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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Mar 07. 2017

자는 것보다 노는 게 더 좋아

휴직은 달콤합니다. 반복되던 사무에서 벗어나 여유를 부릴 수 있죠. 아내는 육아휴직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아이 둘을 돌보며 여유로운 생활을 꿈꿨습니다. 그리고 출산 직후 아내와 나는 그런 육아휴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잠을 못 자는 게 제일 처음 겪은 어려움이었습니다. 갓난아기는 두세 시간마다 밥을 먹어야 했습니다. 쌍둥이니 수학적으로는 한두 시간마다 챙겨줘야 했죠. 현실은 더 어렵습니다. 아기는 오랜 시간 천천히 모유를 먹었고, 아내는 쉴 겨를이 없었습니다. 아내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옆에서 챙기느라 쉬이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쌍둥이라 좋겠다. 한 번에 해결했네"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면 나는 "정말 힘들어요"라고 답합니다.


첫 1년은 힘듭니다. 아기들은 오직 울음으로 필요한 것을 요구했고, 우리는 그 요구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아기는 밤에 세네 번씩 깼고, 둘이니 대충 7~8번 우리는 잠에서 깨어나야 했습니다. 모유 혹은 우유를 마신 아기를 안고 트림을 시켜야 했으니 한 번 일어나면 다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30분에서 1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직 육아에 적응되지 않은 아내와 나는 초반에는 몽롱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해가 떠있으면 낮이고, 어두우면 밥이었을 뿐 잠과는 무관하게 하루가 흘렀습니다.


아이들 수면교육


아기를 키우면서 10명 중 한 명은 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잠투정이 심하거나, 잠들었다 금방 깨거나, 안아줘야 잠에 들거나 등등의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는 앞서 말한 모든 사유가 일어났고, 그래서 더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수면 교육을 잘하면 좋다'라는 조언을 받고 노력은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재우기도 급급해 수면교육이 사치로 여겨질 정도였으니까요. 경험상 아이와 수면에 관해 드릴 수 있는 팁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가 잘 때 같이 자자.

수면 의식을 만들자.

자다가 깨도 젖병을 물리지 말자.

노느라 자지 않는다면 다만 가만히 두자.


월령마다 다르겠지만 2개월이 넘어가면 수면 의식을 만들면 좋다고 합니다. 잘 시간이 다가오면 똑같은 패턴으로 아이에게 '이제는 자야 한다'는 신호를 주는 거죠. 목욕을 시키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주고, 마사지를 해주는 식입니다. 당장의 효과는 없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이 패턴에 적응하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의 시도는 성공적이진 않았습니다.


밤중 수유도 일찍 끊는 게 좋다고 합니다. 대략 4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이 같은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밤에 깨서 우유를 물리지 않는 것인데, 밤에 따로 무엇인가를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아이에 몸에 체득시키는 과정입니다.


생후 13개월이 지나면 아이들은 자는 것보다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노느라 못 자죠. 이때는 단호하게 자야 한다는 것을 알리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우리의 경우 이게 더 어렵습니다. 아내와 내가 놀아주지 않아도 쌍둥이이니 서로 놀 상대가 항상 있거든요. 26개월이 지난 지금도 우리 쌍둥이는 밤이면 밤마다 서로를 잡으러 다니며 놀고 있습니다.


아이의 자는 모습은 천사입니다. 반어법적인 면도 있지만, 나는 아이 안의 샘솟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어 자는 모습을 보길 즐깁니다. 평온하기 그지없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나는 이 세상의 참된 가치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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