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일기 여덟 번째 이야기

따끈한 이완의 풍류를 느꼈던 온천장

by 몽환

목욕의 신이라는 웹툰을 기억하는가.

신선놀음 가능한 목욕의 신 모티브의 대중탕은 부산 온천장에 위치한 허심청이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친구들과 목욕이나 수영장 다니는 갈 좋아했다.

그래서 중학교 때쯤엔 집이랑 멀리 있는 허심청까지 온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낙원을 즐기는 신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기억은 오래도록 기억되었다.

웹툰 목욕의 신, 그 모티브가 허심청인 것도 당연하게 느꺄졌다.



네이버 웹툰 목욕의신 1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떨어지는 햇살에 몸을 담그기도 가능했다.

노천탕에서 너무 덥지 않게 야외의 시원한 공기와 닿아 있으면 그 순간 모든 것이 완벽해졌다.

나는 그 완벽한 기분과 공기, 포근한 감촉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었다.


나 홀로 외출, 나는 대충 백반하나를 사 먹고 다시 한번 온천장으로 향했다.




네이버웹툰 목욕의 신 1화



온천장에는 한 설화가 있다.

신라시대, 다리를 절룩거리며 살아가던 노파가 있었다. 어느 날, 다리를 다친 백학(하얀 학) 한 마리가 아픈 다리를 온천에 담그자 낫는 것을 보고, 노파가 백학이 머물던 자리에 가보니 따뜻한 샘물이 솟아 있었다.

노파가 그 물에 다리를 담그자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

이로 인해 그 샘을 온천으로 여기게 되었으며, 동래온천이 유래하게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이 전설은 치유의 상징으로서 온천의 효능을 이야기하며, ‘다리 낫다’는 구체적 회복 사례를 통해 온천수의 가치가 강조된다.

지명 ‘온천장(溫泉場)’이 존재하는 지역이 된 배경 중 하나로, 이 설화가 관광·치유 문화 자원화되는 데 기여했다.

실제로 동래온천수는 알칼리성 식염천으로, 관절염·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부산 사람들은 허심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는 것 같다.


지역적 특색이 묻어나는 지명은 꽤 오래 유지되는 고유함을 가진 공간이 되어주었고,

나는 포근했던 감각을 또다시 느끼기 위해 재빨리 음직였다.


관절염은 아니겠지만 젊은 날 과한 업무강도와 과한 운동 뒤 풀어주지 않았던 두 가지 이유 탓에

목디스크와 병렬로 근막이 들러붙어 늘 방사통이 말썽이었다.

이번 부산에서의 쉼은 엄마의 부름으로 시작되었고, 엄마는 있는 내내 몸을 챙기라고 연신 당부하였다.

오늘도 온천을 즐기고 한의원에 갈 생각으로 나왔다.





특별하던 온천장이었지만 이제는 자주 방문하여 그런지 익숙한 공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늘 좋아하는 것, 기억에 남았던 것을 떠올리고 자주 경험하는 것을 반복한다.

그렇게 반복된 경험을 하다 보면 나의 루틴이 되어버린다.

최근 들어 부산에 올 때 내가 좋아했던 것은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먹는 것, 그리고 기억에 남는 공간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갖는 것이었다.


내가 이번 여행을 담은 쉼표일기를 쓰며

부산에서의 일상을 공유하는 이유는 고향이 부산이라 쓸 수 있는 섬세함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나누고 공유해보고 싶었다.


쉼표일기는 치유의 일기나 다름없으며

소소하고 일상적인 부산에서의 시간을 꽤나 현명하게 잘 보내고 있었다.

언젠가 이 글을 보신 분들이 휴식을 위해 부산에 들를 때 쉼표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부산시보) 온천장 이야기 - https://www.busan.go.kr/news/storyreport/view?dataNo=64241



오랜만에 닿은 허심청을 들어가며 오래된 건물 내에

오래된 에스컬레이터와 그 특유의 인테리어를 보며 세월을 느꼈다.

그리고 뜨끈하게 지질수 있기 때문인지 어르신들이 꽤나 많았다.


평일이라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몸이 아프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체형이나 피부 따위로 눈길이 갔다.


어릴 적에는 그냥 냉수마찰하며 마사지하고 뜨거운데 잘 들어가시는 어른들이 신기했다.

이제는 그분들을 보며 ‘저렇게 뜨거운 데 지지면 덜 아프니까, 그러시겠구나. ’ 하는 생각에 나도 같이 뜨거운데 들어가고 그랬다.


아픈 것도 경험이라 그런지 이제는 정답던 그런 풍경도

내 일 같이 마음이 무겁다.


아이를 데려온 비교적 젊은 엄마도 어깨를 주무르며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고 있었고, 내려오는 온천물에 온수마찰하는 어르신도 있었다.

노천탕에 앉아 일본 온천여행 계획을 짜는 어머님 두 분도 조용하게 쉬는 게 좋다며 일본에서 푹 쉬고 오자는 얘기를 나누셨다.

보통 목욕을 가면 한 시간 이내에 끝내버리는데, 이번에는 두 시간 반동안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쉬었다.


온몸의 긴장이 풀렸던 순간에 천장을 보며 하늘과 닿아있는 듯 한 기분을 느꼈다.

보들보들 매끄러운 살결로 나서는 길은 너무 좋았다.

오늘 하루도 나를 달래는 참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