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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chi Dec 14. 2018

세수

이선영

[1214] 세수 by 이선영


어제의 나를 깨끗이 씻어낸다

오늘의 얼굴에 묻은 어제의 눈곱

어제의 잠

어젯밤 어둠 어젯밤 이부자리 속의

어지러웠던 꿈 어제가 혈기를 거둬간

얼굴의 창백함을

힘있지는 않지만 느리지는 않은

내 손길로 문질러버린다

늘 같아 보이지만 늘 새것인 물

얼굴에 흠뻑!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오늘엔 오늘 아침 갓 씻어낸 물방울 숭숭 맺힌 나의 얼굴이 있고

그러나 왠지 가슴 한구석이 서늘하지 않은가

어제는 잔주름만 남겨놓았고

오늘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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