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이중성

by 하루

이런 일들이 종종 있다.


특정 회의나 대화가 끝나고 나면 괜스레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내 기분이 저 멀리 하수구에 처박히는 느낌이 드는 상황


누군가와의 대화가 끝나고 나면 알 수 없는 나쁜 기분에 사로잡혀 한동안 헤매다가 결국 그 환경에서 벗어나거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만 조금이나마 진정이 되는 경우들



나는 대부분 그 이후에도 그 미묘하고 더러운 감정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다.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하는 훈련이 되지 못한 미숙한 감정처리 능력과 그리 좋은 기억력을 가지지 못한 탓에 했던 말을 하나하나 꼽씹어 보지는 못하는데, 그럼에도 이런 감정기억은 켜켜이 쌓여만 간다.


그 덕에 대화나 대인 공포증 같은 게 어느 정도 생겼다. 그래도 별수 있나. 사회생활은 가면이 필수인지라 겉은 여전히 의연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성격 좋은 사람인 척, 그런 일쯤은 아무것도 아닌 척, 척, 척, 척,,,


그래서 특히 나 같은 T 90 이상을 가진 성향의 사람은 항상 기억하고 경계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만족스러운 대화는 상대방에게는 괴로운 일이 될 수 있다는 것.

난 할 이야기를 다 했다는 얘기거든......


어쨌든 오늘도 만족스러운 대화였다는 상대방의 평에 함께 허허하고 웃었지만 내 기분은 이미 나락으로 멀리.


엄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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