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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니저축가 May 03. 2024

1억 모으기보다 천만 원 모으는 게 힘들었다

[사회초년생 직장인들의 목돈 만들기 가이드북]

앞서 이야기를 했지만 머니저축가는 유복하지 못한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가 하루 용돈이 500원이었는데 1주일로 계산하면 3,500원, 한 달이면 10,500원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머니저축가는 한 달 용돈이 3,000원이었습니다. 문방구에서 팔던 추억의 과자 쌀대롱이 50원인가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등교할 때 쌀대롱이나 불량식품 하나 사서 먹으면 그렇게 행복했습니다. 그 당시 유행하던 오락실에서 게임도 거의 해본 적이 없고 친구들이 게임하는 걸 뒤에 서서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구경만 했습니다. 누구보다도 참을성이 부족하고 끈기가 부족해서 가정통신문에는 항상 끈기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선생님께서 적어주시곤 했습니다. 그런 아이가 군것질 거리를 사 먹어도 부족한 용돈을 덜 쓰고 아껴가면서 빨간색 돼지 저금통에 저금을 하곤 했습니다. 동네 아저씨가 담배심부름을 시키면 기쁜 마음으로 하고 거스름돈이나 심부름 값을 주면 저금을 했습니다. 명절에 가끔씩 친척들을 만나면 주는 용돈도 한 푼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저금통에 넣었습니다. 저금통에 돈이 어느 정도 찬 거 같아서 궁금해서 배를 갈라보니 5만 원인가 6만 원을 모았던 기억이 납니다. 



중학교 때는 학교가 집이랑 거리가 먼 편이라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항상 부족했던 용돈이라 어떻게 하면 돈을 조금이라도 모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려면 버스는 무조건 타야 했기에 어머니께서 차비는 주셨습니다. 머니저축가는 돈이 나오는 구멍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아 차비를 아끼면 그 돈은 내 돈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차비를 모으게 되었습니다. 걸어 다니기도 하고 자전거를 장만했을 때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쓰지 않은 차비는 차곡차곡 저금통에 모았습니다. 한 번씩 꼭 필요했던 거나 갖고 싶었던 물건이 있다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어렵게 결정하고 살 수 있었습니다. 한 번은 그렇게 열심히 모았던 저금통을 학교에 간 사이 집에 도둑이 들어 홀라당 가지고 가 버리는 바람에 큰 상실감과 좌절감을 맡 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쉽게 안 변한다고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어렸을 적부터 처해진 환경에 적응을 하면서 본능적으로 터득했던 돈을 아끼고 절약하고 모은 습관들은 성인이 되고도 계속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자취 생활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받은 돈을 용돈으로 쓰고 그 돈을 다시 아껴서 저축을 하곤 했습니다. 쉽든 어렵든 일단 돈을 벌고 내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면 그 돈을 쉽게 잘 쓰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머니저축가는 힘들게 노동을 통해서 번 돈은 아까워서 함부로 쓸 수가 없었습니다. 돈의 소중함을 어린 나이부터 몸에 새겨질 만큼 확실하게 체감했습니다. 꼭 써야 하는 곳에 쓰고 나머지 돈은 그대로 저축으로 이어졌습니다. 머니저축가보다 힘든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분들이 많겠지만 저의 경험을 하나 이야기 하자면 금형을 찍어내는 공장에서 뜨겁게 달궈진 무거운 금속 덩어리를 길이가 긴 집게로 집어서 옮기는 작업을 했던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금속을 집게로 집어서 옮기다 보니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고 뜨거운 열을 가까이서 마주해 얼굴이 빨갛고 시커멓게 탔었습니다. 야간에 일을 하다 보니 아침에 일을 마치고 곧장 학교에 가서 수업시간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졸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렇게 초등학생 때부터 저금을 시작해서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을 지나 취업을 하기 전까지 돈이 생길 때마다 부지런히 돈을 모았습니다. 어느 날 통장에 잔고를 확인해 보니 2~300만 원 정도가 들어 있었습니다. 돈을 흥청망청 허투루 쓴 적 없고 30년 가까이 돈을 모아 왔지만 모아 왔던 기간에 비해 전재산은 2~300만 원 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 천만 원은 너무도 큰돈이라 그 돈을 가지고 싶었는데 머니저축가의 그때 능력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넘지 못할 큰 산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취업을 하게 되고 고정적인 월급이 매달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처음 받은 월급이 실수령액 146만 원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까라는 걱정, 불안감과 1년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납입하는 것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적금을 들지 못하고 그냥 통장에 돈을 모았습니다. 몇 달이 지나고 나서야 은행에 적금을 들고 본격적인 저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매달 월급의 50%에 근접하거나 넘는 돈을 모으다 보니 모아놓았던 돈과 합쳐서 1년 만에 그동안 넘기 힘들었던 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모을 수가 있었습니다. 



30년 가까이 모이지 않던 천만 원이라는 돈이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모이게 된 것입니다. 매년 시간이 흐르면서 연봉도 인상이 되고 그렇게 꾸준히 적금을 넣으면서 돈을 모으다 보니 7년 6개월 만에 1억이라는 목돈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1억이나 목돈 모으기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짧은 기간 안에 달성한 경우들이 꽤  있는데 그에 비해 머니저축가는 월급이 적은 편이었지만 1억을 모으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그 당시 책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찾아볼 생각을 못했고 주위에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건 내가 잘하는 거니깐 나를 믿고 그냥 우직하게 갖고 있던 습관과 내 방식대로 돈 모으기를 실행했던 거 같습니다. 나중에 되돌아보니 처음에 목표를 했던 천만 원과 1억을 모으고 나서 깨달은 점이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고정 수입이 있어야 한다.

내가 아무리 절약을 잘하고 돈을 모으는 습관이 잡혀 있다고 하더라도 들어오는 돈이 없으면 절대로 돈은 모이지 않고 불어나지 않습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어린 시절에 머니저축가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목돈이나 종잣돈을 만들고 싶다면 회사에 취업을 하든, 장사를 하든, 내 사업을 하든 나의 노동력을 통해서 꾸준한 수익을 발생시켜야 합니다.


두 번째. 고정 수입이 생겼다면 곧장 저축을 해야 한다. 

만약 머니저축가처럼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거나 설령 회사를 그만두거나 적금 넣는걸 1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겁먹지 말고 이자를 덜 받는 것뿐인 거지 원금 손실이 생기거나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은 열심히 적금을 부으면 됩니다. 수입이 생겼지만 통장에 돈을 그냥 내버려 두게 되면 나도 모르게 여기저기 써버리고 돈이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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