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호 논담골길에 서서
파도가
몹시도 바람을 타는 날
이 언덕에 서서
여인은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얼마나 걱정했을까?
어둔 사위를 뚫고
일출이 시작되는 순간
멀리서 통통배 소리 들리면
밤새 피멍 들었던
가슴은
그때서야 안도했을까?
구불구불 연탄재 뿌려 가며 겨울 날 오르내리던 서러운 깔끄막길이
이제는 레트로 감성 여행 상품이 되어 뭇사람들을 부르고 있는 지금
담벼락 곳곳에 새겨져 있는
그림그림들
아버지 기다리며
방바닥에서 숙제하던 아이와
여인의 등뒤에서 쌔근거리던 갓난아이의
모습이
진기한 풍경으로 다가 오면
커피와 함께 곁들여지는 달큼한 버터향 나는 빵들이
비린내 픙기던 언덕의 모습을 완전 바꿔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