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과 명리학

민영현 선생님과 인터뷰 1부

by 몽B


maxresdefault.jpg



민영현 선생님과의 만남


(제이쌤) 반갑습니다. 하루한장, 명리입니다. 오늘 민영현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선생님 약력을 잠시 소개해 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부경대, 동의대, 부산대 등 대학 강단에서 동양철학 강의를 해오셨습니다. 대구한의대학에 현재 출강하고 계시고, 동명대학에서 강의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올해 2022년 4월에 '삼명통회'라는 엄청난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민영현 선생님) 책을 보여 드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 부끄럽습니다만, 제가 이번 봄에 출간하게 된 삼명통회입니다.


(제이쌤) 선생님 제가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이 이 책 덕분이었습니다. 이 책 맨 앞에 보면 전화번호를 적어 두셨던데요. 보통 저자들이 전화번호를 안 적지 않습니까?


(민영현 선생님) 보통 전화번호를 안 적나요? 저는 이 번호를 적어놔야 사람들이 연락을 하던지 궁금한게 있으면 연락을 하던지 할 것 같다 싶어서 그렇게 한 것인데, 의외네요. (웃음)


(제이쌤) 선생님 제가 삼명통회 책에 오타가 있는 것 같다고 그 전화번호로 문자를 드리면서 선생님과 알게 되었는데요.


(민영현 선생님) 그러게 말입니다. 그 축(丑)자가 뒤에가면서 쭉 그렇게 되어 있더라구요. 제일 처음 삼명통회 번역을 시작할 때 판본이라고 구하게 된 것이 중국에서 통용되는 인터넷 판본이었습니다. 중국으로 유학간 후배가 보내준 최초의 판본에 오타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을 번역할 생각이 없었는데요, 13년 전 쯤 번역을 시작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출판사에서 번역한 책이 하나 있었습니다. 명리 지식이 없는 사람이 한문해석식으로 번역해 놓으니 내용이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명리에서 <삼명통회>라 하면 잘 아시다시피 유명한 책인데, 이것을 이대로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이쌤) 아, 그렇게 시작하게 되셨군요.


(민영현 선생님) 그때는 자료가 없었으니 북경에 있는 후배로 부터 받은 중국판 인터넷 판본에서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그 판본이 A4 용지로 280페이지 정도였는데요, 나중에 한국 인터넷상에서 새롭게 구한 판본은 A4 용지로 700페이지 정도였습니다. 이미 번역한 중국 판본에 한국판본으로 빈자리를 메꾸는 작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 계속 의심스러운 점이 생겨 중국에 <삼명통회> 책을 주문하여 또다시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제이쌤) 3년 전에 1차 마무리 하셨고, 교열 교정하는 것만도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영현 선생님) 출판사와 거의 2년 정도 이야기했고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축(丑)자 오타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송선생님이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아마 몰랐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너무 오래도록 들여다 보고 있어서 출간 이후 이 책 자체가 보기 싫은 거에요. 그래서 안보고 있었는데, 말씀하셔서 확인을 해보니... 중국판 첫 번째 판본이 이렇게 연결되어 버렸군요. 그러다 보니 지적을 받았지요. (웃음)


(제이쌤) 제가 지적한게 되버렸나요. 그렇게 인연이 되었습니다.


(민영현 선생님) 새로 책을 찍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때는 바꿀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이쌤) 네, 2쇄 3쇄 계속 나와야지요.


(민영현 선생님) 그렇게 되면 바랄 것이 없는데, 과연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 사볼까요? 제가 보기에도 너무 두껍고.... (웃음)


(제이쌤) 그리고 선생님. 제가 여러 선생님들과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이 공부가 상당히 좀 외로운 학문이지 않나요?


(민영현 선생님) 글쎄. 이게 외로운가 어떤가... 공부라는 것 자체는 누구에게나 고독한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명리학 같은 경우는 주변에 여러 분들이 계시니, 실습이나 실전을 통해 추론이 맞았을 때라던지... 보다 더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요?


(제이쌤) 그런데 선생님 서문에서, "학문도 아닌 학문을 한다는 멸시 속에 대학사회의 삶을 견디고 있다. 하지만 저물어 가는 인생의 한 자락에서 실제로 인생을 도울 수 있는 학문은 저너머 상아탑의 고고한 이론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요. 저는 이 문장이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에 대한 외로움에 대해 질문해 보았습니다.


(민영현 선생님) 좋았다니 다행입니다. (웃음) 학문적인 관점, 학문이란 무엇인가 이런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바깥에서는 이것이 사주 팔자 명리 이렇게 미신처럼 여겨지면서, 조금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게 학자분들도 그런 경향들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대학교수들도 그렇습니다. 자기 전공의 학문이나 자기 영역의 학문은 굉장히 중요하고 좋은 것으로 이야기하지만, 그 경계 밖의 것들은 조금 낮춰보는 경향들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조금 더 다른 측면에서 예측과 예언의 본질적 차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동양 철학 내에서 이 명리학이 차지하는 영역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철학적 이론보다도 훨씬 더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알려져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 이해되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공학을 전공한 과학자들 입장에서 바라보는 명리학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제가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철학과 내에서도 서양철학이나 사회철학 전공자들은 동양철학을 이상한 학문인 것처럼 폄하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제이쌤) 동양철학의 가치가 드러나지 않는 중에서도 명리학은 더 이렇게 폄하되는 분위기였군요.


