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말씀

B급 며느리 도전하기

by 몽운

수많은 일들 중 지금의 나를 만든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나는 그 이후로 조용하게 며느라기를 끝냈다!

끝이 났나??................. 끝을 내려고 하고 있다.

그날은 며느리가 되고 8년 차쯤이었던가...

처음으로

그녀의 말에 눈물 뚝뚝 네네가 아닌

대답을 해보려고 했던 날이었다.

아마도 그때쯤 대화한 언니의 조언과 말하기 트레이닝도 조금 도움이 되었던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사건의 시작이 있었던 날..

엄마가 무릎 수술을 하고 퇴원해 우리 집에 머물고 있던 때였다.

수술도 수술이지만 회복기를 보내는 엄마에게 도움도 못 되고 자꾸 움직이게 하는 것이

마음이 참 불편하다 보니 조금씩 예민해지고 있었다.

육아와 집안일을 홀로 병행하는 것이 나는 벅찼다.

그런 딸의 모습에 엄마도 자꾸 일을 덜어 주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모습이 미안하고 짜증이 났다. 내 성격도 참.. 문제 이긴 하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싱글처럼 자기 인생이나 즐기는 남편이 더 고까웠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들 터진다고 불쌍한 내 새끼...

배란 전 증후군의 호르몬의 노예가 된 나는 아이의 수학 숙제를 봐주다가

감정싸움을 시작하다가 결국 소리를 치고 있었다.

망할 호르몬.


그 순간 이 인간... 아주 보란 듯이 나와서 말하는 꼴이 아주 가관이었다.

부부 싸움이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놈.. 내가 얘 앞에서 정신 차리라고 했건만..

이제는 내 부모 앞에서까지 지랄한다며 욕까지 하며 소리를 지르니..

엄마는 어이가 없어서 그만하라는 말만 반복하시고...

더 이상의 불효는 하기 싫어서 멈추었지만 그 이후에도 또 싸움이 있었고

그날 이후 엄마는 아직도 우리 집에서 머물지 않으신다.

수명이 닳는 것 같으시다고 그냥 너희가 와서 며칠 머물고 가라고..


다음 날 엄마는 칠십 평생 인생에 저런 소리와 액션을 처음 보고 들어서

너무 놀랐다고.. 내가 내 딸의 상황을 몰랐다고 대성통곡을 하시는데....

그 기분은 뭐라고 표현할 수없이 서글펐다..

가시는 날까지 절대로 혼자 있을 때 같이 싸우지 말라고

눈빛 보니까 너 때릴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아이 데리고 나와서 도망쳐야 한다고 절대같이 있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시고는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 어깨의 슬픔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나도 부모이고 나도 자녀인데.. 그래서 혼자 가지고 있었던 이야기들이 아주 많은데..


그 난리를 쳐도 지네집에 불려 가면 하하 호호 아무 일 없는 척해줬는데....

나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감히 우리 부모님 앞에서 저런 짓을 하다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서 잠이 오질 않았다.

잠을 못 이루던 나는 그 사람과 싸운 일을

그때 처음으로 시어머니에게 당신의 아들이 하는 행동과 잘못을 적어서 카톡을 보냈다.

내 부모는 심장을 치며 눈물을 삼키고 방안에 들어가 불을 껐는데 다른 방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소리에

나의 분노가 단전에서부터 하늘로 치솟았다.


그다음 날 점심이었던가..?

자기 전에 내가 남겨 놓은 카톡을 보고 시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왔다.

도돌이표 같은 소리를.... 지껄였다...


"밥 먹었니?

엄마는 좀 어떠시니?

내가 니 카톡 보고 전화했다.

네가 글을 참 잘 쓰더구나??

똑같이 하지 말고 네가 참아라..."

"사실 그대로이고 제가 도저히 안돼서

연락드린 거예요.. 똑같이 한 적 없고 8년째 참고 있어요.

저는 욕하고 함부로 하면 도저히 못 살 것 같아서 그런 행동 안 합니다."


"네가 잘못했으니까 네가 그렇게 만들었으니 그렇게 했겠지."

"네?? 그렇게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어느 부분이 제가 이렇게 만든 걸까요.

제가 여태껏 참은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지요."


"내 아들한테 안 물어봐서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네가 참고 숙이고 들어가야지 내 아들이 뭐가 모자라는 것도 아니고 네가 왜 그렇게 만드니.???"

