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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 Aug 14. 2019

[뮤즈 모임] '나쁜 연애'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글들

소재는 나쁜 연애

*사진출처: <unsplash.com>




[뮤즈: 유피린 작가]


<천생연분>

이제 슬슬 자볼까 하는 찰나에 스마트폰이 울렸다.
“이번 주는 조용히 넘어가나 싶었는데 말이지.”
발신자를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기에 인상을 찡그렸다.
이제 결혼을 얼마 안 남긴 친구 녀석이다. 연애조차 뜻대로 안 풀리는데 인륜지대사인 결혼은 오죽할까?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로 전화한 것이다.
내가 기억하기로 그 친구가 결혼에 앞서서 동거에 들어간 것이 3개월 전이다. 그리고 그 3개월 동안 나와 다른 친구들을 불러내는 주기가 더 짧아졌다.
그래 짧아졌다. 안 부르다가 갑자기 부른 것이 아니라 전에도 자주 불렀는데 이제 더 짧아진 것이다.
하지만 얼마 안 있으면 결혼이니 조금만 견디면 된다. 설마 결혼하고 나서도 이러겠어? 라는 심정으로 참아주는 거다.
도대체 무슨 말이냐 하면, 이 녀석의 연애는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연애라는 것이다.
이 녀석이 갑자기 애인이 생겼다며 친구들을 부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날이 시작이었다.
당시에 프로젝트가 바빴던 나는 갑자기 이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전원 모이자고 하자, 어쩔 수 없이 정시 퇴근을 하고 모임의 장소로 달려갔다.
“야! 이상오! 오랜만이다?”
다른 친구들도 있어서 멀리에서도 보였지만 그 녀석은 일부러 크게 외치며 나를 불렀다. 전원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친구들 사이에 처음 보는 여성이 있었다.
“어, 오랜만이다. 그런데 이쪽 분은 누구?”
“흠, 흠. 안 그래도 소개하려고 다들 모이라고 한 거다.”
그렇게 말하며 녀석은 일부러 뜸을 들이며 모두를 한 번 둘러봤다. 이게 이 녀석의 나쁜 버릇이다. 무언가 중대 발표가 있거나 그러면 일부러 뜸을 들이며 주변의 시선을 모으고 싶어 한다.
무슨 시어도어 루즈벨트도 아니고, 무조건 그 자리의 주인공이 아니면 성미가 안 풀리는 녀석이라 그냥 쓴웃음만 지었다.
“서윤이 여자친구.”
그리고 그걸 지켜보던 다른 친구가 귀찮다는 듯이 툭 내뱉었다. 그걸 들은 그 녀석. 서윤은 인상을 찡그렸지만, 이미 쏟아진 말을 담을 수는 없었기에 괜히 술잔을 들어 올리며 건배를 주도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생각해보면 그 날 나가면 안 되었다. 어떻게든 못 나간다고 했어야 했다.
서윤은 무슨 친구들을 자기 커플 추억의 부속품쯤으로 생각하는지 툭하면 불러내었다. 거기에 끌려 나오는 그 여자친구도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둘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갑자기 여름휴가를 주도하더니 친구들과 다 같이 가자며 여자 친구를 데려왔다. 그리고 그 여자 친구는 자기 친구들을 데려왔다.
명분은 솔로인 친구들이 이걸 기회를 삼아 좋은 인연이 생겼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다들 분위기가 좋았다.
억지로 휴가 내느라 노트북을 들고 가서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고 구석에서 프로젝트를 겨우 진행하고 있던 나를 빼면.
