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의 쌍둥이 육아일기
쌍둥이들이 아프면 병원을 데리고 가는데 5월 내내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두 번을 데리고 다녔는데 계속 아팠다가 오랜만에 한 주 괜찮았다. 병원을 잘 안 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먼 듯하다.
이제 좀 안 아프고 넘어가나 했더니 남자아이가 기침을 한다. 심하지는 않았다가 주말이 되니 기침이 심해져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왔다. 그러다가 여자아이까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한 명이면 덜 할 텐데 둘이다 보니 서로 옮기는 거 같다. 3일 정도의 약을 다 먹고도 나아지는 거 같지 않아 엄마가 찾아보니 평일 저녁에도 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어서 엄마가 퇴근 후에 유모차에 남자아이를 태우고 개인병원에 다녀왔다. 기침은 여전했다. 맘마를 먹고 나서 약도 먹고 자기 전에 몸에 기침패치도 붙이고 네뷸라이저라고 병원에서도 하지만 집에서도 호흡기 치료를 해줬다.
병원에 가면 호흡기 치료를 해주는데 어린아이들은 기침을 많이 해서 집에서도 의료용 장비가 필요하다고 해서 네뷸라이저 기기를 구입했다. 쌍둥이들이 기침이 심해서 병원을 갔을 때 병원에서 네뷸라이저 약을 처방받아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두 번씩 해준다.
액체약을 마스크 연결 부위에 부어주고 기계를 작동시키면 마스크에서 연기가 나면서 치료를 해준다. 마스크는 코에 갖다 대고 코로 숨을 쉬면서 연기를 들이마시는 거다. 보통 네뷸라이저 치료를 하면 어른들 무릎에 앉혀서 어른들이 마스크를 코에 갖다 대고 마스크를 잡아주면서 치료를 한다.
움직이면 안 되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하기 싫다고 울거나 고집을 피우거나 발버둥을 친다. 아이들이 움직이면 연기가 코로 들어가지 않아 치료가 제대로 되질 않는다. 그전에는 약을 한 번만 넣고 치료를 했는데 지금은 2번을 따로 넣어서 해야 한다. 한 가지는 5~10분 사이로 짧은 편이고 나머지 하나는 10~20분 정도 걸리는 듯한데 시간을 재보지는 않아서 정확하진 않다.
여자아이도 기침이 심해져서 남자아이는 약이 일부 남았지만 엄마가 퇴근 후에 할머니랑 함께 쌍둥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병원을 다녀왔다. 아기들의 약은 맛이 있어서 평소에 쌍둥이들이 자주 아플 때마다 약을 거부하지 않고 좋아해서 약을 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맘마를 먹고 있을 때도 먹다가 약을 달라고 "약" "약"이라고 한다. 약은 그래도 잘 먹어서 다행이다.
네뷸라이저를 할 때도 한 아이당 어른이 2명이 붙어서 잡아주곤 했다. 그러면 어른들은 꼼짝없이 아무것도 못하고 치료가 끝날 때까지 붙어 있어야 했다. 그러다가 어젯밤에 처음으로 아이들이 각자 고래자동차에 앉아서 연기 나는 마스크를 갖다 대고 고집 피우지도 않고 스스로 잘 잡고 있었다.
어른이 잡아주는 만큼 정확한 건 아니었지만 그 정도면 훌륭했다. 아이들이 각자 마스크를 잡고 호흡기 치료를 하니 어른들이 무척이나 수월해졌다. 다음날 아침에도 어린이집을 가기 위한 옷 갈아입는 걸 제외하고 할 일을 끝내놓고선 호흡기 치료를 시작했다. 아이가 쏙 들어가는 범퍼의자에 앉혀서 약을 부어주고 치료용 마스크를 코에 갖다 대고 아이가 잡도록 했다. 한 아이당 각각 짧은 치료 한번, 긴 치료 한 번씩을 했다.
울지도 않고 떼쓰지도 않고 혼자서 스스로 잘하는 게 대견해서 칭찬도 해주면서 치료가 끝날 때까지 옆에서 같이 있어 주었다. 잠깐씩 딴짓을 하거나 살짝 내리기도 했지만 그럴 때 "네가 스스로 잡고 있지 않으면 삼촌이(어른이) 잡는다"라고 얘길 하면 본인이 잡고 있으려고 한다. 남자아이가 다 끝나고 여자아이도 치료를 하고 마쳤다. 치료를 거부하지 않으니깐 아이들이 땀도 흘리지 않고 아주 수월하게 끝 마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