"제발 직접 물어보세요. 어머니 저도 모자라는 거 없고요 뭘 잘못해야 참고 숙이지요."


"네가 바락바락 대드니까 걔가 그러는 거 아니니?"

"욕을 하면 가만히 있으라고 우리 부모님이 저 키운 것 아닙니다.

잘못한 건 인정하고 사과하고 잘못한 거 말을 해서 서로 살아하는 거 아닌가요."


"네가 그런 상태를 만들어서 걔가 욱해서 그러는 거 아니니?"

"어떤 상태요? 저희 엄마 수술한 몸으로 저 도와주느라 몸조리도 못하고 있는 상태요?

하루도 멀다 하고 매일매일 술 처먹고 다니고 새벽이고 아침이고 저녁이고 노느라 정신 못 차리고 애 키우는 거는 다 맡겨 놓고 늦게 들어와서 잠만 자고 나가는데 제가 뭘 만들었나요?"


"네가 말을 그따위로 하니까 그런 거겠지!!! 술이나 처먹는다고 하고 어머니를 쉬게 하는 것은 네가 알아서 해야지. 개가 그리 한가한 애니?"

"네. 애까지 있는 인간이 그렇게 술을 먹고 놀고 골프 치고 총각 때랑 다를 것이 없게 살아요.

밤에 없는 회식 만들고 새벽까지 놀다가 새벽에 골프 친다고 나가니 당연히 낮에 졸리죠.

가정이 있으면 자기가 책임을 져야지. 그리고 같이 술 먹고 골프 치는 게 돈 버는 거랑 상관있는 사람도 아니고 비즈니스도 아니고 대학병원 있는 것도 아닌데 본인 조절할 수 있는 문제예요. 싱글맘도 아닌데 이러고 사니 저희 엄마가 도와주시는 거겠죠."


"그러니까 네가 그런 상태를 만들지 말아.

그 애가 그래도 네가 대꾸를 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네가 밥을 안 줬는지 돈을 허투루 썼는지 그랬나 보지."

"어머니 제가 이 집에 들어온 지 8년 동안 만원 넘는 샴푸를 쓴 적 없고

트리트먼트가 비싸다고 해서 8년 동안 산 적이 없습니다.

작년 여름에 삼만 원짜리 여름 원피스 하나 샀고 립스틱은커녕 스킨 하나 산 것이 없어요.

지금 입고 쓰는 것들 물려받거나 선물 받거나 우리 엄마가 사준 거 사용해요."


"그래? 잘했다 그건.

근데 네가 애만 신경 쓰고 애 교육비로 네가 돈을 다 썼나 보지??"

"자식 낳아 놓고 신경 안 쓰는 부모 있나요?

제 새끼 여러모로 제 어린 시절보다 나은 환경과 조건으로 키우지 못하고 있고

지금 해야 할 것들 시키고 있습니다."


"네가 일찍 들어오면 잔소리를 하니까 걔가 밖으로 나도 나 도나 보지."

"어머니 여러 번 말씀드렸다시피 잔소리할 시간이 없어요.

애 없을 때는 술 먹고 놀다 제정신이 아니고

제정신 일 때는 먹거나 자고 있고

애 낳고 나서도 똑같은 생활이니 애 깰까 봐 잔소리할 시간이 없어요."


"그냥 들어오는 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안 들어오면 어떡할 건데??

네가 밥하고 청소하고 니 할 일 다 했는데 때리고 욕하면 못 사는 거지.

어떻게 사니?"

"네 그래서 말씀드린 거예요. 어떻게 할까요?

아줌마 있어도 제가 음식 했고 제가 청소도 다 손 갑니다.

쪽팔려서 이런 이야기 어디 가서 의논합니까?

목사님과 상담해야 하나 생각 중입니다."


"목사님이랑 무슨 이야기를 하니? 너는 하나도 잘 못한 게 없니?

우리 아들이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 이혼? 흠도 아니다.

네가 그렇게 불평불만이면 못 사는 거지. 어떻게 사니? 그만 살아야지.

우리 아들이 뭐가 못 나서. 우리 아들은 처녀장가 갈 수 있어.

우리 아들이 인물이 빠지니 키가 빠지니 능력이 빠지니.

네가 문제지. 같은 여자로서 조언해 주는 거야.

그렇게 불행하면 같이 안 살아야지. 애도 핑계야.

애도 지가 적응하고 살아야지."