어쨌든 친구들과 여행은 오랜만이었고,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정작 만남을 주도한 서윤과 그 여자 친구가 아주 신나게 싸웠다.
싸운 이유는 고기를 굽는 방법이었다. 서윤은 고기는 최대한 조금 뒤집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여자 친구는 자주 뒤집으며 기름을 빼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고작 그거에 불판이 엎어지고 숯이 바닥을 굴러서 화재로 이어질뻔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
마침 회사 근처로 왔다고 해서 나가서 같이 점심으로 중식점에 갔다가 부먹과 찍먹으로 싸우다가 셔츠가 짜장과 짬뽕의 범벅이 된 사건도 있다.
보통 이렇게 싸워대면 정 떨어져서 깨지지 않나? 싶지만 항상 친구들을 불러놓고 싸우는 두 사람은 정말 오래갔다.
서윤이 여자 친구랑 약속 잡아놓고 깜빡하고 우리들하고 술자리 왔다가 여자 친구가 술자리에 강림했을 때는 진짜 등골이 서늘했고, ‘드디어 이 커플도 끝이구나.’ 했다.
하지만 둘을 깨지지 않았다. 대신에 나와 친구 녀석들이 괜히 누명을 쓰고 무릎 꿇고 빌어주느라 고생했다.
아무튼 툭하면 싸우고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말려들게 하는 천재지변들이 결혼한다고 하자, 다들 안도와 걱정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결혼까지는 정말 험난한 여정이다. 서윤과 제수씨가 될 사람이 험난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험난한 여정이다.
왜 친구가 혼수를 해줘야 하는지 몰라도 서윤의 신혼집이 될 집에 가면 있는 50인치 TV를 볼 때마다 속이 쓰리다. 덕분에 보너스가 날아갔다.
TV는 계속 보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니 저걸 볼 때마다 나를 떠올리고 좀 미안한 마음이 들라는 의도였는데, 오히려 자신을 아껴준다며 다른 친구들보다 불러내는 빈도가 높아졌다.
심지어 제수씨조차도 TV를 사준 이후에는 나를 통한 변명은 거의 통과시켜 줄 정도다.
이러라고 사준 TV가 아니었는데 말이지. 그래서 요즘은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서윤과 제수씨의 전담이 되어버렸다.
둘의 부부싸움을 수습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거다. 결혼하고 나서도 이 포지션에서 빠지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그래도 신혼이니까 좀 알콩달콩 살지 않겠어?
그런 기대를 품고서 둘이 결혼할 때까지 나는 서윤과 제수씨를 자주 만났다. 그래 서윤만이 아니라 제수씨조차 자주 만나서 둘이 삐지거나 화난 것을 풀어주었다.
빌어먹을 50인치 TV. 그것이 나의 무덤을 팠다.
어쨌든 대망의 결혼식. 둘의 연애를 알고 있는 친구들은 다들 쓴웃음을 지으며 해방이라고 생각했고, 모르는 사람들은 정말 잘 어울린다며 천생연분이라고 덕담을 던졌다.
그래 그런 날은 나도 축복을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신랑 신부와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서로 위치에 가지고 작은 다툼을 시작했다. 그리고 절정에 도달했다.
“야 이 새끼야!”
식장을 가르는 째지는 목소리. 신랑의 얼굴을 후려치는 신부의 부케. 신부가 신랑을 부케로 후려쳤다.
그런 상황을 보자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무래도 이 부부가 신혼여행 가는 공항까지 내가 모시고 가야 할 기분이 들었다.
“하아. 정말 나쁜 천생연분이다.”




