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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니저축가 Jul 06. 2024

허리가 아픈 엄마한테 안아달라고 악을 쓰면서 우는 아이

삼촌의 쌍둥이 육아일기

아이들의 기상시간은 아침 6시 30분이다. 아이들이 기상시간보다 일찍 깨더라도 모른 척한다. 


전문가들이 말하기론 하루에 12~13시간 이상 자는 게 좋다고는 하던데 지켜보니 그렇게 자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밤에 잠자는 시간이 8시 30분 전 후인데 아침에 6시 30분에 근접하거나 조금 지나서 깨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새벽 5시에 깨서 울기도 하고 6시 이전에 깨서 울기도 한다. 이전에는 저녁 7시 30분~8시쯤 잤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조금 늦은 시간으로 변경되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엄마가 아이들이 자는 침대로 넘어가서 안아주고 다시 재워보려고 했으나 쉽지가 않았다. 아이들이 자다가 어떤 때는 밤 12시, 새벽 1~2시에 깬 적도 있기도 했다. 스스로 자게끔 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이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른 척한다. 울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걸 참아내야 한다. 한 방에서 같이 자고 있는 엄마, 아빠도 덩달아서 잠을 설치고 아랫집 가족분들한테도 미안하고 조심스럽고 죄지은 사람 같고 눈치가 보인다. 


오늘은 기상시간에 맞춰서 아이들이 일어났다. 근데 밖으로 나오질 않고 남자아이가 울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누가 괴롭혀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악을 쓰면서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삼촌은 아침밥을 먹으려고 하고 있는데 밖에서 대충 분위기를 보니 엄마가 안아주질 않아서 인 거 같다. 평소에 아이들이 잠에서 깨면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고 아이들이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안아 줄 수가 없다. 며칠 전에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이유 없이 허리가 아프게 되면서 제대로 걷지를 못했다. 그날 퇴근 후에 쌍둥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어야 했는데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도 가질 못하고 목욕도 못 시키고 그냥 재웠었다.


울음을 그치진 않고 밖으로 나와서 밖에서도 똑같이 악을 쓰면서 울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동네 사람들한테 민폐여서 덥지만 열어둔 문이란 문은 전부 닫았다. 아이들이 울고 불고 난리를 치면 문을 닫아야 해서 더운 상태로 아침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울음을 그치고 괜찮아지면 그때 다시 문을 연다.


엄마가 허리가 아파서 아야 해서 기저귀도 갈아줄 수 없어서 할머니가 갈아준다고 하니깐 싫다고 계속 울어댄다. 여자아이한테도 똑같이 얘기를 했다. 처음에는 엄마한테 기저귀 갈려고 하고 할머니한테는 안 갈려고 했는데 "엄마가 허리가 다쳐서 기저귀를 갈아줄 수가 없어. 엄마가 허리 아야 해. 그러니깐 할머니랑 기저귀 갈자"라고 설명을 하니깐 순순히 수긍하면서 할머니한테 기저귀를 갈았다. 엄마가 아파서 못하는 걸 아니깐 받아들이는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스럽고 사랑스러웠다. 남자아기는 울면서 아빠가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기저귀를 갈았다. 


이제는 맘마를 먹으러 하이체어(아이용 식탁)에 올라가야 하는데 엄마가 올려줄 수가 없으니깐 아빠가 해주겠다고 하는데도 엄마를 붙잡고 엄마 보고 올려달라고 울면서 고집을 피운다. 엄마 허리파아서 안된다고 해도 전혀 통하지가 않는다. 실랑이를 하다가 울고 있는 상태로 할머니가 올려주셨다. 아직도 울음을 그친 상태가 아니다. 물을 마시고 맘마를 먹자고 하니깐 물을 안 먹는다고 거부하면서 악을 쓰고 울고 있다. 하는 수 없어서 그럼 맘마를 먹자고 해도 맘마를 먹지 않고 여전히 악을 쓰면서 울고 불고 난리를 치는 중이다. 아침에 깨서 40분이 넘도록 최선을 다해서 악을 쓰면서 울고 최고의 생떼를 부린다. 아랫집에 이게 무슨 민폐냐고. 


엄마는 아침에 씻는 것도 힘들어서 어렵게 겨우 씻고 걸음도 제대로 못 걸어서 평소보다 20분이나 일찍 출근길로 향했다. 요즘 별것도 아닌 오만가지 일에 고집 피우고 떼를 쓰는 아가들 혼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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