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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운 Nov 28. 2023

39. 오늘도 난

허점투성지만 살고 있습니다.

벌써 12월이 코앞이다.

새해 첫 다짐을 살펴보았다.

하루 영어공부 30분씩 하기.

-5kg 감량하기.

대학원 준비하기.

현금 파이프라인 만들기.

일주일에 한 번 책 읽기.


세상에....

올해도 하나도 지키지 못했구나.

작년에 질러 놓은 영어사이트는 깨작이다가 말았고(환불 이벤트가 있어도 돌려받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바로 여기 있다.) 그나마 지킬 수 있는 것이 다이어트라 또 다이어트 업체에 지르고는 2달이 넘게 식단 관리를 하고서도 1kg 밖에 빠지질 않아서 우울해하다가 감기몸살로 입이 터져 요요가 왔다. 아니 더 쪄 버렸다.

대학원은 내 전공으로 갈지 간호대학을 가야 할지 망설이다가 또다시 시기를 놓치고 지금이 되었고. 부동산이 하고 싶어서 온갖 영상을 찾아보았으나 돈이 없이 시작하기에는 공부가 더 필요하고. 각 종 대단한 엄마들과 대단한 육아서와 교육서 앞에 초라해지고 한심한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올 해는 정말 책을 읽지 않았다. 이 모든 일에 핑계가 붙는 나 자신이 싫어서 가늘고 가늘게 포기는 하진 않고 느리게 느리게 나만 알게 움직이며 해결되지도 않는 문제들로 두 발 뻗고 자지도 못 하고 혼자서 발을 동동거리고 남편의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 버티기 바쁜 나날들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좀.... 후회가 된다.

올 해는 전장에서 홀로 싸우는 병사 같은 기분이었다.

작년에 거쳐 올 해까지 나의 심신을 위해 가사노동은 외면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마음은 불편했고 내 아이도 불편했지만 나의 몸은 조금씩 회복되었다.

아프면 쉬는 과정을 통해서 몸이 조금은 회복이 되어 운동을 할 용기도 나게 되었다.


새해 목표를 보며 좀 부지런할 걸  생각하다 블로그에 매일 확언을 시작하였는데

그것도 이틀하고 아이 병시중에 내 병시중에 치여서 멈춤 상태가 되었지만 지금 이 글을 마치면 바로 달려가 나의 의지를 남길 예정이다.


내년의 나도 지금과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5kg 감량은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어트 티를 구매했다....(무의미한 행위인가 싶기도 하다...) 내년에도 재정 독립을 위해 공부를 할 것이고 무지하고 나약한 나를 정신 차리게 하기 위해 책을 읽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느려지고 무계획이 된 나는 과거의 내가 살았던 방법이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바쁘고 여유롭던 그 시절이 훨씬 기운에 넘쳤는데 무거워진 내 몸뚱이만큼 행동도 느려져서 아주 어리숙한 사람이 되어버린 지금. 그래도 살아간다.

이런 나도 책임져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다시 다짐을 하고 나만 아는 움직임으로 조금씩 움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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