[뮤즈: 김다빈 작가]


<세상에 나쁜 연애는 없다>

“요새 여자친구는 있냐?”
“네?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보시는...?”
식사 중에 아들의 연애사를 물어보는 아버지로 인해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호호호- 그래도 우리 아들이 한두 명쯤은 사귀고 있겠죠. 누구 아들인데요?”
거기에 맞장구 쳐주는 어머니 덕분에 점점 더 난처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왜 말이 없어? 아비가 아들 연애하는 것도 못 물어보냐?”
“뭐, 지금은 없습니다.”
“지금은... 없다?”
그 말에 식사를 끝마친 아버지는 곧바로 자리에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다음 주에 시간 비워라. 만날 아이가 있으니.”
“....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집 굉장히 잘 산다.
아니, 그냥 잘 산다는 수준이 아닐 거다.
아버지가 사업을 좀 크게 하시는데 TV에도 몇 번 나오고, 대충 아파트, 백화점, 증권사 등 여러 개 계열사를 가지신 회장님 소리를 들으니까.
그래서 어릴 때부터 뭐 하나 부족한 거 없이 잘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나에게 얼마나 기대를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공부도, 성적도, 생활도 어느 정도 상위권에는 꾸준히 들어왔으니까.
하지만 뜬금없이 연애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며, 부모님이 정해준 상대를 만나라는 말에 대해서는 조금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것 같아 자신이 없다.
우리 부모님이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이 바로 연애, 운동, 사업이니까.
“그러니까, 졸업 앞두고 회사 일 하기 전에 결혼부터 하라... 뭐 그 말이잖아요?”
“그럼~ 자고로 남자는 혼자보다는 가족이 있을 때 더 책임감이 생기는 법이니까.”
“....아 엄마! 대체 언제 적 말이에요? 저 이제 28살이거든요?”
“아버지는 네 나이 때 셋째 동생을 낳았어.”
“그땐 1980년대고, 지금은 21세기 2019년이라고요!!!”
연애라는 건 본인이 마음에 맞는 반려자를 만났을 때야 비로소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며 시작하는 게 아니었나?
그런데 갑자기 나한테 연애를 하라면서 다음 주에 한 여성을 소개해준다 하신다.
나는 그녀가 누군지 모른다.
어디에 누구인지, 무슨 공부를 했고, 취미는 무엇이며, 심지어 얼굴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른다.
그런데 일단 만나서 사귀어 보라하고, 결혼까지 생각하라고 한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이야?

“그래서 나한테 상담한다고?”
“그래도 학창시절에 네가 제일 연애 많이 했잖냐?”
졸업 이후 연예인의 길을 걸어 지금은 떠오르는 아이돌 톱스타인 친구에게 지금의 이야기를 하자 녀석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이야- 완전 그거잖아? 재벌가의 정략결혼! 역시 클래스가 다르구나?”
“개드립은 그만 치고,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야.”
“아 맞다, 너 모쏠이었지? 그러니까 학교 다닐 때 나한테 조금만 투자하라니까...”
“나 술값 안 내고 그냥 간다?”
“알았어, 알았어! 흠흠, 그럼 먼저 상대방에 대해서 알아보자.”
일단 대략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모 정치인의 딸이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국회의장인가 뭔가 하셨다고 하고, 아버지는 현재 3선 의원으로 TV에선 못 봤지만 나름 알려진 의원이란다.
“야- 아무리 찾아봐도 안 나온다. 너는 찾을 수 있겠냐?”
“나왔다. 이럴 땐 그분 SNS를 찾아야지. 가족사진 위주로.”
나보다 빨리 그녀를 찾은 친구 녀석은 곧바로 SNS에 나온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사랑의 김장 자원봉사’라는 행사에 나온 그 의원 일가족 사진이 있었다.
“여기 이 배추 들고 있는 아가씨. 이 사람 같은데? 그럭저럭 이쁘잖아?”
사진을 좀 더 확대해서 보니 확실히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아가씨가 자원봉사 현장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첫인상은 나쁘지 않네. 실제로는 어떨지 몰라도.”
“좋아! 그럼 실제로 만난다면 어떻게 할지 하나하나 설명해 줄게.”
나는 자칭 연애 마스터라는 친구에게 처음에 그녀와 만나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하나하나 들어보기로 했다.

“이런 머리 해본 적 없는데.”
“아니에요, 도련님. 굉장히 잘 어울리세요.”
집에서 청담동의 유명 미용실 원장님을 초청해서 헤어 스타일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무슨 첫인상을 주겠다고, 3일 전부터 이렇게 유난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완성된 머리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헤어 디자이너가 간 뒤로 그다음 온 곳은 수제 양복점에서 온 재단사들이 지난번 치수를 잰 뒤로 맞춰 온 정장을 가져왔다.
안내에 따라 맞춰 입은 뒤로 거울 앞에 서자 가정부 아줌마들부터 어머니까지 박수를 치면서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 뒤로 남은 기간 동안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식사 예절에 일과표까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맞춰주고 나서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주말의 밤에는 수많은 커플들이 보였다.
하나같이들 알콩달콩한 연애를 즐기고 있는 커플들을 보니 문득 나도 앞으로 만날 그녀를 상상하며 연애 감정을 마음속에서 끌어올렸다.
‘이름이 은지라고 했죠? 은지씨 같이 걸을 까요?’

