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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장,명리

사주명리 공부

by 몽B


2021년 신축년이다. 술토가 두 개나 있는 나에게 축술형으로 어떤 형(刑)이 다가올지 궁금하였다. 시간은 항상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다만, 순리대로 흐를 뿐이다.



술월의 신금인 내게 신축년의 신금은 비견으로 작용하고, 축토는 편인으로 작용한다. 명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 이야기가 무엇인지 도통 해석이 되지 않을 것이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비견(比肩)이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미로 나와 비슷한 사람을 의미한다. 편인(偏印)이란 상당히 심플하게 이야기해서, 치우친 생각이나 공부를 말한다. 앞서 언급하였던 축술형에서 형(刑)이 운으로 온다는 것은 일신의 그 무엇이 평소와 같이 흘러가지 않고, 묶여 풀어내야만 하는 어떤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신축년을 맞으며 축술형이 어떤 형태로 작용할지 궁금하였다. 역시 어떤 비견들이 내게 다가올지, 어떤 공부에 몰입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명리는 모든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 예측이 있었을 뿐이지 어떤 사건이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는 그 시간을 살아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아이가 아팠다. 세 녀석을 다 키웠고, 나는 이제 내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로만 알았다. 직장을 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 년의 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형(刑)을 맞이하게 되었고 집에서 꼼짝없이 지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작년 말부터 아이가 아프기 시작했고, 아이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아이의 담당 의사 선생님과 공부방 선생님, 아이의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어머니들. 아이 학교 선생님들과 내 동료들. 나의 친구들과 친척들.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우리 엄마. 사람이 그 무엇보다 귀하고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사실을 마흔 중반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다. 항상 그들은 내 곁에 있었으나 그 존재의 귀함과 감사함을 나는 알아채지 못하였다. 신축년, 신금 비견은 나로 하여금 사람이 귀함을 알게 하였다.


아이를 치유시키는 과정에서 나의 불안은 무한대로 증폭되었다. 불면의 날들이 계속되었다. 오랫동안 해오던 공부였지만, 명리학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반복되는 것이 당연하듯, 인간은 누구나 희로애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자연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내 삶도 내 아이의 삶도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우리는 지금 힘들고 아픈 시기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내 사주를 보며 눈물이 났다. 연민이 아니다. 언제 내게 좋은 일이 생길지, 나쁜 일이 생길지 노심초사하며 바라보던 사주팔자의 글자들이 자연의 흐름처럼 담담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사주를 통해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괜찮아질 것이라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더 미래에는 또 힘든 날이 찾아올 것이다.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이 명(命)의 이치인 것이다.


원광디지털대학에서의 공부와 그동안의 공부를 정리한 노트가 산처럼 쌓여있었다. 이 공부를 시작한 것 역시 순리에 따른 인연이었다. 시간과 공간과 인간의 의지로 이루어진 한 지점에 나라는 사람이 살아간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명리 공부는 해가 뜨고 지는 것과 같은 내 삶을 바라보는 일이다. 사주는 누구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체득해야 하는 공부라 생각한다.


자신을 있는 대로 바라보는 일.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했던 것처럼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 견성(見性)의 과정. 명리학을 공부하는 것은 대자연 속에서 내가 흘러가는 길을 바라보는 것이다. 작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강의를 한 경험이 바탕이 되어 명리학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축술형으로 집에 꼼짝없이 있으면서, 편인과도 같은 명리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명리 공부는 처음이 어렵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게 된다. 이 좋은 공부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한장, 명리>라는 유튜브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어떤 순서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의미가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나름의 체계를 만들어 계속 강의를 업로드하고 있다. 강의에 학습지는 필수다. 20년 동안 항상 그래 왔다. 학습지가 있어야 한 발 한 발, 학습자와 발걸음을 맞춰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50개 이상의 강의를 업로드했고, 계속해서 업로드할 생각이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을 이해하는 지혜를 구하는 이들에게 이 공부를 추천하고 싶다. 나 역시 공부하는 입장이다. 명리 공부는 끝이 없을 것도 같다. 한 발자국 앞서 공부한 내용들을 나름의 체계로 나누고 있으니, 이는 내 공부이기도 하고 함께 하는 이들의 공부이기도 한 것이다. 1년의 휴직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나의 이해를 나누는 것이 내게 있어서는 신축년을 살아가는 현명함이라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eL4AAB0PzyZAN7bB64_9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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