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정신병에 걸리기 전에...빨리 이혼 하라고 했다. 뭐...지나치는 말로 무시 할 수도 있었다.
브런치라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고 두려운반 설레임 반으로 적어내려가는 나의 글에 공감이 늘어나면 가슴이 뛰었다.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구나 감사했다.
사람을 통해 위로 받는 것이 이런거구나 감사했다.
그 댓글을 보는 순간 눈 앞이 아늑해졌다.
정말 내가 가장 나쁜 것일까..
내가 이혼하고 아이에게서 아빠와 조부모를 때어놓으면 괜찮은 걸까..
부부싸움을 하지 않는다면아이에게 피해보다 더 유익한 듯 한데 그렇다면 내가 잘못하고 내가 잘못 된것이 맞는 걸까..
틈만 생기면 그 댓글이 생각났다.
차단과 신고, 지움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였다.
물어보고 싶었는데 묻지 않았다.
내가 더 상처받을 것 같았다.
가벼운 말에 새해의 용기를 내어보던 나는 몸살이 된 통 걸렸다.
아침 저녁으로 링거를 맞고..조금 움직이면 또 이틀을 앓아 눕고..연말부터 꾸역꾸역 끌고 온 감기몸살이 터진 것인지 책도 못 읽고 영상도 집중이 되지않는 뭔가 불안하고 서글픈 시간이였다.
조금 괜찮으면 아프고를 반복하니 구정이 왔고 구정스트레스와 남편의 말과 태도에 또 그 글이 생각났다.
빨리 이혼하세요. 당신이 가장 나빠요.
이런 나약한 내가 참 싫다.
몸이 아픈 내가 싫다..
올해도 늘 그랬듯이 시부는 늘 뻔뻔하게 뭐든지 내탓으로 돌리면서 생색을 내고, 시모는 빈말이라도 친정행을 가라고 하지 않고 남편에게 설겆이를 못하게하며 나에게 일을 시키고 대충하라는 헛소리를 했다. 남의편은 늘 그렇듯이 밤늦게까지 술을 처 먹고 놀다 시댁에서 낮잠을 잤다. 시모는 아이에게 아빠를 깨우지말라고 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남편의 동생은 이쁜 말로 때웠다.
일년에 몇번을 보든 꼭 꼬인말을 하시는 시부모는 콕 찝어서 내 핑계를 대며 내 성격을 탓했다.
이번에는 친정엄마의 한탄도 받아주기가 싫어서 가질 않았다.
송장처럼 쉬고 싶었다.
온 몸이 두달 내내 근육통과 감기로 시달렸다.
아픈 것도 내탓이라는 그들은 스트레스였다.
결국 체해서 몸살과 두통으로 끙끙거리는데 남편이 말했다.
"팔자 좋네. 먹은것도 없는데 왜 체해"
머리도 몸도 아파서 누워서 종일 토하고 부대끼며 화장실를 들락거리다가 저녁때가 되어서 티비를 틀어두었는데 그꼴이 보기 싫었나보다. 본인이 아이랑 점심까지 먹었는데 왜 저녁을 안 차리냐는 것이다. 아픈데 티비를 켰다 이것이다.
입덧같이 울렁거리고 아파서 저녁을 못 한다고하니 시비를 걸기시작했다. 종일 인상을 구기며 티를 내더니 독설이 시작된 것이다.
아이가 배가 고프다고했는데 한시간을 버티길래 나가서 먹이라고 했다.
약을 사서 오라고해도 니가 사다먹으라고 하는 인간이라 아프다고 해봤자 더러운 꼴 밖에 돌아올것이 없는데 왜 나는 아파서, 나는 또 이렇게 화가 나는 꼴을 당하고 있을까...
그 긴 글 속에서 딱 박혀버린 그말.
어서 이혼하세요. 아이가 정신병자가 되길 바라는 건가요. 당신이 가장 나빠요.
그 말이 오늘 또 생각이 났다.
매번 가슴이 두근거리게 화나는 글.
그런가 진짜...나를 가두는 글..
'저도 그러고 싶은데 저희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있고 문제가 생기면 제가 알아서 할께요.
근데 제가 제일 나쁜 것 같지 않아요.
재정적 독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저에게 정성껏 가볍게 뱉은 그말을 한 당신이 가장 나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