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기를 보내며
지겹게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쌀쌀한 겨울이 왔다. 이번 여름은 너무 더워서 언제 지나가나 했는데 시간이 흘러 여름은 지나갔고 어느덧 겨울이다. 여름의 습한 기운이 온몸을 눅눅하게 만들어 불쾌지수가 높아진 날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새 생명의 움틈을 위한 숨 고르기를 하며 내년 봄을 기다리는
앙상한 나무가 가득한 겨울이다. 문득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대학교 때의 열정과 사회초년생 시절의 패기로 내가 가는 길이 정답이라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타인에 대한 의문보다 더 많아져버린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나의 미래는 어떻게 진행이 될까? 아무런 계획 없이 그냥 발걸음 가는 대로 살아온 시절인 것 같아 불안해진다. 그래서 나는 잘 살고 있는 것 인가?
나는 스스로 잘 산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왜 이런 생각이 들까? 그리고 지금 이런 감정과 생각이 흔히 말하는 오춘기라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까? 어떤 사람은 다른데 한 눈 팔 시간이 있어 저런 생각을 한다고 비난하며 나의 고민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을 다르다. 우리는 살면서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고 뒤를 돌아볼 시간은 없었다. 언제나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스스로 돌아볼 여유가 없는 환경 등의 이유로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다시 돌아본다면 많은 것이 보인다. 과거의 선택, 철없던 행동, 후회나 실수의 순간들. 하지만 다시 돌아가기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을 느낀다. 책임감, 사회에서 그동안 쌓은 위치, 현재 생활을 지켜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등. 많은 부분이 발목을 붙잡는다. 사춘기는 ‘자아’를 찾는 과정이라면 오춘기는 ‘방향’에 대한 고민으로 오춘기는 사춘기보다 심각하다.
우리는 심각한 오춘기를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할까? 앞서 말했듯 오춘기는 현재 나의 위치에서 방향을 재설정하는 시기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또 어떻게 살아갈지 선택하는 중요한 시기다. 만약 오춘기를 겪고 있다면 어떻게 극복을 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 아니라 ‘왜 겪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오춘기가 온 이유를 알게 된다면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다가올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오춘기는 방향에 대한 고민이다. 내가 지금 살아가는 방향이 맞는지, 혹은 다른 방향이 있는지 또 있다면 그 길을 갈 수 있는지 등 여러 고민이 현실을 괴롭게 만든다. 그렇다면 왜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실에 대한 불만, 불안은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는 요소이다. 현재 불만과 불평이 없다면 우리는 방향의 전환을 고민할 이유가 없다. 너무 평온한 나머지 현실이 지겨워 다른 방향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 또한 현실의 평온함이 주는 불편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춘기가 온다면 지금 현재 느끼고 있는 불평과 불만을 생각해 보는 것과 이후 내가 그 이유를 해소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파악을 하고 현재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춘기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시기는 우리의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다. 우리는 오춘기를 통해 인생에 대한 방향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혹은 내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성이 옳은지 고민할 수 있고, 아울러 재정비 또한 가능하다. 우리는 오춘기를 잘 보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 갈지 깊게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내가 살아온 방향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원망할 필요도 없고 후회할 이유도 없으며 지금 현재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된다. 나의 살아온 시기를 돌아본 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다시 방향을 선정하고 나아간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므로 이 시기는 어렵고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원하지 않는 방향에 서있게. 된 것일까? 대답은 한 가지다. 우리의 선택은 방향성이 아닌 순간의 최선이다.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있듯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선택한다. 과거부터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선택의 상황에서 방향보다는 최선을 선택한 결과 내가 생각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오춘기를 통해 순간의 선택으로 살아갈 것인지, 방향을 위한 선택을 하며 살 것인지에 대한 결정 또한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에 있다면 앞서 말했듯 방향보다는 상황에 충실한 인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그 인생을 잘못되었다고 말하긴 위험하다. 왜냐면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이제는 방향을 바라보고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에 왔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방향을 염두에 둔 선택은 상황의 최선은 아닐 수 있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우리는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을 외골수, 또는 괴짜, 고집불통이라는 말로 격하하기도 하지만 내가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선택을 하고 있다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그 방향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공동의 해가 되는 방향이라면 문제가 있으니 주변의 조언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선택의 상황에서 최선만 선택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면 내가 생각한 최선의 선택이 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일 수도 있고, 오춘기를 통해 새로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오춘기를 맞이한 사람은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 한 방송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오춘기에 대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오춘기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사람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라는 점과 그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오춘기의 극복을 힘들어한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살 수 있었다. 우울감과 예민함으로 자신의 일상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며 각자의 대처 방안을 토론하였는데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게스트로 나온 가수 윤도현 씨의 말에 모두가 공감을 하였다. 자신 역시 오춘기를 겪었고 힘들었으며 그때 선배 가수인 배철수 씨가 “죽을 때까지 무언가를 도모하며 살 수 있는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다.”라는 조언을 해주었고 그 말을 바탕으로 자신 역시 오춘기를 이겨냈다고 했다. 또 다른 사례를 본다면 가수 K.WiLL도 있다. 그는 가수라는 역할과 자작곡을 쓰는 작곡가의 역할 중 작곡가의 무게로 인해 좋은 곡을 써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기를 이겨낼 수 있던 가장 큰 요소는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역할을 찾은 후 라고 했다. 이처럼 윤도현 씨나 K.will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방향을 잃고 난 뒤 다시 그 방향을 설정하고 따라가며 오춘기를 극복하게 되었는데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우리가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한 고민을 통해서 자신의 가는 방향에 대한 고민도 해 볼 수 있고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 또한 가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겪는 오춘기는 결코 인생의 힘든 시기가 아니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라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살면서 이런 선택의 기로에 서는 경우가 없다면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혹은 지금 방향에서 어떻게 해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 시기를 잘 보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금 오춘기로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아. 행복한 고민이며 중요한 고민이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말고 신중하게 이 기회를 잡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