추기만 한다. 과거 자신이 분석했던 목표주가가 기준점 역할을 하면서 근본적인 재평가를 막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변했을 때 판단에 변화를 주지만 그 변화가 과거의 경험 때문에 생긴 기준을 중심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을 두고 기준점과 조정 편향(Anchoring and adjustmentbias)이라고 한다.

이건 여기에 쓸 돈, 저건 저기에쓸 돈 - 심리계좌편향


아이들 학자금, 차를 바꿀 때 쓸 돈, 목돈 마련을 위한 적금, 올해 여름 여행 비용 등 다 같은 돈이지만 우리는 미래의 사용처에 따라 머리 속으로 돈을 분류해 놓는다. 또 어떻게 돈을 벌었느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한다. 물려받은 재산, 월급, 연말 보너스 등 다 같은 돈이지만, 우리는 각각을 다르게 취급한다.


이렇게 다르게 분류된 돈들은 각기 다른 특성이 있다. 아이들 학자금은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싶어하고, 증여로 받은 재산은 좀 더 공격적으로 굴리고 싶어한다. 다시 말하지만 다 같은 돈일 뿐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렇게 머리 속으로 다르게 분류해 놓고 다르게 다루는 것을 두고 심리계좌편향(Mental accounting bias)라고 한다.


심리계좌편향을 바탕으로 자산을 운영하게 되면 우리는 쉽게 어디에 얼마의 돈이 필요하고, 그때까지 얼마의 돈을 준비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새 차를 살 돈을 별도의 통장에 적금을 들어 관리하는 이치다.


그러나 이러한 자산 관리 방식에는 큰 약점이 있다. 투자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에 맞춰 최적화되었다기 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좀 더 많은 돈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각 돈마다 꼬리표가 붙어있어 그렇게 하지 못한다. 또 더 분산 투자를 해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그럴 수 없게 된다. 즉, 위험대비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나도 내 맘을 몰라 - 프레이밍편향


같은 내용이지만 질문의 방식이나 형식에 따라 다른 답변이 나온다. 그렇다. 바로 프레이밍 편향(Framing bias)이다.


20만원을 주고 B사의 주식을 샀다. 주가가25만으로 상승했을 때와 15만원으로 하락했을 때 두 경우를가정해보자. 물론 향후 다시 주가가 올라갈 확률과 떨어질 확률은 같다.5만원의 수익과 5만원의 손실을 현실화시킬 것인가? 아니면 올랐을 때는 주식을 팔아 수익을 현실화하고, 내렸을 땐 그 주식을 좀 더 쥐고 있으면서 향후 추이를지켜볼 것인가?

 

만약 당신이 둘 다 팔거나, 둘 다 안 팔거나, 같은 방향의 결정을 내렸다면프레이밍 편향에서 자유로운 편일 것이다. 하지만 하나는 팔고, 하나는계속 보유한다면 프레미잉 편향을 의심해봐야 한다.

저 주식이 뜨고 있다던데? - 가용성편향


테마주는 왜 주목을 받을까? 오랜 시간 테마주는 많은 개인 투자자에게 상처를 줬다. 급등락하는 주가는 갈피를 잡기 힘들고, 결국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은모호한 테마의 끝은 허무하기 일수다. 그럼에도 테마주는 항상 뉴스의 단골손님이다.


정치 테마주, 전염병 테마주, 테러 테마주, 중국테마주 등 장르도 다양하다. 설득력 있는 근거를 둔 테마도 있고, 밑도 끝도 없이 애매한 테마들도 있다.


테마주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상징성이다. 그 주식이 왜 오를 것인가에 대해 딱 하나의 단어로 설명한다. 언론은 이슈화하기 좋은 그 상징성을 이용해 기사를 만들고, 개인투자자들은 테마주 열풍에 편승해 한몫 잡아볼라고 한다. 그리고 작전세력들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개미들의 지갑을 털어간다.


머리 속에 딱 떠오르는 것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좋다. 쉽게 얻거나 떠오르는 정보에 좌지우지돼 결론을 내리게되면 가용성 편향(Availablebias)에 빠지게 된다.


가용성 편향은 몇 개의 지표만 보고 투자의사결정을 내릴 때도 나타난다. C사가 갑자기 높은 순이익을 기록한것을 보고 급하게 투자를 했지만, 실상 그 원인이 주요 설비를 매각한 것이라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만 의존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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