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지금만’
노후에 돈이 없다면..
내 곁에 네가 없으면..
직장이 없어지면..
지금 아픈 게 큰 병이라면..
세상에 모든 걱정은 도맡아 하고 있는 나는
눈만 뜨면 걱정을 달고 사는 걱정기계 같았다.
걱정을 하다 하다 천장이 무너질까
자는 사이 천장에 달린 조명이 떨어질까 걱정했으니 말이다.
온갖 잡다한 걱정거리에 뜬눈으로 밤을 보내던 어느 새벽 문득 커튼이 젖혀진 차창밖으로 떠오르는 작은 해를 보았다. 해 뜨는 광경이 그토록 장엄하고 아름다운 지 수십 년 중 몇십 번은 볼 기회가 있었을텐데..눈을 뜨고도 못 본 것이다.
온갖 잡다한 생각의 먼지가 마음의 창을 꽉 채우고 있어 창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작은 빛조차 알아채지도 못하고 살아온 걸 깨달은 순간 눈물이 주르륵 볼을 타고 내렸다.
봄이 오고 있고 곳곳에 장미들이 활짝 폈다. 어느 날 모든 걸 잃는다 해도 내겐 공짜로 누릴 것이 천지다. 밥을 굶지도 않을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내 곁에 남을 거다. 그러다 하늘의 그분이 부르시면 가야지 어떡하겠나!
곰곰이 따져보니 걱정할 게 없다.
한때는 하늘이 내게 감당하지 못할 시련을 줄까 무섭고 두려웠지만 기어이 그런 걸 주신다면 감당할 수 있는 힘도 함께 달라 기도한다.
그러니 이젠 그냥 오늘만.. 지금만 산다.
힘들 땐 딱 한 번만 더 웃자! 딱 한걸음만 더 걷자! 한다.
오늘, 지금 뭘 먹을지 누구와 무엇을 하며 행복할지만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어떻게 더 많이 사랑할지 연구한다.
그렇게.. 나의 오늘, 나의 지금은 조금씩 더 행복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