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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달러 투자 방법

영화 <국가부도의 날>로 살펴보는 달러 투자의 정석


1997년, IMF 외환 위기가 터진 해. 당시 7살이었던 나는 그 시절의 어려움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전 국민이 힘들었지만 곧 눈부시게 재기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 그런 내게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그 시절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였다. <국가부도의 날> 속에서 특히 내 눈길을 끈 캐릭터는 갑수였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한 공장의 사장으로서 살아남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바로 우리네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는 지금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했다.  


위기는 반복됩니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또 눈에 띈 캐릭터는 누구보다 먼저 위기의 냄새를 맡고 사표를 낸 금융맨 윤정학이었다. 그는 달러에 베팅해 큰 부를 일구고 헐값에 나온 부동산을 쓸어 담는다. 그야말로 재테크의 정석이랄까? 이 간단한 경제 원리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박사님이 반복해서 전하는 메시지와도 일치한다. 3년에 한 번씩 한국 경제가 흔들리니 달러를 쌓아 뒀다가 환차익을 보고 폭락한 주식이나 부동산 자산을 사들이는 것. 


그 말이 정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쉽사리 달러를 사지 못했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달러로 큰돈을 벌려면 몰빵을 해야 했고, 그러면 달러에 자금이 묶여 다양한 투자를 병행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경제 위기만 기다리며 달러 통장에 돈을 쌓아 두기만 한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주식에 투자해 이미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니 따로 달러 투자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다 책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를 접했다.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 원칙에 따라 달러에 투자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인데, 박성현 저자는 달러를 묵혀 두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대단한 기술을 소개하기보다는 투자 패러다임을 바꿔 준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달러 투자를 바라보게 되었으니까. 그리하여 8월 9일에 5천 달러를 처음으로 매수했고, 매도 원칙에 따라 이틀 뒤인 8월 11일에 매도해 30,500원이라는 수익을 올렸다. 고작 3만 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뛸 듯이 기뻤다. 드디어 공모주 투자 말고도 새로운 머니 파이프라인을 찾은 것이었다. 그 뒤로 환율이 너무 치솟아서 지금까지 다시 달러를 매수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쉽지는 않다.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환율의 특성상 100% 다시 기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부부는 홍축욱 박사님과 박성현 작가님의 방식을 모두 취하기로 했다. 환율이 1,140원 이하일 때는 장기 투자용 달러를 매수하고, 1,140원 이상일 때는 빈번한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를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달러 투자의 또 다른 장점은 변화무쌍한 경제의 파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이 치솟으니 외인이 빠져나가 한국 주식이 폭락하기 시작했고, 난 저렴한 가격에 장기 투자로 들고 있는 우량주를 추가 매수 했다. 이렇듯 달러 투자를 못 하는 동안에는 한국 주식에 집중하고, 다시 환율이 낮아지면 달러 투자를 시작하면 된다. 괜히 홍춘욱 박사님이 달러를 사라고 귀가 닳도록 외친 게 아니었다. 수출 위주인 한국 경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파도를 탈 것이다. 이유도 모르고 파도를 맞으면 화들짝 놀라겠지만, 달러 투자를 하면 파도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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