.............(기가 차서 말문이 막힘)

(아.. 조카가 이혼할 때 그년이 양육비 받으려고 애 데려가려는 걸 못 데려가게 했다고 했었지.

다른 이혼한 조카한테는 애 엄마랑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연락 끈 게 하라고 했었던 사람이었지..)


"네가 참아야지."

( 여태 내가 뇌가 있는 곳에 말을 한 걸까...)


"마누라는 마누라대로 짱알 짱알 지랄하지 애 새끼는 애새끼대로 지랄을 하지 돈은 돈대로 써 재끼지.

나라도 안 들어오고 싶겠다."

(지랄???? 욕이 내력이구나.... 새끼??? 집안 장손한테...??)

(남의 집 귀한 자식들 이야기도 그 집 둘째 딸년이 저 집 첫째 딸년이라고 표현하던 사람이었지..)


"술 먹고 놀고 운동 다니는 거 간섭하지 마 내 버려둬."

(그럼 결혼을 왜 시켰을까. 누구 개고생을 하라고..)


"네가 돈을 애한테 지나치게 쓰는 거 아니니?"

(정말 지나치게 한번 써버릴까...)


"네가 자꾸 남편을 건드리고 그러니까 그러지."

(뭘 건드린 거지.. 정신 차려야 할 때가 지난 것 같아서 정신 차리라고 한 것이?)


"걔가 직장이 없니 (있지..)

허우대가 없니 (당신 아들... 키 작아요...)

얼굴이 못났니 (남의 자식욕 안 하고 싶은데 제가 착한 거 보지 얼굴을 원래 안 봐요.)

네가 왜 바가지를 긁어? (네...???...)"


"네가 고쳐. "

(뭘... 고쳐야 할까... 이 순간부터 고민해 보려고요....)


"내가 봤을 때는 내 아들이 다 잘했어. 잘못한 거 없다."

(그렇구나... 폭력에 정당화가 있구나...

난 목숨이 위협받았을 때 날 지키기 위한 것 아니면 정당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인격모독은 존재하지도 않겠구나... 당신네들은.... 존중이 뭔지는 알까 당신들은...)


"네가 다 잘못했겠지."

(그렇죠... 잘해주고 착하게 굴고 교회 다니길래 제가 큰 착각하고 유복한 자리 다 버리고 도망친 제 잘못이죠.)


"넌 나한테 그런 말 자격도 없어."

(왜죠.....?)

"내가 처음부터 그래서 너 반대한 거야."

(그니까요... 더 반대하시지.. 망한 집 딸이라 당신들보다 돈이 없는 줄 알았나 봐요.. 다 망한 우리 집 이렇게 사는 동안 당신들은 평생 벌어서 그거예요?...)

"난 내 아들이 집에서 설거지하는 거 생각하면 내가 심장이 벌렁거린다."

(하... 하.. 하.... 둘째 아들은 괜찮고 하지도 않는 장남은 상상만 해도 안 되나 봐요.. 걱정 마세요. 당신 닮아서 못 돼 처먹고 본 데 없어서 절 대하질 않아요...)

.

.

.

내가 계속 대답을 하지 않자 그제야 그 입을 멈추고 소리쳤다.

"얘!! 얘!! 듣고 있니?"

"네 어머니.. 저 끈겠습니다."


"뭐?"

"어머니 뜻 잘 알았고 엄마도 계시고 이제 끈겠습니다."


"그래. 엄마 일하시지 말라고 하시고 네가 해라.

속상한 걸 남편한테 풀지 말고 너 혼자 풀어.

운동을 하든가."

"끈겠습니다."


이날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어머니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하나하나 대답을 하려고 했던 날이었다.


내가 오랜 시간 얼토당토 안 한 상황에서 참았던 이유는

어른이라서 가족이라서 내 배우자의 부모이기에

내가 한 번 무너져서 입을 열면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심도 사라져서

아주 하찮아 보일까 봐.

내가 이런 사람들을 내 아이의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로 존재하게 한 것에 죄책감이 들어서.

내 자식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선입견을 주고 그럴까 봐였다.


참고 참았던 것이 터졌다.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었다..

내가 왜 이런 인간들에게 나의 인생을 내어 줬단 말인가...

내가 왜 내 부모에게 상처를 주면서 이런 선택을 하였단 말인가..

나의 착각은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꺽꺽거리며 울다가 정신을 차리고 방 안에 앉아서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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