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랭이를 위한 희생
하고 싶은 것 많고, 꿈 많던 우리 팀 막내가 어느덧 벌써 결혼하고 첫째 아이를 낳았다. 그 이후에 육아휴직을 몇 달 쓰고 돌아왔는데, 고민이 있다고 하면서 점심시간에 나를 불렀다.
가보니 점심시간을 틈타 회사 근처에서 살고 있는 동생에게 맡긴 웬 조랭이떡을 데리고 와서 앉아 있었다.
‘애가 애를 낳았네.’
조랭이가 꼬물거리는 것을 구경하다가 막내의 고민이 무엇인가 들어보았다.
“선배 고민이 있어요.”
“선배가 부러워요. 자기 자신의 삶을 살고 계시잖아요. 저는 제 인생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제 꿈을 희생하면서 살게 될 줄은 몰랐어요.
조랭이가 생긴 게 너무 좋지만, 이제 조랭이를 위해 희생하며 살아야 하고 제 꿈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 걸까요?”
막내가 조랭이를 유모차에 눕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답을 해주었다.
“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며 산다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해 사는 것 보다도 용기 있는 일이야.
막내만큼 어렸을 때, 나도 내가 누구보다도 너무 중요했었고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나의 삶은 언젠가 끝나고, 더 이상 나의 꿈이 이어지지 않는 날, 나는 지금 보다 더 다른 이를 위한 희생을 두려워했던 과거의 젊은 내 자신을 후회할지도 몰라.”
막내의 꿈많던 모습은 조랭이로 인해서 이어지겠지만, 나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