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이해가 되는 순간이 온다.
내가 하는 사랑에서 나를 사랑해줬던 이의 사랑이 이해가 되듯이,
당신이 나를 떠난 것이 내가 다른 이를 떠남으로써,
문득 이해가 된다. 당신의 마음이.
우리의 상처는 서로 돌고 돈다.
사랑을 받을 때는 몰랐고, 상처를 줄 때도 몰랐다.
어제의 내가 누군가에게 준 상처를 오늘 내가 받는다.
우리의 시간은 같이 흐르지 않는다.
당신에게 내뱉었던 사랑의 말들은,
당신이 내게 속삭였던 다정한 말들은 이내 흩어져,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다가 사라진다.
당신이 다정히 불러주던 내 이름은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소리가 되었다.
오늘의 포춘쿠키를 열었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다 본인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 김제동 어록 중 - "
당신이 행복해지길 바랐듯이, 당신이 행복해지는 선택을 한 것이 잘했다고 했듯이, 그 선택 또한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였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내게, 기억을 억지로 떠올리지 말고 자연스럽게 떠오르거든 생각하라고 했다.
억지와 자연스러움. 그 모호함 사이에서, 나는 억지로 당신을 추억하고, 좋았던 기억만을 회상하며, 과거의 그 시간 속에 갇혀 있는 나를 발견한다.
슬픔 속에 나를 가두는 것은 바로 나였을까.
스스로 불행의 길로 가게 한 것은 바로 나였을까.
이제는 앞으로만 나아가기로 한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보지 않기로 한다.
바꿀 수 있는 건 현재뿐.
나에게 끝을 고하고 행복해지는 길로 떠난 당신 때문이라도, 나는 더 행복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