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영웅)를 위해
스스로 빛나는 별

by 몽글몽글

브로드웨이 42번가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대표이며 뮤지컬의 고전이다. 1930년대 대공황기의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한다. 화려한 무대 의상, 역동적인 현란함, 춤과 흥겨운 음악, 탭댄스 군무로 유명한 뮤지컬이다. 시골에서 상경한 패기 쇼어라는 여자 아이가 브로드웨이 새로운 스타로 거듭 나는 단순하지만 낭만적인 스토리이다.


나는 이 극을 보면서 패기 쇼어라는 스타가 탄생하도록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애쓰고 도와주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려고 했다.


보통 영웅이 탄생하는 서사 구조는 이렇다. 신이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탄생한다. 이때 탄생은 비범할 것. 주인공에게 역경과 시련이 찾아온다. 이른바 빌런들의 등장으로 많은 갈등들이 충돌한다. 이럴 때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력자가 나타난다.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영웅은 성공한다. 여기에서 서사 구조를 한 번 더 비틀면 반전이 시작되고 다시 시련, 빌런 등장, 조력자 도움, 그리고 고난 극복이 되어 성공하는 구조이다. 나는 이 극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조력자가 누구인지 보기로 한 것이다.


첫 조력자는 매기 존스이다. 시골에서 상경해서 아무 연고도 없는 패기 쇼어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막막해할 때 패기 쇼어의 재능을 맨 먼저 알아봐 주고 코로스걸 단원이 되도록 도와준다. 그녀는 작가 겸 작곡가로서 이 극에서 유머 코드를 담당하고 있다.

“걱정 말아요. 당신은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이 한마디는 패기 쇼어에게 당연히 용기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다음은 빌리와 앤디다. ‘프리티 레이디’ 오디션을 놓쳐 패기가 선발되지 못했을 때 이들이 패기 쇼어의 재능을 알아보고 코로스 걸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만약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패기는 펜실베이니아 알렌타운에서 평범한 날을 보내고 있를 것이다.


그녀의 또 다른 조력자는 줄리안 마쉬. 어떻게 해서든 ‘프리티 레이디’로 재기를 노리려는 당대 최고의 연출가이다. 너무나 무뚝뚝하고 냉철해서 처음에 패기 쇼어를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단원들의 요청에 패기를 받아들이기로 작정하자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는 패기를 직접 가서 데려온다. 그리고 공연을 위해 남은 시간 단 36시간. 25페이지 분량의 대사, 노래 6곡, 10종류의 댄스를 소화해 내도록 혹독하게 지도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누구보다 간절하게 그녀를 독려하는 위대한 지도자이며 조력자이다.


조력자가 더 있다. 도로시 브록이다. 한때 최고의 뮤지컬 스타였지만 지금은 명성을 잃어가는 프리마돈나. 다리를 다쳐 무대 위에 오르지 못하고 패기 쇼어에게 자신이 누리던 프리마돈나 자리를 넘겨주면서 그녀는 따뜻한 용기와 격려를 준다.

“무대 위에서 당당해요. 자신을 믿어요.”

두 배우의 이중창이 무대 위에서 울릴 때 내 마음이 뭉클했다. 최고의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흘러간 스타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렇게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패기 쇼어는 마침내 브로드웨이의 대스타가 되었다. 스타 탄생이었다. 새로운 영웅이 탄생한 것이다.


이렇듯 스타(영웅)는 혼자 탄생하지 않는다.

조력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스타(영웅) 탄생과 성공을 위해서 조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의 출생부터 성장 과정을 죽 지켜보고 노심초사 조력하는 부모가 대표적이다. 인간은 동물 중 생각할 수 있는 사고를 가진 대가로 가장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난다. 갓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동물이 있는 반면 제 발로 서기까지 최소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지난한 과정을 지켜보고 도와주는 부모야말로 인생 최초이자 최고의 조력자이다.


교사도 인간의 바람직한 성장의 변화를 위해 존재하는 훌륭한 조력자이다. 그 밖에도 예능계의 기획사, 매니지먼트 팀, 스타의 팬덤, 정치권에서의 보좌관, 참모진, 싱크 탱크, 스포츠에서는 코치진, 기업은 기획실 등 영웅의 탄생과 성장을 위해 조력하는 사람들 또는 팀이다.


대부분 스타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누구나 스타가 될 수는 없다. 스타(영웅)는 희소성 때문에 고귀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가 될 수 없다면 낙담해야 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모두들 자기 자리에서 빛나면 되는 거니까.......


스스로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성공할 줄 알았지만 막상 내가 스타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고는 낙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요즘 뜨는 노랫말이 있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난 빛날 테니까’


스타(영웅)를 위해 존재하는 모든 조력자들에게 건네고 싶다.

‘지금 있는 이 자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별이 빛나도록 도와주면 자기 스스로도 빛날 것이라고. 그러다 보면 자기 자리에서 대가가 되어 있을 거라고.......'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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