전망 좋은 5성 호텔에 마련된 만찬의 자리, 그리고 그 날은 테라스를 통째로 빌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준비한 선물과 각종 이벤트들, 그리고 실제로 연애를 한다면 해보고 싶은 것이 수백 가지.
당장 결혼은 아니더라도 마음만 맞는다면 연애 기간 중 여행도 같이 가보고 싶고, 교외에 드라이브도 한 번 해 보고 싶고, 놀이공원도 가고 싶었다.
SNS상으로만 보던 음식들을 집에서 시켜 주문하는 게 아니라 직접 가서 먹으면서 같이 사진도 찍고. 그렇게 다른 커플들처럼 알콩달콩한 연애가 떠 올라 그저 행복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집 안에 가족들은 싸늘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녀왔습... 다들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어요?”
“.....”
아무 말도 없는 부모님과 집에 온 임원 아저씨들, 그리고 거실에 켜진 TV에는 속보로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속보: XX당 유상진 의원 뇌물 수수 혐의로 긴급 체포]
……분명 그 맞선 본다는 아가씨 이름이 유은지였지?

“기껏 준비했는데.”
소개팅 당일이 되었을 때, 벌어진 정치 스캔들로 인해 소개팅이고 뭐고 파투가 나 버렸다.
아버지는 하루 종일 화가 난 상태로 출근을 하셨고, 어머니는 계속 상대 집안으로 보이는 쪽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네, 그러니까요. 사모님! 다들 만나기로 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저희 집안에서도 얼마나 문제가 된 줄 아세요? 신문사에서도 연락 온다고요! 거기 계셔도 상관없어요! 네? 기다린 다고요? 사모님! 여론이 지금 어떤지 아세요?”
나는 조용히 시계를 한 번 봤다.
약속 장소는 서울 H호텔, 그리고 만나는 시간은 앞으로 1시간 남았다.
그리고 기사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차 준비해 주세요.”
“네? 어디로 가시려고 합니까? 도련님?”
“H호텔.”
“네?!”
“아무 말 하지 마시고 그냥 차 준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어머니가 통화에 열중할 때 나는 조용히 나와 준비된 차에 뒷좌석에 탔다.
“어른들 파투 난 거야 알 바 아니고, 한 번 만나기라도 해 봐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H호텔로 향했다.

부디 그 아가씨가 지난 1주일간 상상했던 대로 연애감정을 북돋아주길 바란다.
 


   

[뮤즈: 이수민 작가]


‘좋은 이별이란 건 결국 세상에 없는 일이란 걸 알았다면 그때 차라리 다 울어둘걸’

나만 몰랐었던 이야기에서 아이유가 말했다.
좋은 이별이 없다는 것은, 좋은 연애도 없다는 뜻일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인연이 잘못되었다 말한다.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도, 분명 있겠지.
하지만 당신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은, 대체로 생각보다 악하지 않다.

‘사랑 전도사’로서 살아가고 있는 내게 사람들은 자주 묻는다.
‘어떻게 해야 상처받지 않을 수 있죠?’

그러면 나는, 나의 모든 선배들의 입을 빌어 말한다.
‘모든 기대를 내려놓으세요.’

그가 내 곁에 영원히 있을 거라는 기대
그가 항상 내 편이 되어 줄 거라는 기대
그가 돈을 잘 벌어올 거라는 기대
그가 좋은 아빠가 될 거라는 기대

사랑하는 마음은 행복을 주려는 마음이며
받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덕을 주려고 할 때
당신은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을 보는 눈이 깨일 거라고.




[뮤즈: 선선 작가]


나만 보면 뭐든 좋다던 또바기가
나만 보면 뭐든 또박또박 말대답
말꼬리가 늘어질 때마다
내 마음도 줄어드는 거 아니?
넌 또바기가 아니라 또라이다!




[뮤즈: 파랑종달새 작가]


눈이 빠르게 돌아간다.
여기저기 간판들이 빛을 내며 걸려있다.
한 곳에 시선이 꽂히며 발걸음이 나를 인도한다.
그곳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꽃피길 기대하며.




