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관리의 무게중심은 세심함이다
중요한 점은 어느쪽에 결정권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서로 소통을 하고 있느냐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버는 쪽과 쓰고 관리하는 쪽의 시각차이는 항상 있다. '벌써 다썼어?'라는 말로 상대를 위축시키거나 '이것밖에 안줘?'라며 뒤통수 가렵게 하는 말이 오고 가면 이미 소통은 쉽지 않다. 관리할 돈도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전문가들이 말하는 돈관리는 쌍방향 소통을 이야기 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관리 형태보다는 서로 합의하에 관리하라는 말로 조언을 한다. 물론 가능성 있는 얘기고 가장 합리적이고 좋은 관리형태를 보일 수는 있다. 심지어 다툼도 없으니 더할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서로의 특성에 따라 무게 중심을 이동할 필요가 있다. 서로의 특성이라고 하면 부부가 각각 돈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돈관리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바탕의 차이가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돈관리에 대해서는 더 효과적이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돈관리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 관리하는 사람은 쓰임에 대한 타당한 과정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면 되고 상대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된다. '부부간에 뭐 그런게 필요해. 그냥 주면 알아서 하겠지'라고 하는 순간, 언젠가는 터질 폭탄하나 안고 살아가는 것과 별반 다를거 없다.
돈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대부분 세심하다. 숫자를 잘 이해하고 그 숫자에서 결과를 도출해 낸다.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보인다. 정해진 소득내에서 지출을 분류하고 적절한 배분을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세심함이 있어야 한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돈관리를 하거나 가부장적인 생각으로 돈관리를 직접하는 남자라면 그 부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서로의 특성에 맞게 맡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본기를 갖추고 돈관리를 막 시작하는 경우라면 제일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것은 돈의 누수를 막는 것이다. 돈의 누수는 씀씀이가 헤퍼서 생기는 문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혜택을 그냥 흘려버리는 것도 누수다. 습관적으로 포인트적립이나 할인, 캐쉬백을 찾는 사람일 수록 돈관리의 누수가 없다. 그런데 평소에 '그냥 주세요'라고 하는 경우라면 '내돈 그냥 가지세요'라는 말과 같다.
지역화폐 카드나 상품권, 페이시스템을 구입하거나 활용해 사용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고민하는 사람은 돈에 대한 관심과 세심함을, 현금을 고집하거나 신용카드 할인이나 적립만 바라보는 사람은 변화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씩 격차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 먼 훗날 그 결과의 차이는 상상을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 할지도 모른다. 이런 점이 돈에 대한 관점, 시각, 특성 혹은 능력으로 나타난다.
그런 사람에게 돈관리의 무게 중심을 두어야지 경제권, 주도권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