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찾고 있는 아이
나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끝이 보이지 않는 미래...
뿌옇게 끼인 안갯속을 뚫고 운전하는 운전자처럼 불안한 마음.
오늘은 무사히 넘어가는 걸까.. 저 말에 이렇게 반응하면 그다음이 괜찮을까...
심장이 조여드는 불안함..
심신의 피로와 고통 또는 질병으로 아침 일찍 안 움직이거나 잠이라도 자는 날 아침이면
사정없이 방 불을 밝히고 어김없이 높아지는 짜증 섞인 아이와 나를 향한 고성...
당신은 항상 집에서 쉬어야 하지만 내가 앉아 있는 순간
벌레 보듯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네가 해라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일거리들....
숨 막힘.....
할 수만 있다면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은 이 심정...
아이에게 이혼가정을 주고 싶진 않지만 이대로는 더 안 좋은 영향만 줄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더 이상 내가 견딜 수 없어 이제는 나 조차도 아이에게 너그럽지 않아 지는 모습을
마주할 때의 죄책감과 초라함..
왜 나는 너 하나를 제대로 건사할 능력이 없는 건가...
내 아이를 빼앗길 것 같은 두려움.
내 아이를 빼앗겼을 때 나르시시스트로 가득한 저 집에서 대접받지 못하고 가스라이팅으로 자라게 될 아이의 심정을 예상하며 밀려오는 합리적인 의심의 두려움....
하나하나 곱씹을수록 나열되는 나의 숨통을 조여 오는 이유들로
나는 매일 밤을 지새우고 또 지새우는 몇 년을 보내게 되었다.
이혼하지 않은 자들은 말했다.
"어떻게 살아? 그 정도면 선택을 해야지. 네가 죽은 듯이 애 상처 안 받게 연기를 해. 그 사람이 원하는 거 들어줘. 그래서 애가 눈치 못 채게 상처 안 받게. 너도 너 고집으로 용서를 못 해서 그러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 바뀌잖아. 애가 무슨 죄야. 지금부터라도 잘해야지. 큰걸 내어 주어야 그 인간들도 조용할 거 아니야. 못 하겠으면 애한테 너무 안 좋으니까 정말 이혼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왜.. 왜 매번 나만... 나만 포기하고 맞추어서 상황을 호전시켜야 해? 내 애가 내 행동을 보고 나처럼 살게 되면 어떻게..? 말도 못 하고 당하면서 계속 자신이 죽어가는데도 참고만 살면... 어떻게 해.....?"
"그건 네 생각이지. 네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엄마니까. 네가 틀리다는 게 아니라 네가 다 참고 산다고 해도 니 애는 그러고 살지 않을 거라고 믿고.. 부모가 안 싸우니까 마음이 더 안정될 거라는 거지.."
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이혼한 자들은 말했다..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면... 절대로 이혼하지 마세요..... 준비가 되었어도 힘들었어요... 스스로 재정적으로 독립을 하고 자리를 잡고 힘을 먼저 키워요. 절대 애를 두고 나가서는 안 돼요. 오늘부터 불리 할 행동을 삼가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작은 것부터 다시 본인이 했던 행동을 유지하세요..조금이라도 돈을 먼저 버세요... 아무리 억울하고 아무리 참았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모습 때문에 재수 없게 상대방의 주장에 힘이 들어갈 수 있어요. 10년을 당했는데 1년 때문에 손해 보실 수 있어요. 상대방의 치졸의 끝을 보게 되는 것이 이혼이에요... 이혼은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그러니 힘을 기르고 능력을 기르고 다시 매력을 찾으세요. 그러고 이혼해도 늦지 않아요. 지금의 힘듦으로 이혼하면 후회하게 되세요....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당신도 상처받을 거예요...."
"제가... 고통스러워서... 제가 괴로워서.... 멈춘 해도 안 해도 그만인 것들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판결을 줄 수도 있다는 거군요..... 그럼 저는 어떤 고통 속에서도 절대 트집 잡힐 행동과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거군요...."
"네.... 이혼은 끝이 날 때까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리고 끝이 나서 일어나는 아이의 변화와 상처를 위해 감내할 것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 다시 살아요... 이혼은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선택의 기로에 서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간 속에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바뀌는 생각들을 정리해야 했다.
이 모든 선택에는 최선은 없었다.
좋은 선택도 없었다.
내가 결정해야 할 것은 나를 선택할 것인가 상황을 선택할 것인가였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 걸까..묻고 또 물어보며 매일이 지나간다...
어떤 선택이 나에게 더 깊은 잠을 줄 수 있을까...
나도 편안하고 달콤한 잠을 잘 수 있는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