[뮤즈: 허상범 작가]


<나쁜 연애는>

서로의 그리움을 그리워하는
서로의 애정을 애정 하는
아픔을 마다하지 않는
홀로 가시밭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그런 관계가 계속되는.




[뮤즈: 심언석 작가]


<도찐개찐>

“오빠, 씨X, 가서 돈 좀 벌어와 봐! 도대체 물로 배 채운 게 며칠째야!”
“이런 씨X년이, 아침부터 왜 또 지랄이야 지랄이! 가서 돈 좀 가져오면 될 거 아냐! 너는 그럼 집에서 뒹굴뒹굴 놀면서 뭐하고 있어? 니 숨 쉬는 공기가 아깝다 이년아.”

오늘도 역시 아침부터 욕설과 비난이 이어졌다. 뭐, 사실 이게 이들의 대화 방식이었다. 비속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대화 자체가 되지 않았다.

“오랜만에 치킨 한 마리 땡기네... 나가서 치킨값이나 좀 벌어와야겠다” 그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나갔다.
방에 홀로 남은 그녀는 인터넷 채팅방을 기웃거렸다. 조금만 야시시한 옷을 입고 사진을 보정해 놓으면, 그녀와 대화를 하려고 하는 남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그 남자들의 목적은 다 똑같았다. 그녀는 그런 남자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그들을 삥 뜯었다.
‘오빠, 나 거기로 갈게, 차비 좀’, ‘오빠, 나 모텔 방값이 밀렸는데, 방값만 좀 보내주면 오늘 밤 오빠랑 잘게’.
그녀는 침대에 누워 이런 문구에 넘어오는 남자를 낚아 올렸다. 이전처럼 잘 걸려들진 않았지만, 지금도 한 1시간 정도만 고생하면 10만 원은 가뿐하게 벌 수 있었다. 상대방이 신고하면 경찰서 가서 간단한 조사받고 돈을 돌려주면 그만이다. 쫌생이 같은 놈들... 뭐 이런 걸 신고하고 지랄이야...

밖에 나온 남자는 골목길을 어슬렁거렸다. 그때 시야에 들어온 한 차량. 오늘의 목표물, 선글라스를 끼고 아줌마 파마를 한 운전자의 모습이 보였다. 운전대와 몸이 딱 붙은 채 좌우를 살피는 여자, 그에게는 너무나도 손쉬운 먹잇감이었다. 그는 천천히 서행하는 차의 사이드미러에 손목을 툭 갔다 댔다. 그러고는 소리쳤다. “아아악”. 이런... 표정연기가 좋지 않았어... 오늘 연기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 정도밖에 못 주겠구만.
가련한 피해자가 놀라서 뛰쳐나왔다. “어디 다치셨어요? 죄송해요... 제가 여기 처음 왔는데 목적지를 찾느라 앞을 잘 못 보고 운전을 했네요.” 가련한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가해자에게 연신 굽신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내 눈은 정확해. 이런 사람들이 바로 도로 위의 ATM기기다. 돈 필요할 때 즉시즉시 돈을 주니까. 30은 너무 많고, 10은 너무 적고... 20을 불렀더니 바로 오케이가 떨어졌다. 순식간에 그의 손 위에 현금 20만 원이 쥐어졌다. 순간 그는 생각했다. 땀 흘려 돈 버는 놈들은 다 병신이라고.

그는 그 돈을 바로 통장에 넣었다. 그리고 국밥 한 그릇을 먹었다. 집에 함께 살고 있는 그녀에게 돈을 쓰기는 싫었다. 언제 헤어질지도 모르는, 그냥 성관계를 위해 동거하는 사이니까.
“에이 씨X, 오늘도 허탕쳤네.” 집에 들어가면서 그가 먼저 선수를 쳤다. 혼자 먹은 티를 내지 않기 위해 투덜대며 집으로 들어왔다.
음... 이건 분명 치킨 냄새인데... 온 집안에 기름 냄새가 흥건했다. 그녀 역시 그가 없을 때 아까 벌어들인 돈으로 몰래 치킨 한 마리를 시켜 먹었다. 하지만 모든 흔적은 그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말끔하게 치워진 상태였다. 그녀 역시 그와 음식을 나눌 생각은 없었다. 그는 단지 그녀가 아는 사람 중에 같이 머무르기에 적당한, “가장 덜 나쁜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밤일마저 못했으면 가차 없이 아웃인데, 그나마 밤일을 조금 잘해서 데리고 있는 것뿐이다.

