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그림자
처음에, 그것은 신기루였다
존재하는 듯, 존재하지 않는
손에 잡히지 않는 투명한 그림자
존재로 오인된 허상, 더욱이
사람들은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을
의심 없이 믿는다
눈은 속고, 마음이 먼저 믿는다
오인된 허상은 진실을 닮아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착각이라 불렀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힘이 없다
착각이란 말은 오래전 힘을 잃었다
그저 그러려니 하며 스쳐가는 순간
긴 그림자 하나 내 안에 누웠다가
신음 같은 침묵을 토해 낸다
어느 햇살 좋은 날에, 그 그림자
말간 얼굴을 숨긴 채 다가오리다
모르는 척 다시, 또 다른 착오처럼
그러면, 나는 다시 묻겠다
이번에는 진짜였던가
아니면, 한번 더 가면을 쓰고
진실을 숨긴, 모르는 척
다시 믿어야 하는 허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