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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만을 산다

by 은총씨

봄이 왔다

해가 활짝 웃어 하천길을 걸어보는데

하루살이들이 우르르 따라붙는다

주어진 생이 단 하루뿐인데

참 열심히도 작은 몸을 움직여댄다

휘젓는 내 손사래에 잘못 맞기라도 하면

그마저도 더 줄어들 텐데 말이다


문득 내 어제 내 오늘을 보게 된다


신이 너무 많은 날을 주었나 보다

그래서 우리는 쓸데없이 막 가지려고 하고

내일 내일 하며 게으름을 피고

언젠가 언젠가 하며 미루는가 보다


경상도 말에 ‘호강에 받쳐서 요강에 똥 싼다’고 하는데

내 어제 내 그때가 부끄럽게도 그랬다


이젠 알았다

어쩌면.. 내게 주어진 내일이 지나간 날보다 짧을 수도 있다는 걸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쓸데 있게 막 비우고 나누며

오늘 오늘 하며 그날의 사과나무를 심고

지금지금 하며 미루었던 일을 해 나가려고 한다


하루살이처럼

주어진 대로 가볍게 다 즐기며 쏟으며

그저 신나게 살아서

언제 떠나도 미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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