그렇게 한 지붕 아래 두 남녀는, 서로의 거짓된 하루를 무관심하게 흘려보냈다.




[뮤즈: 김다빈 작가]


<그때 그 이야기>

“만약에 말이야.”
나는 옆자리에 조용히 앉아있는 그녀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내가 그때 찾아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저희 집은 엄청난... 멸시를 받았겠죠. 아버님은 아마도 다시는 정치계에 돌아가지 못하셨을 테고.”
“참, 사람 운명이라는 게 묘해. 운명을 찾아보겠다고 해서 막 나가지 않았다면...”

나만의 사랑을 찾아 파투가 날 뻔한 맞선의 자리에서, 그때 나는 순수한 인연을 위해 부모님의 악다구니 퍼붓는 소리도 무시한 채로 그녀, ‘유은지’양을 향해 찾아갔다.
그때 맞선 장소에는 울상이 된 은지와 그 어머니가 애처롭게 전화기를 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품에 있던 손수건을 꺼내 그녀에게 준 것이 연애의 시작이었다.
덕분에 집에서는 차마 못 들을 소리를 많이 들었다.
‘끈 떨어진 집안’하고는 연애 반대라느니, ‘멍청한 녀석이 사교계에서 평판 깎을라고 작정했다.’라느니 별별 소리를 다 들었고, 그러거나 말거나 난 그녀에게 꽂혀서 그대로 연애를 이어갔다.

“나도 참 또라이 같지? 생전 만나 본 적도 없던 은지 씨한테 그냥 꽂혀서 찾아갔었으니.”
“설마요, 그저 그때만 생각하면 고맙죠. 아주 많이...”
그때 이후로 나는 속으로 담아 뒀던 ‘연애 버킷리스트’를 아주 충실하게 수행했었다.
고급진 스위트룸에서의 식사, 아버지 스포츠카 끌고 나가 교외의 드라이브, 누가 알아볼까 꽁꽁 싸매고 한 놀이공원에서의 데이트, SNS에 나오는 맛집 전부 찾아다니기.
6년 동안 행복한 나날이었다.
그리고 이제 연애에 관한 버킷리스트 목록도 딱 하나만 남은 상태였다.

“그나저나 아버님은 아직도 연락이 안 되시나?”
“네- 오늘은 제 전화나 어머니 전화도 못 받을 거라고 양해의 말씀 부탁하셨어요.”
“하긴, 무지하게 바쁘시겠지. 오늘 같은 날은 특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고, 그녀 역시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새벽까지는 여기서 못 나갈 것 같아요. 집에 갔다간 아마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움직이지도 못할 걸요?”
“그래, 그래서 말인데 여기에서 나한테 10분만 시간을 줄 수 있을까? 거기, 응 그래 그 자리에 딱 서서 말이야.”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호텔의 스위트룸 테라스에서 나는 그녀를 세워놓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품 안에서 작은 보석함을 꺼내놨다.
“지난 5년 동안 연애, 많은 일이 있었고 우리 둘만의 버킷 리스트도 다 끝내갔는데 이제 이게 마지막인 거 같아.”
“네?”
보석함을 열고, 한 달 전부터 가공을 준비했던 다이아몬드 반지가 영롱한 빛을 내며 반짝였다.
“앞으로도 평생 같이 가줄래?”
“.....아!”
그 순간 그녀, 은지는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끝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집안끼리의 맞선에서, 혼약 파투와 일방적인 자녀들의 만남 그리고 그 뒤에 많고 많은 일 등등 그간의 모든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밤이었다.

