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무 오래 아파왔대.
너무 많이 일한다.
당연한 듯 일한다.
삶은 나아지고 세상은 좋아졌다.
그렇지만 오롯이 세상을 느끼려면 당연히 일해야 한다.
평생을 손에 쥐지 못할 것을 바라며 매일의 패배를 맛본다.
무엇이 먼저였던가.
그 어린 날 내리는 소나기에 첨벙거리는 물소리가 좋아
노래를 크게 부르며 빙글빙글 돌던 아이,
모든 게 뾰족한 가시로 둘러싸인 상자 속에 있다.
그 몸이 피범벅인지 모르는 채로 하늘을 본다.
나는 괜찮다며 하염없이 웃지만
온몸은 피투성이로 울부짖는다.
이렇게 아파지고 난 뒤에야
들리는 몸의 소리
너는 지금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