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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eer Mar 14. 2020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책

본격 이슬아 칭찬하기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꼽자면 단연코 이슬아이다. 이슬아의 글을 읽으면 그 일상이 너무 생생해서 그녀와 내가 아주 가까운 사이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가 말하듯이 그 이야기들은 '응픽션(논픽션과 픽션 사이 애매한 픽션)'이지만 내가 아는 누군가의 일상을 실제로 들여다보는 듯해서 흥미롭다. 그녀의 책을 읽고 있으면 어렸을 때 즐겨 보았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라는 시트콤을 하루종일 보고있는 느낌이 든다. 나혼자 웃었다가 미소지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가 박수도 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건 다한다. 그래서 그녀의 책 속 에피소드들을 절대 한번에 다 읽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것도 애써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재미있어서 계속 읽고 싶으니까. 하루에 몇장씩만 읽으려고 아낀다.


  그래서 엄마한테도 소개해줬다. 우리는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같이 논다. 엄마는 하루만에 그 책을 다 읽어버렸다. 다 읽고 나더니 "재밌는데, 니랑 비슷한 애네"라고 단순하게 말하고 책을 돌려주었다. 아..이 '섭섭함'은 뭐지. 그게 아니란말이다. 이슬아의 문장은 재미로만 끝나지 않는단말이야. 문장이 곱씹을수록 마음에 더 와닿는 단말이야. 그런 것들을 몰라줘서 서운했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이슬아의 글을 읽고 나서 쓴 감상문을 읽는 것이다. 알라딘의 책 서평도 읽고, 포털 사이트에 이슬아를 검색해보고, 헤엄출판사에 들어가서 그녀의 글을 더 읽어보고, 그러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다. 거봐 맞지? 역시 그녀의 글을 읽은 사람들은 다 이렇게 느끼는군, 역시 이 맛을 모를리 없어! 하면서 상대방은 모를 '상호작용'하고 혼자 뿌듯해했다. 그러고 혼자 웃음짓다가 슬며시 잠든다. 


내일의 침실에는 하마가 함께 하지 않을 거라는 상상을 한다. 하마가 내 옆에 있는 건 당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무서운게 많아도 나는 점점 혼자 잘 자는 사람이 되어온 느낌이다. 그건 하마 덕분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동안의 침실에서 하마는 내 몸과 마음에 여러 용기를 심어주었다. 두려움이 엄습할 때 떠올리면 좋을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 용기로 나는 어떤 일에서 더 이상 물러서지 않는다. 미안하지 않으면 사과하지 않고 웃기지 않으면 웃지 않는다. 웃길 때 웃음을 참지 않 듯 가슴이 아플 때 충분히 운다. 하마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얼마나 나약하고도 강인했는지 까먹지 않는 한 쭉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서로를 놓치고도 서로에게서 배운 용기를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이슬아, <<심신단련>> 헤엄 출판사, 309-310p. 



  또 나에게 이슬아의 글이 특별하게 느껴진 건, 그녀의 글은 사람들로 하여금 글을 쓰고 싶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 일상이 너무도 생생하고 즐거워서 나도 역시 그런 글을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준다. 나에게 있었던 재미난 일상도 그렇게 글로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 그런 마음은 나뿐만이 아닌가 보다. 그녀의 글 중 어떤 아주머니께서도 자신도  오랫동안 일기를 써왔다고 하면서 자신의 일기를 헤엄 출판사(이슬아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싶다며 전화를 걸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 글을 보고 깔깔 웃었는데 그건 그 아주머니의 마음에 백번 공감해서였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글을 꾸준히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될 때가 많고, 하루 종일 이런저런 감정으로 요동치던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다들 글을 쓰며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떤 글은 아무리 멋진 문장이어도 내가 그렇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도무지 나랑 다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달까. '작가는 나랑 다른 종류의 존재이구나'하며 실망하게 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이슬아의 글은 나의 손을 움직이게 만든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공감하게 하고 나의 일상도 이야기해주고 싶어 진다. 그건 이슬아의 글이 가진 힘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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