[네, 이번 대선의 유상진 대통령 당선자에게 겹경사가 찾아왔습니다. 당선 이후 유상진 당선자 집안과 세한 그룹의 혼담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김XX기자입니다.]
분명 처음 연애할 때만 해도 그녀의 집안이 우리 집안한테 매달린다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금은 졸지에 내가 공주의 남자가 되었다며 역으로 위치가 바뀌었단다.
“식은 취임식 이전으로 된 게 다행인 거 같아요. 안 그랬으면 우리 아버지 딸 결혼식도 못 봤겠지.”
“지금 내 주변에서도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연락 와서 미치겠네. 하객이 너무 많아 추스르기도 힘들다 이건...”
부모님들 뿐만 아니라 우리도 결혼 준비에 정신이 없는 순간 나는 정신없이 움직이는 그녀를 보고 언제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역시 연애는 해 봐야 아는 거야.”




[뮤즈: 유피린 작가]


<오프 더 레코드>

부케가 신랑의 얼굴을 후려치며 신부의 째진 소리가 식장을 울린다.
“야이 새끼야!”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상우는 자신도 모르게 참 시원하게도 후려친다고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흔들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케이. 컷!”
상우의 한숨까지 카메라가 담아내자, 조그만 촬영용 카메라를 들고 있던 여성이 크게 외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만족스러운 장면이 찍힌 표정이다.
“모두 수고했어! 이제 상우의 후시 녹음이랑 편집만 남았는데, 그건 나랑 상우랑 둘이서 할 게.”
막장 커플을 다룬 가벼운 시트콤의 감독을 맞은 여성. 유설하의 말에 막장 커플이었던 서윤과 주은란을 맞은 사윤과 주란이 힘내라는 식으로 상우의 어깨를 두들겼다.
“후아. 어쨌든 끝나기는 했네, 이거.”
“……솔직히 조회수 낮았으면 접자고 하려고 했는데.”
이걸로 촬영이 끝났다는 사실에 다들 긴장을 풀며 괜히 몸을 푼다. 겨우 한 장면을 위해서이지만 어쨌든 대관한 결혼식장의 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고작해야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아마추어들의 시트콤에 무슨 결혼식장 대관까지 해서 촬영하나 싶지만, 어쩌다 보니. 아니 감독을 맞고 있는 유설하의 강력한 주장으로 진짜 결혼식장을 빌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드라마를 찍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
친구 중에 한 명 역할을 하던 정훈이 고개를 흔들며 바닥에 대충 주저앉자 다들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왜 처음에 모여서 결정한 대로 제대로 판타지 드라마잖아?”
“도대체 어디가?”
막장 커플의 민폐와 그에 휘말린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평범한 일상 개그 시트콤이 어디가 판타지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정훈이 모두를 둘러보자 상우는 피식 웃었다.
“우리가 일상을 다루면 우주의 팽창과 중력의 변화, 그에 따른 차원 축의 12분할을 통할 12차원의 관측, 시간 여행 이런 것을 다뤄야 하잖아?”
“아니. 그건 상우나-”
“이런 막장 커플 연기하고 있다만, 나랑 주란은 이미 결혼 10년 차 부부다만? 이런 부부가 막장 커플 연기했으니까 판타지이지.”
“지구에서 10년이겠지. 왜 판타지라면 좀 더 그런- 마왕이 나오고, 신이 나오고. 대규모의 전쟁과, 귀족들의 암투 이런 것이-”
자신이 가진 판타지에 대한 동경을 풀어놓는 정훈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다들 갑자기 손을 하나씩 들어 올린다.
“엉? 왜 갑자기 다들 손을 들어?”
“……정훈아. 너 까먹은 것 같은데, 여기에 그런 것 안 해본 사람 있냐? 왜 지겨운 평범한 생활 이야기를 해?”
각각 서윤 역의 친구. 주영란 역의 친구를 맡았던 남, 여 무리가 상우의 말에 공감한다는 식으로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자. 정훈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깜박했다. 여기에서 내가 가장 뉴비였다는 걸.”
“아니 너 뉴비 아니야. 세상에 신격을 지닌 뉴비가 어디 있어?”
마치 스스로는 판타지를 동경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정훈의 태도에 상우는 친절하게 팩트를 꽂아주며 현장을 정리했다.

