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깃의 계절

1. 까치의 울음

by 몽유

창밖으로

핏빛 목청의 까치가 울고 있다

그 소리는 내 안에 검은 깃을 펴

조악한 발톱을 치켜들고

말라붙은 심장을 집요하게 쪼아댄다


나뭇가지 흔들릴 때마다

내 안에선, 허공도 함께 떨리고

바람은 숨소리마저도 삼켜

방향을 잃은 검은 깃의 새

무의미한 날갯짓일 뿐


텅 빈 방 안, 메아리마저 잃고

긴 그림자는 다시 늘어져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

어둠만이 서성이다가

대답을 미룬다


까치의 울음은 멎지 않는다

그놈은 나의 폐허 위를 맴돌며

핏빛 목청을 토하고

이유 모를 슬픔을

또다시 쪼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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