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뭐라구요? 하기 싫어요?
오늘은 발음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아나운서 할 거 아닌데, 발음 훈련을 왜 해요?"
목소리 교정할 때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발음이 목소리의 최종 전달자이기 때문이죠.
음색이 좋고 공명이 잘 되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 중에 발음 때문에 손해 보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카페에서 주문합니다.
봄이 되니 새로운 메뉴가 나왔습니다.
늘 시키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다른 음료에 도전해 봅니다.
"딸기 푸라푸치노 한 잔하구요, 얼그레이 티 라떼 한 잔이요."
"어,, 죄송한데.. 한 번만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나름대로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는데 결국 상대가 못 알아들었습니다.
주변 소리가 커서 잘 못 알아들었겠지 싶지만 왠지 얼굴이 붉어집니다.
"나 내일 발표하는데 한 번만 봐 줘."
"좋아, 한 번 해 봐"
준비한 내용을 말하는데 동료의 표정이 애매해집니다.
"음.. 무슨 내용인지는 알겠는데.. 왜 이렇게 서두르는 것 같지? 긴장 많이 했어?"
흔히 발음은 ㄹ, ㅅ, ㅈ 처럼 특정 자음을 정확하게 발음하지 않을 때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ㄹ 발음을 못하면 외국인 같다는 말을 듣고, ㅅ 발음은 th처럼 발음하거나 혀 짧은 소리를 낸다고 놀림을 받기도 하죠. 잘못된 ㅈ 발음은 둔탁하고 혀가 두꺼운 것 같이 들립니다. 발음은 이런 사람들이 교정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또렷하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갖고 싶다면, 발음이 명료해야 합니다.
"네? 뭐라구요?"
"왜 이렇게 급하게 말해?"
"뭔지 모르겠는데 약간 혀 짧은 소리처럼 느껴져"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좋을 것 같아. 마지못해 하는 것 같은 말투야"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발음'을 좀 더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해 보세요.
발음만 조금 더 명료해져도 이미지가 확 달라집니다.
발음 훈련이라는 말이 끌리지 않는 이유는 '편견' 때문입니다.
'발음 = 재미없는 것'이라는 인식이 크거든요. 저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발음은 글로 배웁니다. 그리고 시험을 쳐야 했죠.
모음 삼각도를 보면서 고모음, 저모음, 마찰음, 파찰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외웠습니다. 이뿐인가요. 자음동화, 연음법칙, 구개음화, 불규칙 변화는 늘 헛갈리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발음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전에서 발음은 조금만 연습해도 효과가 확실한, '노력하면 달라지는 성취감'을 맞보게 해 줍니다.
부정확했던 발음이 또렷해지면 나의 인상도 달라집니다.
사람이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발음은 '자음과 모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야,어,여,오,요....는 모음입니다.
말의 전달력을 높이고 싶다면 이 모음을 또렷하게 발음하게 됩니다.
자음은 ㄱ,ㄴ,ㄷ,ㄹ... 입니다.
딕션이 좋다, 말이 깔끔하게 들린다는 말을 듣고 싶다면 자음을 정확하게 발음하면 됩니다.
발음 훈련할 때는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거울인데요.
최소한 얼굴 전체가 다 보이는 것, 혹은 상반신이 보이는 정도의 거울이 좋습니다.
거울이 너무 작으면 입모양을 제대로 보기 어렵구요.
어깨를 점점 좁히면서 말하기 때문에 발성에도 좋지 않습니다.
먼저 모음부터 해 봅니다.
기본 5개 모음 아,에,이,오,우 를 소리내어 보세요. 아(가장 턱이 많이 벌어짐), 에(턱이 중간 정도 벌어짐). 이(턱이 거의 벌어지지 않고, 입술 양끝이 바깥쪽으로 당겨짐)를 발음하면서 턱이 벌어지는 정도를 확인하세요. 안 벌어지면 의도적으로 벌리면서 소리를 내야 합니다.
오,우는 입술이 모아져야 합니다. 이 때 포인트는 '소리'인데요. 오,우에서 입술을 잘 모았지만 소리를 못내는 분들이 있어요. 소리가 입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면서 발음해야 합니다.
이제, 자음을 붙여 봅니다.
아 + ㄱ = 가
에 + ㄱ = 게
가,게,기,고,구.. 발음하면서 거울 속 입모양을 확인합니다.
혹시.. 자음을 붙이는 순간 턱을 벌리지 않는 분들은 없겠죠?
많은 분들이 '시행 착오'를 겪는 구간인데요.
모음만 따로 떼어서 연습할 때는 입술도 잘 움직이고, 턱도 잘 벌리는데 자음을 붙이는 순간 턱을 거의 벌리지 않습니다.
기억하세요.
자음을 붙여도, 처음 모음 발음을 했을 때와 입모양과 턱이 벌어지는 정도가 같아야 합니다.
잘 된다면,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도 해 보세요.
문장에도 적용해 보세요.
문장을 말할 때도 한 글자씩, 정확하게 소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린 훈련이니까요. 자연스러움보단 정확성에 집중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000(자기 이름)입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봄 한정 특별 메뉴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소리도 입 안에 머물지 않고, 발음도 시원하게 잘 된다면 성공입니다!
이렇게 근육이 기억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가! 발음을 할 땐, 턱을 이만큼 벌려야 한다는 것을 내 턱 근육이 기억하게 만드는 거죠.
그 결과 말할 때 턱은 유연하면서도 자동적으로 벌어지면서 발음이 명료하게 바뀌게 됩니다.
발음 연습은 지루하고, 어렵지 않습니다.
턱, 입술, 혀가 움직이던 습관을 바꾸고 가동 범위를 넓혀주는 거죠.
일종의 운동입니다.
운동은 하면 할수록 근육도 생기고 불필요한 움직임도 없애줍니다.
무거운 물건도 쉽게 들게 만들어주죠.
게다가 몸의 라인도 바뀌면서 전체적인 인상을 바꿔줍니다.
발음도 마찬가집니다.
발음 근육이 바뀌면 자신감 있고 스마트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