*

촬영이 끝나고 다음 촬영까지 각자 휴식의 시간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 텀 동안이 상우와 설하가 가장 바쁜 타이밍이다.
촬영한 것을 편집하고 화자의 역할인 상우의 후시 녹음을 넣어야 하기에 둘에게는 오히려 휴식이 아니다.
“이거 편집하고 다음에 무얼 찍을지 각본 만들기 전에 여행 갔다 올래?”
“……또 어느 외계 종족을 조지려고? 지구라도 침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데?”
“아니 그런 것 아니야. 그냥 놀러 가고 싶어서.”
“아서라. 우리가 놀러 가면 꼭 사고가 터지더라.”
지구에서 이렇게 은거하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우는 고개를 저으며 마우스를 딸깍였다.
“컴퓨터는 너무 불편해. 역시 위버맨쉬로―”
“위버맨쉬는 봉인하기로 했잖아. 고작해야 유튜브 영상 편집에 다중 차원 이동이 가능한 타임머신을 쓰자는 거냐?”
“쳇, 재미없어. 예전에 상우는 좀 더 재미있었는데 말이야.”
“그때는 살아남으려고 필사적이었고, 지금은 살아남았으니까 그렇지.”
무사고 무사건 주의인 상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반박하고 계속 편집에 몰두했다. 설하와 함께 수많은 차원과 시간을 여행하며 사건을 해결했고, 지금은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드라마를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것이 상우의 일상이다.
“다음 각본 어떻게 할 거야? 막장 커플 이야기는 이걸로 끝낼 생각인데.”
“조회수 좋으니까 더 만들 것 아니었어?”
“내가 생각한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이거든. 무언가 더 이상 해봤자 사족 밖에 안 되고.”
이미 스스로 만족했다는 설하의 말에 상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고는 다시 화면에 집중했다.
“그런데 말이야. 이번에 이 각본 만들 때, 왜 하필 연애 소재를 이렇게 다룬 거냐?”
“그거야, 우리 중에 커플이 많잖아? 그런데 정작 연애를 통해서 커플이 된 경우는 없으니까, 연애 이야기를 개그로 표현하고 싶어서.”
드라마를 만들어서 업로드하는 채널. 하지만 좀 독특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바로 각 각본의 마지막화가 되면 댓글로 소재를 달아달라고 하고, 그 소재 중에 무작위 추첨을 해서 그 소재를 메인으로 다루는 것이 상우와 친구들의 유튜브 채널의 특징이다.
그렇기에 연애라는 소재가 당첨되자, 다들 난감했는데, 또 감독. 즉 각본 담당으로 뽑힌 설하가 그걸 개그로 정면 돌파한 것이 이번 작품이다.
“하긴 다들 무언가 연애를 하고 애인으로 발전하고 그런 것이 아니라, 생사의 고비를 같이 넘겨온 전우로서 가까워지다 보니 어느 틈엔가 커플이었다는 거였지.”
“다들 기댈 곳이 필요했으니까 그런 거지. 안 그래, 동생?”
“누가 동생이라는 거냐, 이아에서 처음에 먹여 살려준 것이 누군데, 내가 오빠지.”
“하지만 내 덕분에 결국에 모든 것이 해결되었으니까 내가 누나이지.”
“솔직히 욕해도 되냐?”
친구들이 죄다 커플투성이이지만 상우와 설하는 커플이 아닌 서로의 관계를 남매라고 규정하며 편집을 멈추고 서로 누나와 오빠를 주장하며 말다툼을 시작한다.
그런 다툼의 소리가 모두가 모여 사는 집에 조용히 울렸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로 안 들리는 절대 방음 수준의 작은 소리.
하지만 이 집에 있는 다른 친구들은 죄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이기에 그 소리를 들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또 시작이네, 어떻게 썸만 천 년을 넘게 타냐?”
민폐 커플의 남자 역할을 하면서 구독자 내에서 사람들에게 놀림이란 놀림은 다 들었던 사윤은 둘의 다툼에 인상을 찡그렸다.
지난 드라마가 막장 민폐 커플을 다루었다고 하는데, 둘을 본지 까마득하게 오래된 사윤의 입장에서 친구들을 애태우게 만드는 두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막장 민폐 커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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