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는 누군가의 목소리다
잊히기 직전의
그 마지막 떨림
축축한 공기가 목울대를 감고
숨조차 추억처럼
느리게 흘러간다
들녘은 아무 말도 없다
밤새 울던 이름들
이슬 되어 떨어지고
풀잎 끝에서 사라진다
어떤 발자국은
다신 돌아오지 않을 사람의 것
그 위를 나는 걷는다
차마 무너지지 못한 얼굴로
햇살은 아직 모른다
여기, 이 고요 속에
울음보다 더 조용한
상실이 머물고 있다는 걸
멀리, 안개 너머
누군가 손을 흔든다
나는 그 손짓이
기억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날 새벽, 천궁에는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어둠을 거슬러
별 하나 새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