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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 웃음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by 은총씨

요즈음 유튜브엔 나를 무시하는 사람 상대하는 법, 무뢰한 사람 한마디로 제압하는 법과 같은 콘텐츠가 많다. 호기심에 클릭을 해보기도 했지만 모두 참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게만 할 수 있음 참 시원할 거 같긴 한데 막상 그 상황이 닥쳤을 땐 눈물바람부터 나는 나한텐 쉽지가 않았다.


이 무시라는 게 아파지는 건 그가 내게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내 존재가 하찮게 여겨질 때 우리는 너무 슬퍼지는 거다.

혹은 적어도 사랑한 만큼은 되돌려 받고 싶은 본전을 찾고 싶은 욕심이다.


그가 내 웃음을 되돌려주지 않을 때, 내 진심이 메아리로 돌아올 때 우리는 상실과 절망을 느낀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도 모두의 사랑만큼 응답하진 못했다. 다정하고 공평하려고 하지만 누군가는 괜히 다가오는 게 싫기도 하다. 그럴 때 그도 똑같이 나라는 벽 앞에서 슬펐을 것이다.


과거 인생이 거지 같다고 느낄 때 누군가가 행복하게 웃고 다니는 것조차 꼴 보기 싫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가 내 웃음을 돌려주지 않을 때 나는 가끔 그때를 떠올린다. 그러면 그가 밉기보다 안쓰러워진다. 그의 세상은 내 웃음이 스며들 여유가 없는 거다. 그런 그에게 어쩌면 내 웃음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눈물 앞에 호탕한 웃음은 너무 눈치가 없는 거다.


대신 나는 그와 닮은 얼굴로 그를 기다려주기로 했다.

때론 웃지 않아도 된다고 너무 아플 땐 다른 이의 웃음을 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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