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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Mar 02. 2016

당신이 알아야 할 우리의 감정

Chapter 1. 감정은 이성을 배신한다


우리는 이성적일까? 그렇지 않다. 수 많은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도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호황과 침체를 오가며 사람들은 돈에 대한 집착과 수익에 대한 희열, 그리고 손실에 대한 고통을 겪는다.


우리는 감정에 대해 알고 통제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투자에 있어서 감정은 잘 다뤄야 할 위험한 폭탄과도 같기 때문이다.

손해보곤 못 팔지 - 손실회피편향


가장 대표적인 감정 편향(Emotional biases)은 손실회피편향(Loss-aversion bias)다. 당연한 얘기지만 손실을 피하려는 본능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점은 손실을 회피하려다 더 큰 손실을 마주한다는 것이다. 현금을 보유하는 것 외 대부분의 투자는 무엇인가를 사고 그것을 되팔았을 때 내 손에 현금이 쥐어진다. 아직 투자를 하고 있다면 이익이나 손실은 현실화된 게 아니고, 다만 평가이익과 평가손실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그것을 현실화하기 보단 그대로 두게 된다. 수익을 낸 좋은 자산들은 팔고, 손실이 예상되는 악성 자산들만 내 포트폴리오에 남게 된다. 때론 ‘물타기’를 한다. 가치가 떨어진 자산에 투자를 더 하게 되는데, 잘못된 ‘물타기’는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작은 수익만 거두다가 큰 손실 몇 방에 무너지게 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시야는 길지 못하다. 매일 매일 주가는 변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게 보이지만,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길게 보면 주가는 훨씬 부드러운 곡선의 모양으로 변화한다. 

내 말만 믿어! - 과잉확신편향


투자를 하는 데 직관의 힘이 클까? 우리는 투자의 구루(Guru)를 신봉한다. 투자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인 사람을 보면 그들에게 무엇인가 특별한 능력이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때론 나의 투자 의사결정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생각도 든다.


‘내 결정은 남과는 달라’라고 생각하는 것을 과잉확신편향(Overconfidence bias)라고 한다. 이 편향에 빠지면 성공적인 투자에 대해선 나의 역할을 강조하고, 실패한 투자는 남 탓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 과대평가한다.


투자에 대한 확신이 과해지면 위험은 과소평가하고 기대수익은 과대평가하게 된다. 그리고 분산투자를 경시하게 된다.


이러한 편향은 성공한 사업가에게서 많이 드러난다. 그들은 그들의 사업에 대해 애착을 느끼며, 그 산업이 앞으로도 유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동산으로 성공한 투자자는 부동산 투자 비중을 계속 늘려가고, 소형주에 투자해 돈을 번 사람은 계속해서 소형주에 매달린다.

올해는 술 끊자! - 자기통제편향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을까? 투자와 소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사소한 소비도 우리 마음대로 되지않을 때가 많다. 이 자기통제편향(Self-control bias)은 누구나 겪는 우리 마음의 오류다.


담배, 맛있는 디저트, 명품가방, 술 등 우리는 무엇인가에 중독돼 있고, 때론 비이성적인 소비를 이어간다. 매년 금연을 계획하지만 몇 일 지나지 않아 그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기 일수다.


소비가 통제되지 않으면 투자도 제대로 되기 힘들다. 과소비는 충분한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어렵게 하기때문이다. 소득이 있을 때는 잘 모르고 지나가지만, 은퇴한 후에는 지난 날의 과도한 소비가 후회스럽기 마련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자금이 부족하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까? 바로 과도한 투자다. 마치 매일 복권을 사들이듯 성공적인 은퇴 후 생활을 기대하며 위험한 투자에 뛰어든다. 그리고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투자, 이를테면 급등락을 반복하는소형주에 집착하게 된다. 물론 결과는 좋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 현상유지편향


잊어버리면 편할 때가 있다. 내가 잘 못 했던 일들, 실수한 일들을 곧잘 잊는다. 더 나아가 지금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냥 하지 않을 때도 있다. 교체해야 할 형광등, 다 달아버린 리모컨 배터리, 내일까지 해야 할 학원 숙제 등 우리는 무엇인가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뒤로 미뤄 버리며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투자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선택지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가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선택해버리고 현상을 유지한다. 부적절한 포트폴리오 자산을 그대로 두어버리고, 다른 대안을 찾지 않게 된다.


 현상유지편향(Status quo bias)은 극복하기 쉽지 않다. 뉴턴의 물리법칙 중 첫 번째인 ‘관성의법칙’이 우리의 몸을 지배하듯 현상유지편향은 우리의 마음을 끌어 들인다.


부동산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불패의 시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분위기는 바뀌었다. 계속 올라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을 거라는 사람들, 그리고 대폭락의 시기가 가까이 왔다는 비관론자들까지 뒤섞여 아파트, 주택, 땅 가격은 혼돈 속에 있다.


하지만 정작 거래는 쉽게 늘지 않고 있다. 자식을 모두 출가시키고 노부부 둘이 커다란 아파트를 팔지 않고 지키려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샀을 때 가격보다 크게 올라 부동산을 팔아 매도 차익을 누릴 수 있지만,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망설이게 된다. 아파트를 매각해 현재 상태에 적절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건 안 팔래 – 소유편향 


A씨는 사업가였던 B씨가 설립하고 운영하던 지분을 상속받았다. A씨는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남편의 회사에 강한 애착을 느끼고 있다. B씨가 사망한 이후 A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회사 지분을 매각하라는 투자은행과 사모펀드의 권유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A씨는 계속해서 회사의 오너로 남아있을 생각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만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작은 물건부터 하나의 기업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은 다양하다. 대기업 오너마저 모태가 되는 기업에 애착을 느끼고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매각하지 않는다. 애착을 느끼는 것의 가격은 시장 시세보다 훨씬 값지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소유 편향(Endowment Bias)에 빠지게 되면 우리는 팔아야 할 자산을 아주 오랜 기간 보유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 익숙한 것들에 대해 투자를 이어가고, 그 투자에 대해 안정감마저 느끼게 된다.


이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면 좋다. 만약 내가 보유한 자산만큼의 현금을 들고있을 때 다시 같은 투자를 하게 될까?

혹시 다시 오를지 몰라 - 후회기피편향


후회라는 감정은 우리의 행동을 지배한다. 혹시 후회할 지 모른다는 느낌 때문에 우리는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에도 용기를 내지 못한다.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우리는 후회기피편향(Regret-aversionbias)이라고 한다.


우리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다수가 하는 투자 행위를 따라 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군집행동(Herding behavior)이라고 한다. 주식 시장이 활황을 띠면 투자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계좌를 만들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다. 또 해외 펀드가 급등세를 보이면 뒤늦게 ‘묻지마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투자할 때 내가 하지 않아서 돈을벌지 못하게 되는 두려움 때문에 군집매매에 나선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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