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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실패로 결정짓지 말자

자괴감의 새로운 해석

by 은총씨 Mar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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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보냈던 지인의 딸이 로맨스스캠을 당해 온 가족이 전재산을 잃었다고 했다.

그런 일을 안 당해본 사람들은 왜 바보처럼 그랬냐며 혀를 끌끌 차지만 막상 사기꾼들의 타깃이 되면 귀신같이 내 안에 탐욕이든 바람이든 희망이든 무의식 속에서 나를 붙잡고 있던 약점들이 질질 끌려 나와 나를 조종해버린다.


살아오며 수많은 실수들을 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 앞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왜 바보처럼 어리석게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후회를 넘어선 자괴감이었다. 이 자괴감은 너무도 강렬해서

수천 수백 번 다시 나를 그 자리로 되돌려놓고 선택을 뼈에 사무치게 후회하도록 괴롭힌다.

또한 아무리 반복해 봐도 되돌릴 수 없는 슬픔도 나를 짓눌러 자칫하면 실패를 결정짓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지경으로 나를 몰아가기도 한다.


문득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아무 선택도 어떤 새로운 경험도 모험도 없는 삶을 사는 게 맞을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먹고 자고 싸고 일하고 밥 먹고 하는 삶을 죽을 때까지 산다면 우리에겐 아무런 성장도 깨달음도 더 진한 달콤함도 없을 거다.  지혜로운 선택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깨달음이 없는 지혜로운 선택이란 있을 수 없고 깨달음이란 이 모든 실수뒤에야 얻어지는 거라 이 또한 모순이다.  


돌아보면 그런 모든 경험들은 의미가 있었다. 내가 실패로 규정짓지만 않는다면 모든 경험들은 나를 성장시킬 지혜를 선물했다. 설사 부끄러운 실수 수치스러운 순간조차도 말이다.  


그러니 실수와 후회 앞에 쪼그라든 아픈 자신에게 말해주자.

이 생에 와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뭐든 해본 게 낫다.

라고.



모든것을 빼앗아도

뺏을 수 없는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 지닌 자유의 마지막 보루,

즉, 주어진 환경안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빅터 플랭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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