(민영현 선생님) 80년대 후반쯤 몇 가지 책에서 동양학 안에 사주팔자 명리학을 넣으면 안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이름을 대면 아실만한 유명한 선생님 책에서 이런 해석이 소개되다 보니, 동양철학 내에서도 자리하지 못하는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이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저의 지도 교수님의 영향이 큽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명리학을 공부해 오셨던 분이셨습니다. 동양철학을 담당하셨던 저의 지도 교수님께서는 명리학이라는 것은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당연히 알아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제이쌤) 아. 그런식으로 이 공부와 만나게 되셨군요. 그런데 선생님. 실관을 많이 하셔서 사주팔자에 대한 해석이 아주 능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 술수에 능하신 분들을 만나뵈니 그 깊이가 상당하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것이 학위가 없더라도 20년, 30년, 40년 상담을 통한 그 내공이 엄청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정규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재야에 자기 삶을 다 녹여내서 공부를 이루어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민영현 선생님) 당연한 말씀입니다. 우리가 학벌사회이고 학위와 같은 공식적인 결과물을 좋아하니 계속 교수가 어떻고 학위가 어떻고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배우는 과정이고 익혀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굳이 정규 과정을 밟지 않았다 하시더라도 평생에 연구를 하시고 추적을 하셨다면 그 성취나 학문적 깊이에 대해 당연하게 인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쌤) 제가 이제 그런 분들을 만나러 다닐 계획입니다.


(민영현 선생님) 참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게 해서 좀 알게 되면 새롭게 좀 알려 주시고... 송선생님께서 보시고 그쪽 동네의 비법들이 보이면 빨리 빼돌려서 저에게 보내달라는 말씀입니다. (웃음)


(제이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선생님 책 <삼명통회>의 서문을 읽으니 선생님의 사고라던지 생각의 깊이 이런 것들을 많이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긴 책에서 선생님의 생각은 서문에서 밖에 나오지 않지 않습니까?


(민영현 선생님) 그런샘이지요. 그. 주석도 몇 개 달려있기는 합니다만...


(제이쌤) 아... 그렇습니까? 제가 아직 책을 다 읽지를 못했습니다. (웃음) 서문에서 "결정된 것과 결정되지 않은 것 사이에서 인간은 살아간다. 예측은 불확실한데 미래는 실재화한다. 그러나 불확실함의 혼돈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적혀 있더라구요. 제가 거기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공부인 것 같습니다. 이 명리학이라는 것이.


(민영현 선생님) 명리학을 철학적 관점에서 고민해보면, 인간이 과연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철학적 논문이나 저서로 설명을 한다면 또 어떨 것인가. 저에게는 전공을 삼아 공부했던 동양 철학이 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명리학에 개입되는 동양적 세계관이나 동양적 인간관, 동양적 인생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도 학생들과 수업을 할 때 명리란 윤리라고 소개합니다. 유학에서는 지명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천명이라고 들어보셨지요? 공자로부터 내려오는 지명사상은 사람이 태어나서 자기의 명을 모른다면 어찌 선비라 할 수 있겠는가? 명리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자기의 명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측을 하는 방식이 어떠한 세계관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잘 이해를 못합니다. 동양적 학문성이라는 것은 기(氣)의 세계관입니다. 이 세계가 기에 의해서 주고 받고, 상생 상극하며 일어나고 전개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인체, 정신, 삶의 주위 환경들도 모두 기의 작용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이해할 것인가. 그 방식의 문제가 남는 것입니다.


(제이쌤) 인문학이 사람의 무늬를 알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 명리학만큼 인간에 대한 이해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해가 확연하게 와닿게하는 공부가 또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민영현 선생님) 이 학문을 송선생님도 경험하셨으니... 이게 참 마약같은 면이 있습니다. 경험을 안했다면 모르겠으나 경험을 하고 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공부하게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맞아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명리학의 논리가 엉터리라면 벌써 폐기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하면 할수록 맞아 떨어지니 안할 수가 없게 됩니다. 또 공부를 하다보면 더 잘 맞춰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이 공부가 워낙 어렵고 힘이 들다보니 중도 포기의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이 공부가 진짜 할 것이 많습니다. 주역과 관련하여 역학에 기초를 두고 등장하게 된 분야라 이해를 하게 되면 될 것 같습니다. 공자님 나에게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세상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겠는데라고 이야기 하신 것 처럼, 우리는 명리학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윤리 도덕적 측면들도 보게 되고, 세상에 대한 일련의 대응으로서의 철학적 관점을 형성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의 지도교수님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동양철학을 공부한다하면 적어도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쌤) 선생님. 그런데 '적어도'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어마어마한 내용입니다. 동양철학의 베이스라는 의미에서 이야기하신 것일까요?


(민영현 선생님) 아~ 이 때 '적어도'라 표현한 것은 명리학이라는 학문과 이러한 세계관에 대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제이쌤) 아~ 알겠습니다. 선생님 그러면 여기서 영상을 잠시 끊고 '삼명통회'라는 책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A6MWHm9HlkQ?si=yOGpSsj4u6TAQba0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