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던 것도 의식하면 잘 안 됩니다.
뭐든, 의식하면 잘하던 것도 잘 안 되는 법입니다.
"자, 지금부터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시원하게 내쉬어 볼게요"
왜 해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라고 하니 합니다.
그런데, 별 생각없이 숨을 크게 마시던 사람들의 표정이 바뀝니다. 이상하게 잘 안 되거든요. 갑자기 머릿 속이 복잡해집니다.
'어.. 평소에 자연스럽게 잘 했는데..'
'왜 안 되지? 내가 숨을 어떻게 쉬었지?'
숨이 잘 마셔지지도 않고, 왠지 가슴도 답답한 것 같고, 뭔가 불편한데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고..
그동안 숨을 어떻게 쉬었나를 생각해 보는데,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네, 당연합니다. 우린 한 번도 의식해서 숨 쉬어 본 적이 없으니까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여기에 미션이 추가됩니다.
"그리고, 숨 들마시고 내쉴 때 배가 움직이는지 확인해 보세요."
숨 쉴 때 배가 움직인다고? 진짜? 이제 사람들의 표정은 심란해집니다.
숨 쉬기도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배가 움직이는지 확인하라니요.
그런데, 궁금하긴 합니다. 내 배가 움직이는지 아닌지.
일단 해 봅니다.
이 때부터 각양각생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사람, 배가 움직이는지 확인하려고 배를 보면서 호흡하는 사람(점점 등이 새우처럼 굽어갑니다), 호흡과 상관없이 배만 힘으로 움직이는 사람,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여러 번 빨리 해 보는 사람, 몇 번 해 보다 안 된다고 바로 포기하는 사람, 어지러워서 잠깐 쉬는 사람 등..
같은 말은 들었는데 참 다르게 표현이 됩니다.
옆 사람에게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잘 돼요?"
"모르겠어요.. 저 한 번 봐 주세요."
역시 복식호흡은 어려운 거구나..
복식호흡은.. 다음 생에 하는 걸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듭니다.
그 때, 한 분이 손을 들고 질문 합니다.
"복식호흡은 원래 이렇게 어려운 건가요?"
"제 배는 안 움직이는데, 다른 사람들은 움직이나요?"
답을 드리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배가 움직입니다. 의식해서 느껴본 적이 없을 뿐이죠.
복식호흡 어렵지 않아요! 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복식호흡이 뭘까요?
복식호흡의 이론은 간단합니다. 호흡은 숨을 마시고 내뱉는 것이구요. 복식은 '배를 이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 '숨 쉬고 내쉴 때 배가 움직인다'입니다. 그럼 어떻게 움직이느냐? 숨을 마실 때 배가 나오고, 숨을 내쉬면 배가 들어갑니다. 한마디로 내 몸은 '풍선'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론만 들으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접 해 보면 압니다.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는 걸요.
일단 숨을 마시면 배가.. 안 나옵니다. 오히려 배가 들어가는 사람도 있죠. 그리고 내쉴 때는 배가 들어가긴 하는데 아주 조금 들어가고 끝입니다. 반대로, 숨 마실 때 배가 들어간 사람은 내쉬면 배가 다시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식호흡이 안 되는 이유
아마 이렇게 하고 있을 거예요.
첫째, 복식호흡은 숨을 마시면 배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좀 전에 배가 나오지 않았으니, 배가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배를 일단 힘으로 부풀립니다, 복어배가 되네요. 좀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배가 나온 것에 만족합니다.
마셨으니 내쉬어야 합니다.
둘째, 복식호흡은 숨을 내쉬면 배가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이제 후~ 숨을 내쉬어 봅니다. 어..? 배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배가 딱딱해질 뿐 들어가진 않아요. 잠깐 고민합니다. 왜 배가 들어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배를 넣어야 할 것 같아요. 이번에는 복근의 힘으로 배를 안쪽으로 당겨서 넣으면서 끝까지 숨을 뱉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래서 얼른 다시 숨을 마십니다. 그런데, 앗! 이미 몸 안에 숨이 가득찬 느낌입니다.
이쯤되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이 호흡 도대체 왜 배우는 거예요!
1. 배를 일부러 부풀리지 마세요.
복식호흡이 어려운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나.치.게 '배를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복식호흡은 '호흡'입니다. 숨 쉬기가 먼저입니다. 그런데, 배가 나오는 것에 집착해요. 호흡이 아니라 배를 먼저 신경쓰면 몸이 경직되고 잘 하던 호흡도 제대로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복식호흡을 익히고 싶다면, 숨을 편하게 쉬어어야 하구요. 배가 말랑말랑해야 합니다. 힘주는 거 없어요. 오히려 배 근육이 딱딱해지면 숨을 쉴 수 없어요.
자, 이제 '배에 대한 집착'은 잊어버리고 가볍게 숨을 마시세요. 숨을 많이 마시려고 해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평소 숨쉬듯 가볍게 마시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한숨 쉬듯이’ 후~ 호흡을 가볍게 내쉬세요. 여유를 가지고 3번을 반복해 보세요. 배를 부풀린다는 생각을 버리고 숨을 쉬면 배가 가볍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 정도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합니다.
2. 숨쉬기 편해졌다면, 숨을 2초 더 길게 내쉬어 볼까요?
조금 길게 내쉬면 마지막 부분에서 배가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배가 단단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걸 '수축'이라고 하죠.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 감각이 중요합니다.
흔히, '배에 힘 줘'라고 하는 느낌이 바로 이 감각이거든요. 일부러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숨을 내뱉으니 배 근육이 자연스럽게 수축하면 단단해지 것이죠.
이게 바로 복식호흡입니다.
• 들숨 : 한 번에 배가 팍! 앞으로 나오지 않아요. 편하게 숨을 마시면 저절로 배가 조금 나옵니다.
• 날숨 : 5초 정도 후~ 입으로 숨을 내쉬면 뒤로 배가 들어가면서 약간 단단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3. 복식호흡을 할 때,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내 배는 말랑말랑한 찹쌀떡이다!"
배를 일부러 부풀리거나 힘을 줘서 딱딱하게 만들지만 않으면 됩니다.
배를 부풀리는데 집중하면, 말하기에 적용하기가 어려워요. 배에 힘을 주면 목소리가 안 나와요.
오히려 편하게 호흡해야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의 감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좋은 목소리의 기본은, '편안한 호흡'입니다.
배를 부풀리지 말고, 호흡하세요! 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